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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2시간전

논리가 아니라 마음을 따라야 할 때

(부제: 봉사나 헌신은 결과적으로 자기를 위한 것이 된다)

2주 전, 내가 이사로 활동 중인 비영리 단체의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이 단체는 주로 국내외 외국인들을 돕는 일을 한다. 대표는 조심스럽게 요청했다.


“이번에 이사님께서 강의를 해주시면 좋겠어요. 강의는 12월 24일과 25일에 경기도 포천에서 진행됩니다. 대상은 한국에 온 유학생 15명이에요.”


본부에서 의논한 결과, 내가 적임자라는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그러나 일정을 생각하면 부담스러웠고, 대상자들도 잘 몰랐기에 정중히 거절했다. 약간 난처해하는 대표의 표정이 떠올랐지만, 내심 ‘더 적합한 분이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전화를 끊었다.


그날 저녁, 어느 집회에 참석했다. 강사가 전한 메시지는 외국인을 섬기는 내용이었다. 그 이야기가 마음 속에 와닿았다. 한참 동안 생각했다. '나도 더 못사는 나라에 가서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까지 생각한 적이 있는데, 정작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젊은이들에게는 왜 이리 소극적일까?

결국 밤 10시가 넘어서 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제가 하겠습니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잠이 들었는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꿈속에서 계속 기쁨을 누리는 장면을 보았다. 아마도 마음속의 부담이 해소된 덕분이었던 것 같다.


결단이 가져온 예기치 못한 선물

나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하나 있었다. 12월부터 한 단체의 회장을 맡게 되었는데, 솔직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이 모임의 성공 사례도 없었고, 내가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던 중 새벽 4시가 되자 갑자기 눈이 떠졌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내가 그동안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문제가 머릿속에서 술술 풀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 카톡 메모에 줄거리를 적어두고, 아침에 노트북에 옮기면서 완성했다. 몇 달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단 몇 시간 만에 정리할 수 있었고, 머릿속의 구슬이 꿰어진 듯 하나로 연결되었다.


돌아보면, 이런 경험은 몇 년에 한 번씩 찾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때는 항상 내 고민이나 이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단체를 돕겠다는 마음이 생길 때라는 점이다.


이번에도 강의를 수락하면서 내가 가진 부담감을 내려놓고 나섰을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또 다른 문제들까지 해결되었다. 이런 일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찾아온다. 마치 덤으로 주어진 선물 같다.


한 알의 밀이 썩으면…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이 구절을 이번 일에 대입해보았다. 내가 어떤 일에 나설 때, 그 일이 단순히 내 시간을 쓰는 부담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예상하지 못한 30배, 60배, 100배의 결실로 돌아오곤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내게 도움을 요청해와서 만났을 때, 그 순간에는 내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더 많은 것을 얻는 경우가 참 많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어제는 이번 모임에 올 외국인들에게 고급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표에게 그들의 사진과 이름을 받았다. 한 명 한 명의 얼굴과 이름을 보며 준비를 하기로 했다. 낯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그들의 이야기를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번 크리스마스, 포천에서 만날 15명의 외국인들을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내가 준비한 강의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또 그 만남이 나에게도 새로운 의미를 남기길 바라며.


적용질문    

1, 이해관계를 넘어서 의사결정했다가 예상치 않은 보상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떠올려보라. 그것을 통해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2. 내가 하기로 했다가 하지 못한 것, 혹은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지나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올해가 가기 전에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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