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나쁜 이직은 없다. 이직을 나쁘게 만들 뿐이다)
오랜 CHRO 경험을 통해 수많은 이직 상황을 겪으며 깨달은 것은 이직이 단순한 개인의 변화가 아니라 조직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와 같은 리더 교체는 범위와 크기가 다를 뿐, 이직과 비슷한 특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전 세계의 정책 시뮬레이션을 촉발했다. 한국에서도 대통령이 바뀌면 주요 보직 약 3천 개가 변동될 수 있다. 경제적, 비경제적 영향을 포함한 대대적인 변화를 수반한다.**)
비용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이직 비용은 연봉의 0.5~2배로 평가된다 (출처: "강점으로 이끌어라", 짐 클리프튼, 짐 하터, 2020, 김영사). 이런 비용에는 채용, 교육, 퇴직 비용 등 직접 비용과 생산성 손실, 지식 손실과 직원 사기 저하 등의 간접비용이 있다.
업무 공백과 후임자의 숙련도를 감안하면 그 차이가 더 벌어진다. 여기에 조직 평판 리스크까지 포함하면 이직 비용은 다음과 같이 확장된다고 볼 수 있다:
**이직 비용 = 연봉 X (0.5~2) X α**
여기서 α는 이직이 조직 내외부에 미치는 연쇄효과로, 가늠하기 어려운 요소다. 어떤 경우에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산성에 마이너스 영향을 주던 인력이 나가면 긍정적 효과도 있다. 이와 더불어 남은 직원과 앞으로 입사할 직원들에게 미치는 효과도 있다.
그런데, 이직은 좋은 이직과 나쁜 이직으로 나눌 수 있다. 좋은 이직은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긍정적이다. 성공적인 경력 전환이나 창업은 장기적으로는 기업에도 이득이 된다. 이 경우, 기업은 그 직원을 붙잡으려 하지만, 불가능할 때는 박수로 떠나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남은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조직의 성숙함을 보여준다.
떠나는 직원이 미래의 파트너나 고객이 되거나, 더 성장해서 '연어'처럼 다시 돌아와 기업에 큰 가치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가 이직한 곳에서 아주 잘한다면 회사의 평판이 상승한다.
반면, 나쁜 이직이란 본질적으로 없다. 성과를 내던 인재가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저성과자의 이직도 마찬가지로 기업에는 긍정적이다.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성과자 본인에게도 더 적합한 곳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직 과정에서 떠나는 직원을 어떻게 대하느냐이다. 이 과정에서 예의를 갖추고 공정하게 대우해야 조직 내 신뢰를 유지하고 남은 직원들의 사기와 조직의 평판을 지킬 수 있다. 물론 저성과자 본인도 떠날때는 깨끗하게 떠나는 것이 오히려 장래를 위해 좋다. 떠날 때의 모습도 자신의 평판으로 기록된다.
나는 한 회사에서 저평가된 인재가 이직 후 리더로 성공한 사례를 다수 보아왔다. 전 직장의 구조적 문제나 직속상사의 리더십 이슈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쁜 이직은 없다. 이직을 나쁘게 만드는 방식만 있을 뿐이다. 이직이 불가피한 현실인 만큼, 이를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이 조직의 생산성과 성숙함, 그리고 채용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적용 질문>
1. 당신의 조직에서는 이직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2. 이직 과정에서 직원의 사기와 조직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3. 당신이 이직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를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