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면류학說]来夢来人의 닭 라멘

꿈도 사람도 닭도 오고. 간다.

by Joo Jun

철 지난 오사카 면식의 이야기.

사실 이 라면은 도착한 첫날 먹은 것입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오사카시 인근 친구 집까지 갔을 때는 이미 저녁 6시.
짐을 풀고 슬슬 찾아 나선 근처 상점가의 중화풍 라면집.

중국집은 어딜 가나 기름때가 쩔어 있는 것인가. (절어x 쩔어 o)
간판 현관 테이블....가게 전체가 무언가로 쩔어있는 중화 라면집 바에 친구와 나란히 앉았습니다. 친구 말에 따르면 닭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독특한 중화 라멘집이라고 하더군요.
(친구도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앞에서만 몇 번 얼씬얼씬했다고 합니다.)
교자와 시소 교자를 하나씩 시키고
(아, 시소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변두리 일식집에서 시소 대신 깻잎 깔아주면 화가 납니다. 깔지 마요. 이럴 거면 깔지 말란 말이야요...)
아무튼
친구는 쯔께멘. 저는 야키토리라멘, 그리고 나마비루를 한 잔씩 시켰습니다.

잠시 후 나온 제 라멘을 보고 저는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런 야키..토리였던가...

주점에서 먹는 일식 닭꼬치가 몇 개 올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것만
닭 몸통 반절이 껍질째로
아부리아부리~화그르르 아부리되어서는
덩. 하니 올라와 있었습니다. 맑은 닭육수 위로 진득한 닭기름도 방울 방울.

닭을...굽긴 구...구웠네...그...러네.

면을 한 입, 국물을 한 스푼 입에 넣자 진한 닭육수의 풍미가 몸 안으로 사르르...
습하고 냉한 오사카 날씨에 쩔어 있던(절어x 쩔어 o 2) 저를 따끈하게 구워진 닭이 위로해 주었습니다.
국물이 진하고 다소 짜서 꿀꺽 꿀꺽 마시기는 어려웠지만 쫄깃한 면을 후루룩, 두툼한 닭가슴살을 우걱우걱 삼키자 몸이 후끈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그날 저녁 찐뜩한 한 그릇의 면을 잘 먹고 뜨끈한 몸으로 친구 집에 돌아왔습니다.

2015.03.20


닭라멘.jpg 계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들어 계실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