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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인생 피하는 법

by 주명


인간은 가만히만 있어도 결국은 흐트러짐을 향해 나가는 게 숙명일지도 모른다. 질서 없는 쾌락은 인간의 실수에 기인한 타락이 아닐 거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간이다. 인간 본성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 우린 날마다 나를 마주하지 않나.


엔트로피 인생.

선한 것을 받아들이기 보다 악한 것에 서서히 자신을 적셔간다. 그 악이라는 게 흉악범죄, 극도의 인간성 파탄까지 가지도 않는다.


미워하지 않기로 다짐했다가 조금만 흐트러지면 다시 미워한다. 그런 맘이 일 때 내 안의 선한 것 하나 없고 말라비틀어졌지만 그나마 괜찮게 써보실 수 있는, 내 마음을 보시는 분을 떠올린다.


내게 소망을, 우리에게 소망을 두시는 분을 떠올리면 미움이 조금 잠재워지더라. 그분은 왜 늘 부족한 우리에게 소망을 두시는지.


사랑이 그렇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다시 나아질 수 있다. 이 악물듯 하는 노력보다 그분의 사랑이 있으면 우린 선함을 닮아갈 수 있다. 네겐트로피 인생은 그분 안에서 완성된다.


사랑은 대체 무엇으로 이뤄져 있길래 모든 것을 이기나.


그냥, 과학책 읽다가 떠오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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