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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Feb 24. 2017

#4.그리스 크레타 섬의 핑크빛 파라다이스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네쨋날


우여곡절 끝에 양치기 아저씨의 친척으로 보이는 그리스 청년?

의 도움으로 우리는 숙소를 찾을 수 있었고 알고 보니 kavros는 그쪽 동네

해안가 전체의 이름인 것이다 우리로 하자면 해운대?~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비게이션에 kavros는 나오지 않는다는 거다 게다가

번지수도 없는 호텔을 수많은 호텔 중에서 찾아내기 위해  

우리는

우선 Georgioupolis라는 지역을 네비에 넣고 거기서 약 3킬로 가까이 떨어져

있는 호텔을 나름 우리 만의 암호처럼 굴뚝 높은 집과 과일 가게 등의

표시로 외우고 다녔다.

위의 지도에서 파란색 화살표가 우리가 있던 호텔의 위치고 초록색 화살표가 어제

우리가 갔다가 길 잃어버렸던 팔 라사나 비치 핑크색은 오늘 우리가 갈 엘라 포니시 비치~


Elafonissi 엘라포니시 비치는 크레타의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핑크빛 모래사장의 파라다이스로 유명하다.

그 유명세만큼이나 엄청난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었다.

그러나 가는 길이 이렇게  판타스틱 하게 스펙터클할지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구불구불 좁디좁은 해안 도로는 이제 크레타에서 며칠 되었다고

익숙해졌건만 이건 마치 사막을 달리는 듯한 길을 지나

우리는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고 멀리 서도 보이는

앞서 줄 선 차량 들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엘라포니시 비치로

향하고 있는지 짐작케 했다.


좁은 동굴 같은 터널을 지나 밖으로 나오니 그 꺾어진 좁은 도로에

위험하게 아저씨 한분이 서 계셨다 저분이 하는 일은

오가는 차량의 순서를 정해 주는 일이었다.

왜냐 하면 그 동굴 같은 좁은 터널은 양. 방. 향이었다.

그래서 이쪽에서 한대 그다음은 저쪽에서 한대 교대로

터널을 지나 오가고 있었다. 저렇게 일해 주시는 분이 없었다면 양방향의

차들이 터널에서 마주치게 될지도 모르는 유험천만한 곳이 기도 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절경의 산 하나를 차를 타고  두 손에 땀을 쥐며

넘어가 다리가 후들 후들 떨릴 때쯤 만날 수 있는 핑크빛 파라다이스 엘라포니시 비치는

그 지역이 자연보호 구역으로 정해져 있어 근처에 문명의 이기를 내보이는 호텔 등의

건물들이 들어차 있지 않았다.

그래서 멀리서  내려다보면 그저 자연의 모습 그대로의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그대로 넋을 빼고 감상할 수 있었다.

단지, 휴가철이다 보니 넓디넓은 벌판 전체가 주차장이 되어 차들로

빼곡해서 아, 맞다 여긴 휴가지 해변가였지 라는 의식이 들게 했을 뿐....


여러 가지 조개, 산호 등의 가루들이 요렇게 분홍색 가루를 뿌려 놓은 듯

모래를 핑크빛 돌게 했다는 이곳 엘라포니시 해변은

진짜로~모래사장 전체가 뺑 돌아가며 핑크색이다.

하얀 파도 부서지는 푸른 바다에서 오목 하게 들어와 있는 이 해변가는

바다라기보다는 야외 수영장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잔잔 하고 낮으막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며 드러누우신 그 옆쪽 해변에서는

우리가 팔라사나 비치에서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예쁜 조개껍데기를 주워 모을 수 있었으며 아이들은

곱디 고운 핑크빛 모래로

저마다의 모래성을 쌓을 수 있었다.  


위쪽 사진들과 반대편에 위치한 해변 가는

잔잔 하다 못해 발목만 잠기도록 낮아 사람들은 물속에 앉았다

누웠다 또는 수중 발레? 를 해가며 까르르 웃고

때로는 기꺼이 서로의 사진사가 되어 주며 사진을 찍고 자기들 만의 예쁜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저~멀리

수평선까지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이쪽 편 해변은

잠시 물이 빠져서 저렇게 낮고 평평하다가 물들어 오면 못 나오는

곳이 아니라 계속 저렇게 평평하게 걸을 수 있는 해변이다.

그래서 해변 바닥에 돌도 거의 없고 곱고 보드라워 마치 스펀지 위를 걷는 것 같았다.

저렇게 하염없이 걷고 있는 사람들은 저 끝 간 데 없이 펼쳐지는 바다 너머를 신기해하며

지친 일상의 피곤함 과 스트레스를 던져 주고 자연이 주는 위로를

받고 있는 게 아닐까?


대자연이 빚어낸 밀림 속 파라다이스 같은 이곳과 동떨어지게

매점이 들어와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샌드위치, 피자, 커피, 탄산음료 등의 일상에서도

먹고 있는 인스턴트 음식 들을 이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품 같은 해변 가에 앉아 먹는다.

뭔가 단화 신고 드레스 입은 것 같은 부조화 스런 느낌이지만

고픈 배를 채우기에는 그마저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돛단배를 타고 저 멀리 망망대해로 가고픈 마음을 뒤로하고

우리는 지상 낙원 같은 핑크빛 모래사장이 눈부시게 아름답던

끝없이 평평하던 바닷가를 계속 거닐고 싶던 엘라 포니시 비치를 발 빠르게 벗어났다.


저 많은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우~하고 쏟아져 나온다면 돌아가는 길은

엄~청난 차 막힘은 물론 이요 잘못 한발 디뎌 밟으면 낭떠러지인 산길 또한

난리도 아닌 버라이어티 하기 그지없는 길이 될 것이 라며

애써 아쉬운 걸음을 재촉했다.

우리가 정령 저 길을 다녀왔던가 싶게

아득한 산길을 달려 다시 내려왔을 때는

이미 뉘엿뉘엿 지고 있는 해가

우리의 발길을 인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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