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나지만, 그래도 어떤 부분은 또 드러내지 않는다. 숨기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도 하니까.
예전에 ‘어릴 땐 많은 걸 드러내는 게 멋져 보였고, 지금은 조금은 숨겨야 멋져 보인다. 드러내고, 숨겨야 하는 경계의 지점을 모르겠다’는 내 글에 동생은 ‘숨길수록 멋져. 그러나 사람들은 숨긴 걸 알아주지 않지. 적당히 드러내면서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엣.지.포.인.트.’라는 답글을 남겼다.
이상순이 의자를 만드는데 남들은 보지도 못하는 의자 밑까지 사포질을 하니 이효리가 ‘여긴 안 보이잖아 왜 그리 정성스레 다듬어’하고 물었다.
이상순은 “내가 알잖아”라고 대답했단다.
나만 아는, 내가 나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사람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다. 내 시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정과 수군거림은 나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내가 나에게 고개 끄덕이거나 부끄러워야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시간을 숨긴다 하고 싶진 않다.
비밀의 시간이라 여기고 싶지도 않다.
나를 만들어가는 보물의 시간이라 말하면 괜찮을까.
남들은 절대 보지 못하지만,
나만은 완벽히 아는 나의 시간을
내게 부끄럽지 않도록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속마음조차 말하지 않아야 멋질텐데.
이게 나인 것을 우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