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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l & Good

by 주명


뭔가 쓰고 싶은 요즘인데 너무 현실을 깊게 들여다봐서 나만의 세계에서 잠시 벗어났다. 내 삶을 사는 게 아닌 듯 한데, 누구보다 더 살고 있는 기분마저 든다. 생각을 깊게 하지 못하고 현실을 들여다보는 것도 바쁘다 보니 키보드를 두드리는 안락함을 누리지 못한다.


나라는 세계를 벗어나 진짜 세계를 경험하니 나의 세계는 결코 나만이 휘감을 수 있는 게 아니었음을, 내가 지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고 탄식한다.


경고받아야 할 망종들로 가득 찬 열차가 경고음을 내며 극으로 내달린다. 자유의 오작동으로 결국 선(rail)을 벗어날 것임이 틀림없다.

내가 믿고 있는 선(good), 그러나 그 선을 따라가보다 보면 결국 나의 ‘의’가 묻을 수밖에 없어서 온전하지 않다.


선을 벗어나는 것과 선을 온전히 행하지 못하는 게

뭐가 다를까 싶다. 순수는 어디에도 없다.


인간이 이토록 어렵고 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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