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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Feb 02. 2024

상사가 보는 주도권 vs 부하가 생각하는 주도권

바른 상사가 가장 큰 동기부여다

여러 해 전 미국 갤럽 짐 클리프튼 회장을 만났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 - 갤럽회장 만남 동석) 그때 “조언해주고 싶은 것 2가지를 말씀해주세요.” 라고 요청했더니, 일성으로 “바른 상사를 세우라” 고 했다. 


갤럽은 매년 글로벌 단위로 기업의 직원몰입도를 조사하고 발표하는데, 직원몰입에 70%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직속상사로 밝혀졌다. 사실, 복지나 보상 등은 위생요인, 즉, ‘있다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불만족하지 않을 뿐’이며, 효과도 오래 가지 않는다. 


(1) 원격 근무 시대에 더 중요해진 직속상사 – 그가 곧 기업이다

원격 근무가 상사와 부하간 관계에 어떤 변화를 주었을까? 최근 원격근무, 혹은 원격과 현장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늘어나면서 직속상사의 중요성이 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근무만 할 때는 다소 문제 있는 직속상사가 있어도 다른 믿고 따를 롤모델이나 경영자를 만나기 용이했다. 그러나 원격근무가 늘수록 직속상사는 직원들이 기업을 경험하는 유일한 통로일 가능성이 크고, 그가 곧 기업을 대표한다. 신입, 경력 할 것 없이 처음에 직속상사를 누구로 할지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갤럽 회장이 조언한 바른 상사는 탁월한 성과를 내고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부하의 몰입과 성장을 지원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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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른 상사는 부하의 강점을 본다 – 상사의 기대만큼 된다

5개 브랜드를 보유한 사업부 대표로 발탁된 M대표는 2개월이 막 지날 때 7명의 핵심 포스트 중 5명을 교체하고 그들 모두를 다른 사업부로 이동 배치했다. 


1년후 사업부 평가 때 인사위원회에서는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먼저는, 핵심포스트 대부분을 교체했는데 성과를 냈다는 것이었고, 더 놀란 것은 발탁된 5명은 전임대표때는 밀려났던 인재들이었기 때문이다. 두 대표가 인재를 보는 시각이 너무 달랐기에 인사위원회에서 그 차이를 분석해보았다. 


신임 M대표는 분석력과 치밀한 실행력이 탁월한 반면 전임 대표는 늘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스타일이었다. 각자 선호하는 부하 유형도 달랐다. 전임대표는 이번에 발탁된 인재들이 시장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평가했었다. 그러나 M대표는 그들의 강점을 보았다. 


너무 극단적 사례로 들리지 않는가? 그러나 이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상사의 인식과 말에는 힘이 있다. M대표에 의해 발탁된 사람들은 전임대표 밑에 있을 때는 혁신의지가 없다고 자주 지적 받았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자 그들은 더 주눅 들고 주도권을 상실해가게 되었던 것이다. 


바른 상사는 부하에게 없는 것을 요구하기보다 부하의 강점을 활용하고 주도권을 주는 사람이다. (☞ 다행히 교체된 인재들도 다른 사업부에서 자리를 잘 잡았다)       


(3) 상사가 보는 주도권과 부하가 보는 주도권은 다르다. 

 많은 상사들이 부하가 주도적이지 않다고 아쉬워한다. 반대로 많은 부하들은 본인에게 주도권이 없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핵심은 관점차이다. 상사와 부하가 생각하는 주도성은 다르다. 상사가 보는 주도성은 부하가 스스로 해결책을 가져오는 것이다. 반면에 부하가 말하는 주도성은 의사결정권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여론조사 업체에서 최고경영자 150명과 일반직원 1,031명을 대상으로 두 집단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서 물었다. 일반직원들 77%는 ‘업무에 대한 충분한 결정권’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반면 최고 경영자들은 37%만 그렇다고 답변했다. (‘왜 똑똑한 사람이 멍청한 짓을 할까’ 로버트 스턴버그 외 저, 2009, 21세기 북스) 


상사가 책임만 강조하고 의사결정권 등 권한을 주지 않으면, 부하들은 주도권 이슈를 제기하고 실패 책임을 상사에게 돌리기 쉽다. 주도권이 있다는 것은 자신이 맡은 일을 정확히 알고 그 일을 책임지는 단계까지 가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누가 요구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결국, 책임과 권한을 함께 주되, 먼저 그 일에 대해 충분히 알게 하고 무엇을 위임할지 합의해야 제대로 기능한다는 말이다. 모르는 일을 위임하면 실패 확률만 높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할 수 있다, 없다, 이런 방식으로 일한다”고 상사에게 소통하고, 상사는 부하의 강점과 역량에 따라 책임과 역할, 그리고 권한을 명확하게 정리해주어야 주도적이 되고, 동기부여도 된다.  

 

적용 질문

1)바른 상사는 ‘부하의 몰입과 성장을 지원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무엇인가? 

2)바른 상사 관점에서 당신의 상사, 혹은 당신을 1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해본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당신이 바른 상사로 성공하기 위해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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