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 그리고 삶의 흐름을 바꾼 조언
“1년 8개월 전, 교수님이 주신 조언 덕분에 제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조심스럽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그렇게 말씀드렸다.
그러자 교수님이 웃으시며 답하셨다.
“저는 그때 무슨 말씀을 드렸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납니다. ‘훈수보다 고수’인 것 같아요. 저는 훈수만 뒀고, 대표님이 그걸 바로 실행에 옮긴 고수죠.”
어제 오후는 내가 매 분기마다 시간을 내어 만나는 두 분과 함께한 날이었다. 한 분은 잘 알려진 큰 조직을 20년 넘게 이끌어온 리더, 또 한 분은 10권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교수님이자 연구소장님.
세 사람 모두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나절을 떼어내어 3~5시간씩 오롯이 만난다.
어제도 점심과 티타임, 그리고 장소를 옮긴 커피 타임까지 총 4시간의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 만남은 모두에게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이번엔 어떤 대화가 오갈까, 어떤 통찰을 나누게 될까— 매번 새로운 주제가 나오는 이유는, 우리 셋 모두 비교적 배움에 열려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제의 장소는 서울 부암동,
인왕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세 방향이 산과 꽃으로 둘러싸인 고요한 레스토랑.
서울이라는 도시가 이런 풍경을 품고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그리고 이 장소는 내게 각별하다.
1년 8개월 전, 바로 이 자리에서 들었던 한 마디 조언이 지금의 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날은 유독 많은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우산을 써도 어깨가 젖고, 신발까지 물이 스미던 날.
그런데도 마음은 맑았고, 어떤 결정은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삶의 전환점은, 가끔 그런 날에 조용히 찾아온다.
그때 나는 책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었고, 그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교수님은 조언해주셨다.
“출판을 생각하신다면, 미리 SNS에 글을 올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팔로워가 생기고 미리 알려지면 출판 반응도 더 좋아집니다.”
나는 그날 밤 바로 링크드인에 가입했고, 그 주부터 브런치에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날이 내게는 분명한 Day 1이었다.
지금은 팔로워가 5,700명을 넘어섰고, 일주일에 서너 명과 커피챗이나 멘토링 시간을 나누고 있다. 링크드인은 내게 단지 채널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삶을 나누고, 세상과 연결되는 공간이 되었다. 그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의 흐름도, 이 글도 없었을 것이다.
그날의 훈수를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그동안 나에게도 수많은 훈수들이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내 안을 움직인 조언은 많지 않았다. 누군가의 조언은 지나가고, 누군가의 조언은 내 안에 남는다.
그 차이는, 그 조언을 얼마나 귀 기울여 듣고, 실제로 행동에 옮겼는가에 달려 있다. 그날 나는 다행히 그렇게 했고, 지금 이 길이 그때의 응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더 귀 기울여야 할 조언은 무엇이고, 앞으로 더 성실히 실천해야 할 훈수는 또 무엇일까?
훈수를 두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오늘 다시 새긴다.
적용 질문
1. 지금까지 받은 조언 중, 아직 실천하지 않은 '훈수'는 무엇인가?
2. 내 루틴은 언제 시작되었고, 그 출발점은 누구로부터 비롯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