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다음 단계로 도약하고 싶은 당신에게 필요한 두 가지 무기
얼마 전, 직장생활 5년차인 T를 다시 만났다.
수학 전공에 컴퓨터공학 부전공, 학교 랭킹도 높고, 요즘 트렌드에도 잘 맞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었다.
그는 졸업 후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창업을 준비하던 선배의 제안으로 들어갔지만, 사업 방향이 바뀌며 퇴사했고 그 뒤로 두 번의 이직을 했지만 전공이나 강점과는 거리가 있는 업무였다.
그리고 1년 전, 그는 프로덕트 매니저(PM)로 네 번째 직장을 시작했다.
그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지금 회사 일이 확실히 잘 맞는 것 같아요.”
그 말에는 안정감이 묻어 있었다. 드디어 자기 자리로 돌아온 사람의 표정이었다.
T는 갤럽 강점 진단에서 ‘미래지향’, ‘전략’, ‘분석’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 성향답게, 그는 A4 세 장 분량의 자기 분석과 고민 정리를 들고 왔다.
“혹시… 미래를 생각하다가 제자리에서 맴도는 기분 들지 않으세요?”
내 질문에 그는 놀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 그거예요.”
지금 일은 잘 맞지만, 그는 여전히 더 ‘좋은 회사’, 더 ‘큰 무대’에 대한 갈망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대표님, 저 같은 스타트업 출신도 대기업이나 좋은 조직으로 갈 수 있을까요?”
“거기 사람들보다 경험도 얕고, 지식도 부족한 것 같아서요…”
(1) 좋은 회사보다 중요한 질문이 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이냐 스타트업이냐보다 더 중요한 건 ‘당신에게 맞는 일’을 찾았는가입니다.”
나는 이럴 때마다 짐 콜린스의 ‘고슴도치 컨셉’을 꺼낸다.
기업 전략 도구지만, 개인 커리어에 더 잘 들어맞는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Best at)
내가 열정을 느끼는 것 (Passionate about)
경제적 가치가 있는가 (Economic engine)
T는 비로소 이 세 가지가 맞물리는 지점에 발을 디뎠다. 돌아온 만큼, 길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다.
(2) 나는 있고, 그들은 없는 것으로 승부하라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좁은 문 앞에서 나만의 무기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들은 정교한 시스템을 가졌지만, 당신에겐 그들이 갖기 어려운 두 가지 무기가 있다.
첫째, 실적으로 증명하라
스타트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핵심은 성과다.
“이 사람이 어떤 문제를 풀어냈는가?”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언어다.
“지금 회사에서, 당신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해서 확실히 증명하세요.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당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야 합니다.”
둘째, 멀티 경험과 ‘야성(wildness)’을 무기로 삼아라
T는 작은 조직에서 A부터 G까지 경험한 사람이다.
대기업은 정교하지만, 대체로 분절적이다. 한 파트에서 5년, 10년을 일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T는 넓게 경험했고,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돌파구를 만들어본 사람이다.
“PM이라면, 영업에게 듣는 데 그치지 말고 직접 고객을 만나세요.
그러면 전혀 다른 접근과 솔루션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걸 피하지만,
당신은 그걸 무기로 만들 수 있어요.”
그게 바로 ‘거친 환경에서도 성과를 만든 사람’이다.
대기업이 갖고 싶어 하면서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역량이다.
(3) 목표가 분명하면, 일상이 달라진다
“대표님, 제가 지금 뭘 준비하면 될까요?”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이든, 성장 가능성이 큰 조직이든 가고 싶은 기업군을 몇 개 정리하세요.
그리고 ‘내가 더 나다워지고,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관점에서 지금의 일상을 다시 짜보세요.”
신문을 읽어도, 사람을 만나도, 영상을 봐도 그 틀 안에서 보기 시작하면 재료를 보는 눈, 연결하는 방식, 결과물의 구조가 달라진다.
그렇게 쌓인 5년, 10년은 결국 눈에 띄는 차이를 만든다.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모습처럼, 준비한 사람은 확연히 달라져 있다.
결국, 좋은 회사는 좋은 사람을 준비한 사람에게 다가온다.
적용 질문
1. 나는 지금,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가능성 있는 일’이 맞닿은 지점에 서 있는가?
2. 나는 현재의 직무에서 실적으로 나를 증명하고 있는가?
3.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더 날카롭게 만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