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람들이 만든 경단과 수정과

반전 있는 떡 그 이름은 오색경단

by 김중희



내가 일하고 있는 독일의

문화센터 두 곳에서

올해 신설된

한국 요리 강습 중

하나가

한국 디저트

즉 한국의 떡과 한과

그리고

수정과, 식혜 등의 음료를

만드는 강습이다.

이 강습을 처음에 계획할 때부터

사실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현지 상황에 맞는 메뉴 선택

부터 가 그 시작이었는데

찰진 식감이 이곳 사람 들 에게는

매우 낯설 다는 것을 두고 라도

여러 가지

먼저

한국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들과

이곳에서 현지 조달 가능한 것들

그 외의 대체 식재료에 관한

고민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떡을 만들 때

사용하는

수분이 포함되고 입자가 굵은

찹쌀, 멥쌀가루에 비해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찹쌀 , 멥쌀가루는 건조된 것으로

입자가 곱고 수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바꿔 말해

한국의 젖은 찹쌀, 멥쌀가루를

손에 쥐었다 펴면 손가락 자욱이 선명이 나고

촉촉한 느낌이 있는데 반해

여기서 구할 수 있는 찹쌀, 멥쌀가루는

손가락 사이로

뽀얀 색의 가루가 빠져나가며

펄펄 날린다.

마치 전분 가루 날리 듯이...

그래서

떡 종류에 따라 적당한 수분양

조절이 관건이다.

또, 곶감 이라던가

이곳에서 현지 조달이 가능 하지

않은 것들의 대체 식재료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그렇게 짜인

한국 디저트 강습의 첫 메뉴는

오색경단, 수정과

호떡이었다.

사실 호떡은 찰진 경단의 식감이

독일 사람들 에게 낯선 반면에

밀가루 음식에 익숙한 이들 에게

바싹 하고 달콤한 식감이

취향저격 이여서

보험 하나 넣어둔 것 처럼

끼워 넣은 메뉴였다.

그런데 역시나 강습은

뚜껑 열어 보아야 안다.

한국 떡을 처음 만들어 보는

독일 사람들이

생전 처음 보는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 섞어

익반죽 하며

손에 쩍 쩍 붙는 반죽을

처음엔 어쩔 줄 몰라하다가

몇 개 만들어 보더니

그렇게 재미있어할 수가 없는 거다.


조물 조물 반죽한 찹쌀 덩어리를

자기네들 엄지 손가락 크기로

잘라

동글동글 빚어서

팔팔 끓고 있는

뜨거운 물에 삶아 건지고

준비된 고물 들에

골고루 돌려 가며 묻혀 주면

먹을 수 있는

경단이 나온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우리가 고물로 사용한

깨, 검정깨, 콩, 코코넛, 계피,

헤이즐넛 가루 등

외에도 취향껏 얼마든지

다양한 고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게다가 이들이

만들면서 어느 정도 맛을

상상해 볼 수 있는

호떡에 비해

한입 베어 물때까지

맛을 전혀 상상할 수 없던

경단의

쫀득 하고 찰진 식감 외에도

고물과 함께 섞여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는

반전 매력에

놀라워 하고 궁금해 했다.

마치

추석 때 송편을

집어 들고 한입 깨물면

그 안에 무엇이 나올까?

콩 일까 깨 일까? 밤 일까?

라며 상상하던 어린 시절처럼....


커다란 냄비에

통계피와 생강을 넣고 끓이는 동안

배를 썰어 뚜벅 뚜벅 모양을 내고

곶감 대신

말린 자두 안에 호두,

잣을 넣고 말아

썰고

다 끓인 수정과 위에

꽃처럼 둥둥 띄우며

우리는 나름 우아하게

한국식 다과상을 차려 냈다.

물론 그전에 못생긴 건

먹어 치우고 예쁜 건만

골라 담았다는 건 우리만의

비밀이다.

처음 해 보는 모든 것이

서툴러서 더 재밌고

커다란 손 들에서 빚어지는

조금은 투박한

모양새의 경단과 부쳐낸 호떡을

돌려 담고

수정과를 떠서 담는 동안

독일 사람들은

단순히 한국의 디저트를 맛보았다

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녹아 있는

빚어내고 담아내는

한국의 식문화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한국인의 정서를 보고 체험한 것이리라.

나는 이 짧은 시간의 만남이

독일 사람들 에게

하나의 체험일 뿐만 아니라

음식을 통해

한국을 만나게 되는

시작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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