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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베네치아 번개 당일 치기

운명처럼 찾아가게 된 베네치아

by 김중희

이름 만으로도

두근 거리는

설렘을 안겨 주는

도시들이 있다.

예를 들어 베네치아 같은...

많은

여행객 들이 가고 싶어

하는 나라 이탈리아

그 대표 도시 중 하나

베네치아

우린 이번 여행에서

이곳을

계획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운명처럼

찾아가게 된

베네치아


트리에스테 버스 터미널



트리에스테에서

베네치아로 가려면

자동차로 가거나

배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처럼 갑자기

계획에 없이

베네치아로 당일 치기

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

중앙역까지

바로 들어가거나

두 번째로는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메스트레 역 까지 가서

거기서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를

가는 방법이 있다.

비용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시간이 맞는

것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가서 기차로

들어가는 두 번째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버스는

에어컨도 잘 나오고

자리도 넓고

의자도 젖혀지고

프리 와이 파이도 터지고

1인당 15유로라는

가격에 비해 무척이나

쾌적하고 좋았다.

단지

우리는 기사 아저씨에게

베네치아 가는 버스가 맞나요?

부터 시작해

얼마나 걸리나요?

다 온건 가요?

여기서 내리는 것이 맞나요?

등을 영어로 질문했고

기사 아저씨는 친절하고

꾿꾿 하게 이탈리아 어로

대답해 주셨다.

서로가 나눈 대화 중에

유일하게 이해한 것은

베네 치아 한마디가

아녔을까? 싶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우린

눈치껏

메스트레 역에 도착

했다.

메스트레 역 매표소



메스트레 역에 도착하니

역 안은

그래 여기서부터

베네치아로

가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구나

싶게

인터내셔널 한 관광객 들로

붐비고 있었고

그중에는

단체로 오신 듯

핸드 커리어를

밀고 줄지어 다니시는

한국 아주머니 팀 들이 지나가며

"그러게 언니는

모자 집어넣지 말라니까.."

어쩌고저쩌고

신혼여행을 온 신혼부부인지

커플룩에 모자까지 맞춰 쓰고

다니는 젊고 예쁜 커플 들은

"무슨 햄버거 값이 피자 값 보다 비싸다.."

어쩌고 저쩌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은

연신 누구야 누구야

를 불러 대고..

여기저기서 익숙한

한국 말이 귓속으로 쏙옥 쏙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침 뚝 떼고

그 들을 지나 치며

나는 속으로

"저분 들은

우리를 한국 사람으로

볼까?

아니면 중국 사람?"

하고 있는데

막내가 큰 소리로

말한다.

"엄마 나 화장실 가야 돼"

에고 들켰다.




일단 막내의 급한 것을

해결 하기

위해 우리에게 더

익숙하고 기차역 안의

화장실보다는 더 깨끗하지

않을까 해서

맥도널드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화장실 앞에

어느 아저씨가 책상까지

가져다 놓으시고

화장실 사용료를 받고

계셨다.

한 사람, 한 사람

그러다

영수증을 보여 주는 사람들은

통과

맥도널드 고객 들만 화장실이

공짜라는 거다


그래서

먹게 된 햄버거로

우리는 아예 이른 점심을

때우 기로 했다

베네치아 안에서는

워낙 비싸니까

핑계 김에 잘 됐다

하며 말이다.


메스트레 역에서

베네치아 까지는 금방이고

가는 기차도 자주 있어서

시간은 충분했다.

우리는

비록 페스트 푸드였으나

기차역 플랫폼이 바로

보이는

창가 로얄석에 앉아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여유 있는 점심 식사를 했다.



시간 맞춰

베네치아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 10번으로 향해 가고

있는데

보통 플랫 홈 위쪽에 붙어

있는 안내 판에

몇 시 기차가 어디로 간다

는 안내가 안되어 있어

사람들 에게 물어 기차를

탔다

기차로 올라가려는데

어느 이탈리아 아주머니가

이탈리아 어로 뭐시라 하시며

베네치아 산타루치아?

하시는 거다

그동안 영어로 물어도

이탈리아 어로 대답해 주시는

이탈리아 분들 에게

적응이 되고 있는 중이라

척하면 착 하는 눈칫발로

저 아주머니가 지금

이 기차가 베네치아 가는 기차예요?

아님

산타루치아로 가는 기차예요?

라고 묻고 계시는군

하고 는

삼빡한 영어로

" 베네치아 예스

산타루치아는 노우 "

라고 친절히 설명해 드렸다.

그랬더니

그라치에 고마워요

라고 이야기할 줄 알았던

아주머니가

나를 " 얘 뭐래니?"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시는 거다.

그 이유를 나는

기차를 내릴 때가 되어서

알게 되었다



한여름 무더위 속을 뚫고

호텔에서 걸어서

트리에스테 버스터미널까지

그리고

버스 타고

두 시간 달려

다시

메스트레 역에서

기차를 타고

이 모든 과정 들이

결코

짧고 편안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과정 들에

감사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번 여행 엔 오지 못했을

시간과 장소였는데

사고 가운데 서도

모두 무사했기에

이렇게

가족 나들이 오듯

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기차 안에서

드디어

베네치아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베네치아 산타루치아"

한다.

그때 아하 하고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으니

그렇다

그 이탈리아 아주머니의

"얘는 뭘까?"

하는 심오한 표정

.....

베네치아 중앙역 이름이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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