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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Jun Aug 08. 2017

카카오뱅크의 레이블(3)

공지 팝업 함부로 쓰지마라.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Notice

0.

사마천의 사기 권 61. 백이열전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백이와 숙제가 비록, 어진 사람들이긴 했지만 공자가 있어서 그 이름이 더욱 드러났다. 안연이 공부에 독실하긴 했지만 천리마 꼬리에 붙음으로써 그 행동이 더욱 뚜렷해졌다.
 (伯夷、叔斉雖賢, 得夫子而名益彰. 顔淵雖篤學, 附驥尾而行益顕.)


무리 대단한 사람도 유명한 사람의 덕을 보아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질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날그날 디자인에서 [UX Label] 카카오뱅크의 레이블(1)공유해주셔서 구독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저는 백이, 숙제, 안연은커녕 그냥 날탱이지만 공자나 천리마같은 카카오뱅크의 명성, 그날그날디자인님의 꼬리에 붙어 천리를 가게되었습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0.

여러분. 저는 동아시아 면류학자이면서 유우엑스 라이팅을 하는 유우엑스 디자이너입니다.

UX Label 관련 글만 보고 싶으시다면 UX Label 매거진을 구독해 주세요. 제 브런치를 통으로 구독하시면 서울 시내 콩국수 맛집 도장 깨기, 비빔국수 대작전 같은 걸 같이 보시게 될 겁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의 피드를 콩국수로 유린하고 싶다.. 으응...?)

아무튼 이 시리즈는 생각날 때마다 쓰려고 합니다. 정말 누구를 까려는 목적이 아닌건 아시죠?

그냥 잘된 사례가 필요한거에요. 알죠? 막 모범생이 한 개 틀린거 가지고 오답 해설하는 기분.

그래서 오늘도 하루 한 깜.


Bad 

공지 팝업은 돌팔매처럼


나중에 다시 쓸 일이 있겠지만 팝업 한 장에는 하나의 내용만 담는 게 좋다. 특히 공지사항 팝업은 더욱 세심하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자칫하면 토로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안해요. 나도 이렇게 잘 될 줄 몰랐어요.


이 팝업은 다소간의 문제를 갖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요소별로 쪼개서 보자.


타이틀

안내 말씀드립니다


휴대폰 화면 내의 공간이라는 것이 전파만큼 소중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정보량 없는 레이블은 안 쓰는 게 좋다.

명당중에 上 명당이라고 하는 타이틀 영역에 쭉쩡이 정보를 넣는 건 정말이지 공간 낭비.

전파 낭비는 싫어하면서 왜 공간 낭비는 용인하십니꽈아아아아아아아(안철수님 톤)

가능하면 타이틀 자리에는 공지의 핵심 키워드를 써야 한다. 사용자 증가에 따른 서비스 개선 안내라든지... 

암튼 안내 말씀드립니다 보다는 영양가 있는 것으로 바꾸면 참 좋겠다.


(아님 차라리 없애시오.

이렇게 된 이상 바로 본문으로 간다....)


본문

카카오뱅크에 대한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용량 증가로 인해 일부 서비스 이용에 대해 안내해 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공지사항을 꼭 확인해 주세요.

공지사항 보기


이 작은 팝업에 벌써 몇 가지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인가.


생유베리 감사.
서비스 폭주했어. 내가 좀 해.
이 상황에서 너에게 할 말이 있어.
아래 링크 눌러봐. 확인 안하면 큰일 나.


첫 페이지에 공지를 띄웠을 경우에는 할 말만 하고 빨리 빠져야 한다. 보지도 않고 닫으려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뭐라도 하나 가이드하려면 용건만 간단히 해야 하는 것이다. (빨리 말하고 꺼져)

그렇다면 이 팝업에선 뭘 지워야 할까. 당연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지우고 할 말 하나만 남겨야지.

 

(터질 것 같은) 이 상황에서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버튼

다시 보지 않기/ 확인

딱 까놓고 말해서 이 팝업은 태생 자체가 불순하다. 다른 화면으로 연결시켜주기 위한... 뭐랄까 브로커 팝업...?

도대체 이 팝업은 왜 나오게 된 걸까. 추측컨대 아마도


급해서, 진짜 급해서

공지 내용을 반드시 보게 만들어야 해서

근데 공지 내용을 통으로 화면에 내보낼 수 없으니까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걸 띄워야 할 때가 온다. 막 이해되려고 함. 흑.

그럼 이 팝업의 버튼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


아무래도 내 생각엔 닫기/ 공지사항 보기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단, 닫기를 누르면 다시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링크를 눌러서 상세 화면으로 보내는게 이 팝업의 목적이라면 화끈하게 버튼으로 연결을 유도해야 한다.

우리가 이 팝업을 올리기 위해 희생한 것이 무엇입니꽈아아아아아!(야 고만해)

이 깔짝대는 팝업을 띄우기로 결정했다면 우리 꼭 공지사항 보게 만들어요. 네?네?네?


참고로 다시 보기 않기/ 공지사항 보기으로 제안하지 않는 이유는 양쪽 레이블이 너무 길고 장황해져서 weight가 없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weight는 버튼 위치에 따라 다르다.


좌우 2 버튼일 경우: 왼쪽(부정적 액션)< 오른쪽(긍정적 액션)
상하 3 버튼일 경우: 맨 아래 <중간 <맨 위


오른쪽 버튼 확인 중의적으로 읽힐 수 있으므로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 한글로는 확인이지만 이게 OK인가 Confirm인가 Check인가. 기능은 Close인데. 사실상 링크를 터치하지 않은 사용자는 이것을 '확인(Check)'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서술성 명사를 command 버튼 레이블로 사용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Point


공지 팝업 함부로 쓰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제대로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었느냐.


Exercise


얼마나 사람들이 팩스로 신청서를 보냈으면...이런 팝업을...


마지막으로 연습삼아 카카오뱅크의 또 다른 공지 팝업을 고쳐 봅시다. (야...)

오늘은 여기까지만.








<내식대로 수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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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신청자는 일부이므로 1버튼으로 수정해 보았다. 반드시 2버튼으로 하고 싶다면, 즉 대출 신청자고 나발이고 모두에게 다 보여주겠어! 싶다면 닫기/ 자세히 보기를 쓰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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