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전자공학 전공자가 HR에 지원하려는 이유와 제3의 대안
“대표님, HR에 지원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HR 자격증 같은 거 따는 게 도움이 될까요?”
전자공학을 전공한 S.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전자공학 대회에 참가하면서 이 길에 들어섰다. 고등학교에선 특화반, 대학에서도 이 진로를 당연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지금, 그는 자신이 이 분야에서 특별한 실력도, 흥미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겐 또 다른 경험이 있었다.
대학 시절, 꽤 규모 있는 단체에서 총무 역할을 맡으며 사람을 다루는 일에 몰입했고, 리더십과 대인관계 역량도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그는 그때부터 막연히 생각했다.
‘사람을 다루는 일이 더 나한테 맞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전공을 살린 기술직과 HR·총무 분야를 동시에 준비하기로 했고, 이른 아침 카페에서 나와 마주앉았다.
(1) 전공을 홀대하지 마라
전공은 전공의 역할이 있다
그는 말했다.
“전공 수업에 재미도 없고, 잘하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실력도 부족한 것 같아요.”
나는 답했다.
“기초가 없으면 흥미도 생기지 않아요. 운동에서 폼이 중요하듯, 공부도 기본기 없이 깊어지기 어렵거든요.”
이런 경우는 흔하다.
나 역시 1,2학년 시절 학업에 소홀했고, 제대 후 따라잡기 위해 애썼다. 가능성을 확인해보려 대학원에 갔지만, 한 학기 만에 확신했다. ‘나는 학문으로 성과를 낼 사람은 아니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전공이 무의미하진 않다. 배운 건 결국 연결된다. 전공을 무시하는 태도는 지혜롭지 못하다. 실패했더라도, 그것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훈련한 중요한 기록이다.
(2) 자신의 강점을 알라
강점은 진입의 방향을 제시한다
S는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했다.
조직을 정비하고, 문제를 아이디어로 해결하며, 리더 역할도 자연스럽게 해냈다. 내가 직접 지켜본 모습이고, 주변의 평가도 같았다.
이런 사람이 HR이나 총무를 희망하는 건 자연스럽다.
하지만 나는 물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문은 어디일까요?”
이건 사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시장 규모가 큰 곳부터 진입해야 유리하다.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규모가 크면 작은 점유율로도 생존이 가능하다.
HR이나 총무는 채용 규모 자체가 작다. 비전공자라면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진다. 가능성의 크기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3) 전공 × 강점을 살리는 길을 찾아라
두 요소를 연결하는 제3의 전략
그래서 나는 제안했다. “전자공학 기반 산업의 B2B나 B2C 영업, 그게 정답일 수 있어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그의 강점은 리더십과 네트워킹이다.
영업은 사람과의 관계, 설득, 신뢰 형성 등 사람 중심의 일이다. 성과 중심이고, 실력 있는 사람에게는 빠르게 기회가 온다.
둘째, 전공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더라도 기술 기반 제품과 기술 인력을 이해하는 감각과 언어는 경쟁력이다. 제품과 고객, 현장을 아는 사람은 영업 현장에서 강하다.
셋째, 진입 가능성의 차이다.
HR은 200명 조직에 1~2명이다. 영업은 40~50명이다. 영업에서 HR로의 이동은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쉽지 않다.
** 마무리하며
S와 같은 고민을 가진 청년이 많다.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세 가지 메시지.
1. 전공을 무시하지 마라.
재미없더라도, 그것은 당신이 훈련한 가장 구체적인 영역이다.
2. 강점을 직시하라.
강점은 선택의 기준이 아니라, 전략의 출발점이다.
3. 기회가 많은 곳에 문을 두드려라.
경쟁을 피하는 게 아니라, 진입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회는 두드리는 자에게만 열린다는 것.
희망 기업의 선배에게 연락하고, 관련 기사 하나를 메모하고, 그 이름을 검색하고, 팔로우하고, 링크드인에서 연결을 시도해보라. 직장 연결의 80%는 ‘잘 아는 사이’가 아니라, 약한 연결(weak tie)에서 온다.
그러니 깨어 있어야 하고, 움직여야 한다.
전공에 확신이 없는 청년, HR을 희망했지만
오히려 전공×강점을 연결하는 영업 직무로 방향을 잡았다.
그와 나눈 멘토링은, 진입 전략이란 무엇인지 다시 묻는 시간이 되었다.
조금 전, S에게 문자가 왔다.
“대표님, 오늘 너무 귀한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준비해야 할 방향이 명확해졌어요. 최선을 다해 준비해보겠습니다!!”
그의 앞길이 열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를 응원하며, 또 다른 누군가의 내일을 생각한다.
적용 질문
1.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2. 지금 나의 강점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떤 직무와 연결될 수 있는가?
3. 나는 지금 얼마나 적극적으로 기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