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그렇게까지 기쁘고 슬퍼야 할까?
나의 글이 브런치 메인에 올라가고, 오늘 일하는 내내 누군가 내 글을 라이킷했다는 알림이 울렸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메인에 올라가려고 글 쓴 건 아니었는데, 막상 주어지니 다른 무엇보다 기쁜걸?
메인을 타고 와서, 구독까지 해 주시는 독자분들을 보니 입꼬리 내려갈 새가 없다. 한 분 한분이 너무 소중해버려...
이유 없이 쉽게 축 처지는 때가 잦은 만큼 이렇게 쉽게 기분이 고공점프를 하기도 한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평소 나에게 가하던 엄격한 잣대도 조금은 둥글어진다. ‘이런 실수정도는 괜찮아 힛’ 하면서 말이다. 늘 기복 없이 차분한 사람이 추구미지만 속에는 늘 혼자 끓었다 혼자 식곤 하는 양은냄비가 들어있다.
이렇게 일희일비하면 힘들기도 하지만 나름의 좋은 점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
그 말은 참이다. 로또 1등이 되는 것만큼의 큰 행복은 인생에서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쥐콩만한 일에서도 행복을 찾을 줄 알아야 행복함을 지속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일희”가 아닐까. 일희일비를 하면 희의 순간이 늘어난다.
오늘 아침에는 회사 근처 카페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먹고 싶었다. 그런데 도착해서 보니 이미 다 팔려서 살 수가 없었다. 아쉬웠지만 이렇게 된 거 탕비실에 있는 두유나 먹지 뭐, 지갑도 나도 다이어트되겠다! 하며 넘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력이 없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저혈당의 증상이 지속되는 듯하여 점심에 에그타르트를 먹기로 결정했다(!). 평소에는 식단 관리를 위해 단 걸 거의 먹지 않는데 이렇게 합법적으로... 디저트를 먹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신이 났다. 실제로 먹고 나니 당의 기운 덕인지 정말 기분이 좋아지더라. 샌드위치를 못 먹은 속상함에서 출발한 이 여정은 또 하나의 행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일희일비는 모든 일에 진심을 다한다는 뜻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매번 그렇게까지 기쁘고 슬퍼한다는 것은 곧 내가 임하는 모든 일들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나는 믿고 싶다.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은 글을 써서 고객을 데려오는 일이다. 내가 쓴 글은 검색엔진 곳곳에 퍼져서 우리 회사의 영업사원처럼 일을 한다. 검색하다가 내 글을 만나게 되는 누군가가 글로 인해 고민을 해결하게 되면 자연스레 우리 서비스를 신청하게 하는 흐름이다.
새로운 고객의 신청이 생기면 내 메일과 슬랙에는 알림이 온다.
새로운 신청 - ABC 주식회사
몇 천 번째 받는 알림이지만, 울릴 때마다 매번 설레고 짜릿하다. 특히 살짝 일에 집중이 흐려질 때쯤 알림이 탁 뜨면, 또 한 번 감사하고 신기한 마음으로 다시 집중할 수 있다. 그 글을 보신 분들은 글 뒤의 누군가가 이렇게나 짜릿해하는 걸 알까. 가끔은 내가 봐도 내 반응이 웃기다. 무슨 썸남한테 오는 메시지 받듯 두근거려하는 모습이... 이 맛에 계속 일을 한다.
오늘의 글은 마감이 어렵지 않았다. 새롭게 장주인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신 분들께 얼른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글을 완성해 올리고 싶었다.
불타는 금요일에 자판에 불나도록 글을 썼다 이 글에 도착하신 분들에게 나의 말과 글이 하나의 희가 되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