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15주차 – 상사를 기록하고 네 몸에 새기라, 습관이 될 때까지
"회사에서 본받고 싶은 분이 보이더니? 혹은 저러면 안 되겠다고 생각되는 분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응, 대부분 젠틀해. 가끔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긴 하지."
"그래? 그런 행동을 보면 너는 어떤 생각이 드니?"
"왜 저렇게 할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는 않아."
딸 아이의 성격상 그런 것을 이슈 삼거나 마음에 담아두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직접 관계가 없다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는 남에 대해 부정적인 것을 지적하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잘 안 보일지도 몰라. 그런데 앞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상사의 행동을 더 자주 보게 될지도 몰라.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볼 때가 온 것 같아. 나의 경험을 얘기해 줄게. 핵심만 기억해도 큰 도움이 될 거야."
첫째, 상사의 행동을 기록하라.
단순히 '나중에 나는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기억은 언제나 왜곡될 가능성이 있거든. 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상사의 실수를 기록해두는 게 중요해.
‘흐릿한 잉크가 진한 기억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잖아. 이 기록은 상사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 이런 상황에서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라는 교훈을 남기기 위해서야.
둘째, 그 기록을 너의 습관으로 만들어라.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그 기록이 네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지려면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습관으로 만들어야 해. 습관의 힘은 매우 크고,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생산성은 엄청나단다. 예를 들어, 21일 동안 반복하면 작은 습관은 자리를 잡을 수 있고, 큰 습관은 66일 정도 걸리기도 해.
내가 고등학교 때 유도 수업에서 배운 게 있어. 학교의 공식 운동 종목이 유도였거든. 그런데 한 학기 동안 유도 선생님은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고 '낙법'만 가르쳤지. 우리들은 도대체 언제 기술을 배우나 기다렸어.
그런데 어느 날, 친구 한 명이 자전거를 타다가 길을 잘못 들어 가파른 언덕에서 길 옆 바닥으로 떨어졌어. 그 친구가 나중에 말하더구나. "아래로 떨어지는데 나도 모르게 유도 수업에서 배운 낙법을 써서 머리가 다치지 않았어."라고. 그때 배운 것이 그의 몸에 배어 있었던 거지. 이 일은 나에게 큰 교훈이 되었어. 물론 그렇다고 유도 기술을 배우지 못한 아쉬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오래전에 내가 아는 임원이 “요즘 직원들이 인사를 잘 안해요.”라고 한 적이 있었어. 그래서 내가 물었지. “먼저 인사하시면 되지 않나요?” 그 분은 내 질문을 의아하게 받아들이더구나. 인사는 아랫사람이 먼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야. 그때부터 나는 누구든 마주치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실천하게 되었단다.
너도 알겠지만, 부모에게서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시집살이를 심하게 겪은 사람들이 며느리에게 똑같이 대하는 걸 들어봤을 거야. 이런 부정적인 패턴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해.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넘기면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져서, 다른 일도 더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오늘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반면교사’야.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행동에서 배우는 거지. 그저 기억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기록하고, 그 기록을 습관으로 만들어 너의 몸으로, 마음으로 더 나아가 인격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해. 세상을 배움의 자세로 바라보면 더 많은 좋은 것들이 보일 거야. 오늘도 그런 배움의 자세로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적용질문
1. 내가 주변에서 모델로 삼고 있는 분이 있다면 누구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나?
2. 당신이 겪었던 최악의 상사나 사건을 올려보라. 그것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었고 반면교사를 삼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