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던히 걷던 그대

by 주명



앞을 알지도 못하면서
발걸음을 새길만한 든든한 바닥도 없으면서
무던히 걷던 그대를 기억한다

시간의 숫자는 살이 쪄도
손안에 남은 것은 바스러져
낮과 밤에 울던 그대를 기억한다

사랑해서 아프고 미워해서 괴로워
흐르는 시간에 혼자 멈춰 서
갇혀 있던 그대를 기억한다

시간은 그대와 언제나 함께였지만
수치와 슬픔과 실수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러니 시간 속에서
그대가 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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