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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벌기

일의 의욕을 되찾으려면

책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는 나와의 워크숍] 후기

by 장주인

우연히 홍대에 있는 서점 “땡스북스“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곳엔 내 시선을 사로잡는 책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터틀넥프레스의 창업기가 담긴 책 [모든 것이 처음인 날들]이었다.


얼마 전 최인아 책방에서 열렸던 북토크를 다녀왔던 덕분이었는데, 당시 북토크 진행자가 터틀넥프레스의 김보희 대표님이셨고, 주인공은 [에디토리얼 씽킹​] 책을 쓰신 최혜진 작가님이셨다. 내가 나름 에디터이기도 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겠지라는 단순한 생각만으로 책도 안 읽어본 채 신청했었는데, 막상 가서 작가님이 말로 하시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새 눈에는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결국 최인아 책방에서 단숨에 책을 구매까지 해버렸다. 약 2시간 만에 팬심으로 가득 차서 굳이 굳이 좋았던 점도 직접 말씀드리고 사인까지 받고 싶어진 나는 망설임 없이 긴 줄 끝에 섰다. 사람의 욕심에 끝이 없는 게, 남들이 작가님과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나도 또 이 소중한 순간을 남기고 싶어 졌고, 마침 앞에 계시는 친절한 독자 분들이 도와주셔서 사인받는 순간은 무려 영상으로까지 기록되었다.


땡스북스 서가. 이 사진을 찍고 난 후 “사진 촬영 금지” 문구가 보였다... 다른 책들에는 약간의 블러를 곁들였으니 용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니, 무튼, 그래서.

그렇게 내 마음을 동하게 한 터틀넥프레스의 책을 굉장히 눈에 잘 띄는 매대에 배치한 것을 보니, 이 서점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지 않겠는가. 그러다가 그 옆 칸 혹은 옆옆 칸에서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여러 책들과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드디어 이번 글에서 말하고 싶은 책 [나와의 워크숍]이었다.


사실 땡스북스에겐 미안하지만, 책을 서점에서 사지는 못했다. 워낙에 구매를 빠르게 결정하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 정가 주고 사는 건 내 사전에 잘 없는 일이라… 마음에만 품어둔 채 서점에서 나와 가던 길을 갔다. 그러고도 계속 이 책을 “지금”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알라딘에 검색해 봤다. (역시 정가는 아니고, 중고매장에서 검색… 알라딘 늘 사랑합니다.) 아쉽게도 집 근처 지점에는 재고가 없었고, 결국 10% 할인율로 나의 구매욕을 채웠다. 양탄자 배송으로 다음 날 바로 받아볼 수 있었다. (툴 키트까지 사버렸지만, 아이패드 유저인 나는 PDF 파일이 더 편해 툴 키트는 필요가 없어졌다.. 필요하신 서울 분 계시면 댓글 주세요. 드릴게요!)


최근 나는 계속 잘해오던 일을 하면서도 약간의 의욕을 잃은 채 주춤하고 있던 시기였다. 밥 먹듯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으려고 매번 이것저것 시도는 했지만 세상이 하는 이야기는 기승전 퍼스널 브랜딩 같은 느낌이었고, 그렇다고 지금 퍼스널 브랜딩을 하기엔 나의 절대적인 일의 경력이 짧아 빈수레를 포장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귀결하는 과정의 무한 반복이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은 5일만 따라오면 나답게 살아갈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고 속삭인 거다. 어떻게 안 하고 배기나. 마침 대통령 선거 덕에 긴 휴일까지 생겨버렸는걸.


덕분에 아지트 삼을 카페도 발견!


장장 3일에 걸쳐 동네에 있는 카페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이 책이 채우라고 한 칸들을 모두 채워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만족이다. 만족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가진 명확한 특성들이 있는데, 그걸 “일에서의 가치”로 다시 보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미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나는 평소에 돈을 아끼는 걸 참 좋아한다. 모든 돈을 아끼는 건 아니고 내 기준에 합당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는 대상에는 기꺼이 소비하지만, 헛돈 쓰는 걸 싫어한다. 나뿐만 아니라 남이 헛돈 쓰는 것도 참 싫어한다. 여기서 파생되는 행동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녀온 식당에 대한 솔직한 리뷰를 남기는 것이다. 물론 네이버 포인트를 줘서 하는 것도 있지만, 맛없는 식당에 누군가 헛돈을 쓰게 되는 상황이 싫고, 주인장의 진심이 느껴지는 식당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에 리뷰를 쓴다.


이 책의 3일 차 워크숍에서는 나다운 방향성을 결정하기 위해 내 일의 키워드를 수집하고, 나의 본질을 정의할 수 있다. 1, 2일 차 워크숍, 그리고 키워드 정의를 통해 알아낸 나의 본질 중 하나는 “헛돈 쓰지 않게 하는 사람”이었다. 이에 대한 근거는 1) 현재 직장에서 오가닉 마케팅을 하며, 페이드 마케팅에 필요한 광고 집행 비용을 대폭 줄인 것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것, 2) 팀장 역할로 채용돼서 갔던 직장에서 연봉만 팀장급으로 받고, 팀원의 일만 하면 되었던 상황이 이해가 안 돼서 빠르게 퇴사를 결정했던 경험, 3) 또 다른 이전 직장에서 투잡 강의를 만드는 일을 했는데, 이때 수강생이 낸 수강료가 절대 아깝지 않도록 강사의 수익 검증을 철저히 하고 수강생에게 약속한 수익을 꼭 만들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드는 데에 매우 집중했던(그리고 매우 뿌듯해한) 일들이 있다.


“과거의 내가 내린 다양한 의사결정들이 하나의 본질로 모아질 수도 있구나!”


너무 신기했다. 매번 각기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나에게도 하나의 지향점이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고 이는 미래에 내릴 의사결정에 대한 힌트로도 느껴졌다.


대답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허허


1, 2일 차, 그리고 4, 5일 차 워크숍 내용에서도 많은 것들을 얻었지만 더 이야기하면 길어지므로 일단 이 정도만 이야기해 본다. 5일 차까지 다 마치면, 앞으로 6개월 간 어떤 식으로 일할지, 그리고 무슨 목표를 향해 달려갈지도 정할 수 있게 된다. 매우 실용적이고,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이 워크숍 과정을 다시 진행해 보면서 내 삶의 방향을 점검해보려 한다. 이 책에 대한 진정성을 어필하기 위해, 5일 차 워크숍 내용은 하단에 일부 공개해 본다. 6개월 간 잘 실천하자는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일부 편집함


내 일에서 정말 잘 해내고 싶은 누군가라면, [나와의 워크숍] 책을 꼭 읽어보기를 & 직접 모든 빈칸을 채워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김해리 작가님, 도서출판 길벗의 브랜드 “리드앤두”.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read and do 했습니다!


책 구매 링크 : http://aladin.kr/p/yq1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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