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일과 미래 준비 사이의 갈등에서, 무엇을 지켜야 할까?
“저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스타일인데, 이것이 좋은 방식인가요?”
석 달 전, 한 직장인 멘토링 시간에 이 질문을 받았다.
표면적으로는 드러커가 경계한 ‘성과 없는 사람의 특징’ 같았지만, 나는 다시 물었다.
“진짜 고민이 뭔가요?”
그는 작은 스타트업의 고용된 경영자였다. 동시에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독립을 할지, 이직을 할지 확신은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 준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 준비 과정이 현 직장에 대한 몰입을 해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는 점이었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나는 세 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1) 현재 일에 완전 몰입해야 한다
장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성공한 창업가 대부분이 ‘피봇팅’을 통해 기회를 찾았다는 말도 있다. 변수는 열어둬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일에서는 몰입이 기본이다.
고용된 상태에서 프로로 일한다면, 주어진 시간과 계약 안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기본이다.
어떤 직장인에게 회사가 자신이 내는 결과에 비해 보상이 적어서 적당히 일한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과에 비해 보상이 부족하다고 대충하는 것은 기업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손해다. 보상이 작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럴 경우, 지금 직장에서의 보상은 작을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더 나은 조건으로의 이직이 가능해지고, 충분히 설명력 있는 이직 사유가 되기도 한다. 더 크게는 독립적으로 일할 기회까지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적당히 일하는 것은 프로로서의 가장 큰 패착이다. 프로는 맡겨진 일을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다. 그것이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태도요, 프로의식이다.
(2) 정직을 유지해야 한다
퇴근 후 장래를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N잡도 가능하고,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직장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해 유사한 창업을 한다면, 그것은 다른 문제다.
그건 '정직'의 경계선을 넘을 수도 있다.
이건 누가 알려줄 일이 아니다. 본인이 제일 잘 안다. 마음이 찜찜하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일에 몰입하지 못하거나, 다른 생각이 가득한 상태는 반드시 드러나게 돼 있다.
무의식 중에 말투, 표정, 태도, 결과물에 그대로 묻어난다.
사람은 결국, 마음속에 가득한 것이 입과 태도로 나오게 되어 있는 존재다.
(3)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방법은 있다. 단,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린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다른 일을 맡아도 잘한다.
다만, 그들이 모든 일을 동시에 하는 건 아니다. 한 번에 하나씩 집중하고, 시스템을 만들어 일이 굴러가게 만든다.
오래전 전 중국의 여러 의류 생산 공장을 다닌 적이 있다. 그중 한 공장은 유난히 조용했다. 알고 보니 수십 년간 일본 기업이 철저히 관리해온 곳이었다. 생산 라인은 깔끔했고, 시스템은 이미 자리 잡혀 있었다.
잘 돌아가는 조직은 요란하지 않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은 조용히, 깊게 일한다.
** 마무리하며
지금 일에 몰입하면서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식은, 지금의 경험과 지식을 나만의 무기로 바꾸는 것이다. 프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길이 보이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단 두 가지. 몰입과 정직.
이 둘을 지키는 사람은, 지금도 빛나고 있고, 미래에도 빛날 것이다.
적용 질문
1. 나는 지금의 일에 몰입하고 있는가, 아니면 에너지가 분산되고 있는가?
2.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내 양심과 정직함을 유지하고 있는가?
3. 지금 나의 경험이 어떤 방식으로 내 무기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