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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버린 사람들

by 주명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은커녕 시도조차 하지 않는 어른이 많다. 어른이라는 타이틀만 쥐고 있을 뿐 별 시덥잖은 사람들. 어른이 되기 위해 살아오지 않고, 그냥 살았으니까 어른이 된 사람들. 그래놓고 어른인 척하는 사람들.


가식과 가짜를 추구해선 안되지만 사람은 어디서든 얇은 가면은 쓰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사람은 세 부류로 나뉠지도 모른다. 내면의 나와 맞지 않다는 걸 알고 가면을 벗어버리는 사람과 내심 뜨끔해서 스스로를 고쳐내는 사람, 그리고 가장 소중한 이들에게는 가면을 벗고 함부로 하면서 지나가는 다른 사람 앞에서만 가면을 쓰는 사람. 마지막 사람은 결국 모두가 알진 몰라도 누군가는 알게 된다는 게 문제가 되겠지. 세상에 영원히 봉인되는 비밀은 없으니까.


나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 말할 수 없지만, 나는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욕심이 있었다. 타인에게 나를 맞추겠다는 게 아니라, 응당 사람이니까 해야 하는 기본은 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람은 타인의 말을 듣긴 하지만 스스로 변화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변하지 않는다. 결국, 나를 바꾸는 사람은, 나를 만들어 가는 사람은 오직 나.


나를 버려두는 사람들이 많다. 마음대로 나뒹굴도록 방치한다. 그게 자유고 가치관이며 나라는 ‘핑계’를 댄다. 감출수록 크게 보이는 구멍은 어쩌나. 누구나 단점은 있다. 부족한 점도 있다. 상처가 많아서 구멍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구멍은 스스로 메꿀 수 있다는 걸 모른다. 힘들어서 그렇지. 내가 힘드니까 힘들이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망치는 것도 본인이다. 누굴 탓할 수 없다. 좋은 사람은 힘을 들여서라도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길 택했고, 나쁜 사람은 힘들이지 않고 본인을 버린 거니까.


계속 쉽게만 살면 절대 어른은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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