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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사람과 정체되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

부제: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수업과 성장하는 사람들의 2가지 습관

by 전준수

"10년 전에 할 말 다 하고 동어 반복하는 사람은 유언조차 할 수 없는 사람, 죽음 전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다."

이어령 교수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성장이 없는 사람을 표현하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비유를 본 적이 없다.
요즘 흔히 말하는 ‘라떼 증후군’이 바로 이것이다.


최근, 어느 비영리 재단에서 팀장들을 위한 멘토링 강의를 준비하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성장하는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고, 가르치면서 배우고 있었다. 이번 강의에 참여할 팀장들도 이 두 가지 습관을 익히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글쓰기와 가르치기가 강력한 성장 도구가 되는 것일까?


(1) 글쓰기 – 내가 무엇을 아는지 정리하는 과정

"글은 사람을 정확하게 한다." 데카르트의 말이다.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 글을 쓰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의 한계에 직면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 전에 배웠던 것을 끌어내고 자료를 참고하며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한 번쯤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강의 요청을 받아 자료를 정리한 후, 다시 들여다보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리된 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을.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성장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특히 지금처럼 1인 기업, 프리랜서, 긱 워커가 늘어나는 시대에는 글쓰기가 더욱 중요한 무기가 된다. 나의 경험과 지식을 구조화하여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힘. 이것이 바로 성장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리고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인출 연습(Retrieval Practice)’의 대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미국 UCLA의 심리학자 로버트 비요크(Robert Bjork) 교수는"기억은 반복적으로 인출될 때 더 강력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우리는 단순히 듣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배운 내용을 스스로 머릿속에서 꺼내어 정리하고, 다시 글로 쓰는 과정을 반복하면, 기억이 더욱 깊이 자리 잡고 실제 활용 능력이 극대화된다.


즉, 글을 쓰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배운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정착시키고 있는 것이다.


(2) 가르치기 –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발견하는 과정

"사람은 가르칠 때 가장 많이 배운다."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내가 먼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알지 못하는 것을 가르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르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빈틈과 허점이 드러난다.


이랜드에서 함께 일했던 한 직원이 떠오른다. 그는 말 그대로 천재였다.
수능 수학 문제를 5회 반복해서 풀었다고 했다. 그가 문제를 5번씩 푼다고 했을 때, 나는 솔직히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공부했나요?"

그의 답은 간단했다.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이 문제를 가르쳐 달라고 찾아왔어요.그러다 보니 같은 문제를 여러 번 설명하고, 설명할수록 제 머릿속에서 정리됐죠." 그는 원래 수학을 잘했지만, 가르치는 과정에서 더욱 실력이 단단해졌다. 어떤 개념을 모호하게 알고 있었다면,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스스로 점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가르치는 것이 최고의 공부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그는 이해가 안된다.)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능력)를 키우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또한 강력한 "인출 연습"이다. 우리는 배운 내용을 반복적으로 설명할 때, 두뇌가 더욱 강하게 기억을 강화하고, 결국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


(3) 글쓰기와 가르치기의 시너지를 경험하라

이 두 가지를 함께 실천하면 더 강력한 성장이 가능하다.

"나는 아직 가르칠 기회가 없다" 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자기 자신에게 가르쳐보라.

배운 내용을 정리하여 자신에게 설명하는 영상을 녹화하고 다시 시청해보라. 부족한 부분을 찾아 다시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하라.


나는 중요한 강연을 준비할 때 항상 두세 번 녹화하고 스스로 검토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어느 정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다시 이어령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당신은 10년 후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계속 성장하는 사람인가?”


적용 질문

1. 나는 언제, 어떻게 가장 잘 배우는 사람인가?

2. 올해 들어 내가 글쓰기와 가르치기를 통해 성장한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

3. 1분기 내에 내가 새롭게 글쓰기를 통해 정리하고, 가르칠 제목 한 가지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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