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을 해제하세요

시 써서 칭찬받기

by 장주인

시 쓰기 수업에서 두 번째 합평을 했다.


두 번째로 쓴 시.

아이스라떼 한 잔 (작가님께서 수업에서 공유할 때 띄어쓰기를 이렇게 바꾸심...)


앞에 두 문단 정도를 제외하고는 칭찬을 받았다!

전에 쓴 시보다 훨씬 낫다고도 해주셨다.

야호


앞에 두 문단은 약간은 감상적이고, 또 첫 두 문장은 약간은 어색하게 느껴지니 다시 써보라고 하셨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을 해보라고.


또, 땀을 “함께” 표현한다고 한 부분은 정확히 그 잔과 어떤 것이 함께 흘리는 건지 지시하는 대상이 정확히 드러나있지 않으니, 조금 더 풀어서 써보는 것도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나도 땀을 흘리고

아이스 라떼도 땀을 흘리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한껏”이라는 단어도 조금 걸린다고 하셨다.


다른 수강생들 시에서도 한두 개씩 조금 튀는 단어들이 있으면 그곳에서 시선이 탁 하고 걸리는 걸 느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쉽게 수긍이 되었고, 눈에 걸리지 않도록 고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라떼를 들고 있는 손도 시원할 텐데 너무 빨대만 한정해서 제한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닌지도 의견을 주셨다.

문장을 너무 압축시키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너무 압축시키려고 한 게 아닌데 읽는 사람은 또 그렇게 느껴졌구나..! 독자가 완성하는 시의 세계..


다행히도 뒷부분에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차가운 즐거움”

이 부분도 코멘트가 있었다.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지면 좋겠는데, 너무 손쉽게 “즐거움”이라고 그냥 표현한 것 같다고. 또, 시원한 것이 즐거우려면 위에서 매우 더워야 할 것 같다고. 사실 쓰면서도 깊은 고민 없이 퉁쳐서 써버린 표현이었어서 조금 찔렸다.


내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는 나에게 아픔을 주는 대상이 차가운 라떼(정확히 말하면 유당불내증이라서... 따뜻하게 먹으면 배 안 아픔)인 걸 알면서도 너무 좋아하니까 나를 속이며 눈 감아주고 놓지 않는, 되려 나 자신에게 그 탓을 찾고 있는 모습이었다. 선생님께서는 뒷부분에서 화자의 태도가 재밌다고 칭찬해 주셨는데, 아무래도 이런 내 의도를 간파하셨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수강생 분들 중에는 이 시의 주제를 일상의 고단함으로 느끼신 분도 있었고, 식사에 대한 화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는 분도 있었다. (화자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왜 내 글들에서는 화자가 진심을 이야기하지 않고 자꾸 거짓말을 하는 걸까? 나중에 탐구해 볼 주제다.) 다 다르게 읽을 수 있다는 게 매번 겪으면서도 신기했다.


이번에 쓴 시는 나도 마음에 들고, 또 내가 진심을 담아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이기도 해서 작가님께서 주신 피드백을 잘 반영해서 다듬어볼 예정이다.


시란 녀석.

압축해서 쓰는 줄로만 알았더니 압축을 모두 풀어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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