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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04. 2022

그란 카나리아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서

극한체험 버스타고 산길투어,알로에 농장


버스투어
그란 카나리아를 가로질러


사막을 다녀온 김씨네는 본격적으로 그란 카나리아 섬을 여행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여행 오기 전 독일에서 그란 카나리아 검색하면 제일 많이 나오던 사막은 그란 카나리아 섬에서 꼭 보아야 할 힙한 장소로 꼽혀 있었고 다행히 우리가 지낸 호텔 바로 근처 여서 계획 세울 것도 없이 바로 다녀왔다.


그런데, 남은 날 어디를 어떻게 다닐 것인가? 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연령도 취향도 골고루 인 세 아이와 서로 다른 부부, 한마디로 각각 가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다른 다섯 명의 의견을 좁히고 하나로 모으는데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서로 여기가 났네 저기가 났네 하다 이럴 거면 각자 가고 싶은데로 가자 하기 직전에 여행 순서가 정해 졌다.

우선 테마 다른 두 가지를 이틀에 나눠 버스 투어를 하고 하루 렌트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가게 된 버스투어는 '그란 카나리아 섬의 중심을 가로질러!'라는 테마 되겠다.

버스를 타고 산길을 달려 알로에 농장, 고산 마을 동굴집이 있는 아르테나라 Artenara 찍고 점심 먹고, 작고 아름다운 도시 테로 Teror 그리고 그란 카나리아의 수도 라스팔마스 Las palmas를 찍고 다시 호텔로 오는 순이였다.


투어를 예약할 때 여행사 직원 말에 의하면 이 버스투어야 말로 그란 카나리아 섬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라고 했다.

그 말에 혹해서 일인당 65유로 한화로 약 8만 8천 원을 냈지만 인당 버스비에 디저트와 음료수가 포함된 카나리아 식 점심메뉴가 포함되고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종일 가이드해 주는 것으로 되어 있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 길을 한 번에 연결하는 시내버스도 없을뿐더러 택시를 타도 비싸고 그렇게 속속들이 볼 수도 없었을 것이며 자동차 렌트를 한다 해도 렌트비에 어디선가 점심을 먹어야 하니 그게 그거일 것 같았다.


그리고 막상 투어를 시작하고 보니 그란 카나리아의 숨겨진 보물 이라던 여행사 직원의 조금은 과장된 홍보가 무얼 의미하는지 알 것 같았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음이 아쉬우리 만큼 곳곳에 절경이 펼쳐졌다.

화산섬답게 돌도 많고 산세도 뾰족해 보였지만 중간중간 눈이 시원해지게 파란 초록의 나무들 그리고 몇 안 되는 빨간 지붕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마치 동화책의 한 장면 같았다.


그 나무들 중에는 우리의 밤 같은 밤송이들 달리는 밤나무들이 많았다 독일에는 밤나무처럼 보이지만 먹지 못하는 니도 밤나무? 스런 카스타니언 들이 많은 것에 비해 기후와 토양이 달라 이곳에서는 먹는 밤나무가 잘 자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극에 등장하는 심마니 아저씨들이 산삼을 캐려면 깎아지른 절벽을 오르는 것도 감수해야 하듯…

우리는 아찔한 길을 커다란 관광버스를 타고 조마조마하며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우리가 그 길을 운전했다면 중간에 다시 돌아 나오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아슬아슬했다.


우리는 아침 7시 15분에 오렌지색 396번 투어용 버스를 탔다 보통 같으면 8시에 투어가 시작되는데 그날은 어딘가의 공사 때문에 길이 막히는 곳이 있어 부득이 일찍 떠나야 한다고 했다.

버스는 이호텔 저 호텔에 들러 버스투어를 예약한 사람들을 태웠다. 이 버스는 독일어 가이드가 필요한 사람들 즉 독일인 또는 독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태우고 있었다.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은 같은 시간 파란색 272번 버스에 탑승했다.

이 두 버스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은 행선지를 하루 종일 함께 돌아다녔다.

다행히 색이 완전히 달라 다른 버스를 탈 염려는 없었지만 말이다.


독일도 마찬가지이지만 스페인도 버스나 택시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는 꼭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중간에 마스크 착용을 안 하고 타려는 승객이 있어 잠깐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버스 안에서 마스크 착용 그리고 항상 앉았던 자리에 다시 앉는다는 규칙은 무리 없이 지켜졌다.


옥토비야 라고 자신의 이름이 드문 이름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가이드 아저씨는 엄청난 유머 감각을 장착한 그란 카나리아 토박이였다.

다른 나라에서도 살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아저씨는 스페인 악센트가 세게 있지만 정말 독일어를 유창하게 했다.

그악센트가 주는 밝고 통통 튀는 느낌이 더 정감이 가게 했고 이 유쾌한 아저씨 덕분에 모두가 참 많이 웃었다.


그란 카나리아 섬의 중심을 가로질러가는 산길은 지그재그로 되어 있는 꼬부랑 길이였다.

얼마나 꼬부랑 대는지 버스의 앞쪽에 앉아 있는데도 속이 느글느글 해 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길은 또 얼마나 좁은지 커브길에서 버스 기사 아저씨는 언제나 빵~~! 하고 클랙션을 크게 눌렀다.

반대 방향에서 오던 차량에게 알리는 거다 조심해, 이쪽에서 차 나간다!

그럼에도 간간이 모두가 어휴 하고 한숨을 쉬게 되는 아주 스치듯 다른 차량들을 지나 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재밌는 가이드 아저씨는 마이크로 말하며 우리를 안심시켰다.

"걱정 말아요 우리가 저 차 보다 위치가 좋아요 우리는 최소한 산 쪽에 붙어 있고 여차 하면 낭떠러지는 저 차 쪽이에요!"


그러다 어느 커브길에서 우리 버스 기사 아저씨가 클랙션을 크게 눌러 이미 경고를 했건만

어느 아주 마이가 운전하던 자동차 하나가 기다리지 않고 재빨리 튀어나와 버스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 됐다.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

버스와 자동차가 좁은 낭떠러지 도로에 걸쳐 있듯 대각선으로 세워졌다.

급기야 창문을 열고 버스 기사 아저씨는 큰 목소리로 빠른 스페인 어를 아줌마에게 쏟아 냈다

분명 스페인 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만만치 않은 상대방 아줌마 비슷한 빠르기로 스페인 말로 뭐라 뭐라 했다.

대강 눈치로 때려 맞춰 보건대

"아니 이 아줌마가 미쳤나? 내가 클랙션 눌렀잖아요 왜 안 기다려! 엉? 죽으려고 환장했어?"

"뭐야 이 정신 나간 아저씨야! 말이면 다야? 아니 그런 아저씨야 말로 거 조금 기다렸다 들어오면 되지 클랙션 누르자마자 들이미냐? 엉?"

뭐 이런 대화가 아녔을까? 싶다

그 둘이 서로 스페인 말로 샬라 샬라 해 대는 동안 우리의 친절한 가이드 아저씨는 걱정 어린 눈길로 창밖을 내다보던 사람들에게 마이크 들고 이야기했다.

"여러분 걱정 마세요 이 산길 도로가 아무리 좁고 위험해 보여도 아직 한 번도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은 없답니다! 이길 에서 지금까지 딱 세 번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두 번은 자살이었고 한 번은 살인 사건이었어요."

아저씨는 덧붙여서 그 살인사건은 부인이 남편을 차로 밀어 보내 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 부인은 그 동네 교도소에서 얌전히 복역 중이라고 했다.

아저씨의 너스레에 사람들은 웃었고 조금쯤 긴장이 풀렸다.



알로에 농장
공짜의 대가


구비 구비 절경을 버스 타고 앉아서 구경한 덕분에 많은 것을 보았지만 속은 온전치 못했다.

도대체 이놈의 꼬부랑길 언제쯤 끝나려나? 할 때쯤 우리는 그란 카나리아 섬의 자랑 중에 하나인 알로에 농장에 도착했다.

땅에 발을 디디고 바람을 쐬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알로에는 익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렇게 땅에 심겨 있는 알로에를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우리는 알로에 농장 앞에 모여 밭에서 바로 캐낸 노란 진액이 나오는 알로에를 만져 보기도 하고 발라 보기도 하고 알로에 재배와 약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알로에는 공복에 마시면 장 청소도 해주고 위와 장에 좋고 알로에를 바르면 베이거나 상처 난 곳에 자연 치유에도 좋고 피부에도 고와지며 삔데 멍든데 등 통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어째 듣다 보니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예전 우리 어릴 때 동그란 초록색 띠 두른 케이스에 간호사 언니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고 뚜껑을 열면 확 하는 파스 냄새가 진동하던 모든 상황에 바르던 만병통치 약. 안티푸라민 바로 그 안티푸라민이 생각났다.


그란 카나리아의 특산물은 토마토와 바나나 망고 등이지만 알로에 또한 약효 좋기로 소문났다고 한다.

하지만 알로에 재배에 적합한 수분 과 토양 등의 환경이 카나리아 제도의 또 다른 섬 푸에르테벤투라 섬 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90 프로 정도의 카나리아 제도 산 알로에가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카나리아 제도의 알로에 재배의 시작이 그란 카나리아 섬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알로에 재배의 원조격인 셈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이 약효 훌륭하다는 알로에의 원액을 공짜로 맛보았는데..

설명해 주던 직원이 이미 이야기했다 맛이 상상한 것 그이 상일 거라고....

맛은 거시기 하지만 건강에 좋고 비싸다는 말에 남편은 미니 종이컵 세잔이나 원샷하고는 좋아라 했고 나는 마실까 말까 하다 에라 모르겠다 공짠데 싶어 눈꼭 감고 넘겼다.

우왝 맛이 정말 뭐라 표현하기 힘들게 씁쓰름하면서 희한했다.




우리는 100 퍼센트 자연산 알로에를 따서 농장에서 직접 만든 99퍼센트 원액 으로 만든 젤과 통증에 좋다는 크림 하나를 사서 버스에 올랐다.

얻어 마셨던 매일 공복에 마시면 건강 특히나 위장에 특효라는 그 99퍼센트 원액은 패스했다.

공짜니까 먹었지 돈 주고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맛이었기 때문이다.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에는 친정 엄니가 피부에 문지르면 피부가 반짝 거리며 좋아지는 식물이라고 주셨는데 그게 알로에였다.

그때 그 알로에는 초록의 겉잎 속에 하얗고 미끈덕 거리는 보드라운 속 알갱이 가 있었지만 이렇게 역한 냄새가 나거나 누런 진액이 흐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란 카나리아 산 알로에는 양파와 고무를 섞은듯한 묘한 냄새와 씁쓰름한 뒷맛이 오래갔다.

어쩌면 그게 약효의 열쇠 일지도 모른다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공짜라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뭐든 대가가 따르기 마련..

버스를 타고 다시 시작된 꼬부랑 길에서 이제는 속이 느글거리는 것이 아니라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아침식사도 걸렀기 때문에 공복에 약효가 더 특출 나다는 알로에가 그 약발을 발휘했던 겐지 멀미가 나서 정신을 못 차리겠는 거다.

이제는 가이드 아저씨가 자기네 그란 카나리아 섬의 시장은 4년에 한 번 선거 때만 얼굴을 볼 수 있다는 둥  

시장이 이혼해서 부인과 위아래로 사는데 부인이 위쪽에 사는 건 아무래도 위에서 지켜보다 화나면 총쏘기 좋은 위치를 잡는 게 아닌가 싶다는 둥

그란 카나리아 섬에는 하도 축제가 많아 혹자는 이 동네 사람들은 360일 축제하고 5일 힘들게 일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는 둥 너스레를 떨어 대도 더 이상 속이 괜찮아지지가 않았다.

그렇게 어질 어질 느글느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 공짜 알로에 마시지 말걸... 이놈의 공짜....

다음편 계속…


to 애독자님…

다음편 계속…에 재미들린 김자까

인사드립니다

주말내내 열심히 여행기를 쓰느라고 썼는데 이제 절반 온듯 합니다


이번편은

버스투어에 관한 사진도 내용도 너무 많다 보니 도저히 한편에 담을수가 없어 둘로 나눴습니다


다음편에는 그란 까나리아 섬에서 가장 높은 산꼭대기 마을에 있는 동굴집 그리고 카나리아식 점심 메뉴 와 아름답고 작은도시 테로 그리고 서프라이즈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태풍 소식을 접했습니다

모두 큰피해 없이 무사히 태풍이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평안한 한주의 시작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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