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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밖을 나가게 한다

by 주명


아무 일 없이도

노래 한 곡과 시 한 편에

맺어지는 물방울


깊어져 볼 수 없었던

마음의 바닥에 닿아서

내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고요한 상처의 흔적들을

두드려 깨워

기어코 밖을 나가게 한다


전부 나가버리면

메마를 지도 모르니

책을 덮고

하늘에 내가 보이게

천장을 향해 눕는다


고작 울컥인다고

울어버리면


울어버려야할 때

울 수 없을 시련으로

아득해질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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