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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20. 2016

독일 파티에서 빅히트 친 해물전

 


내가 한국 요리강습을

하고 있는

문화센터 두 곳 중에 한 곳인

Kfb에서

전체 강사 들을 위한 파티가

있었다.

한 해 동안의 수고에

감사하고

서로 에게 파이팅을 다지는

파티~!

문화센터 원장인 스테판을 주 측

으로 사무실 식구들이

초대장부터 모든 것을

준비해 주는

지난번에도 컵 비빔밥으로

환호를 받았던 바로 그 파티


이번에도 자발 적으로  

김쌤이 한국음식을

들고 온다는데

요번엔 뭘까~? 하는

동료 강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나는

원래 계획은 궁중요리를

해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는 한국요리에

적합한 식재료 들을

마트만 나가면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계획했던 몇 개의

메뉴 중에

식재료 가 시간 맞춰 구해

지지 않는 것이 많았고 

게다가

학교 수업 준비,

문화 센터 강습 준비에

막내 피아노 수업

그리고 우리 식구들

저녁 준비까지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손이 많이 가는 메뉴 들은

얼마 남지 않은

파티 시간까지

끝 낼 수가 없을 듯싶었다. 


안 되겠다 싶어

급하게 냉장고 털어 선택된

오늘의 메뉴 해물전~!

바다의 향이 가득한

한국 해산물 과는 그 맛이

비교할 수도 없지만

아쉬운 데로 냉동칸에 있던

새우, 홍합 , 오징어...

넣고

간단한 해물전을 밀가루 풀고

기름 넉넉히 둘러

겉은 바싹 하고

속은 촉촉 하게

넙적 넙적 부쳐서 작게 썰어

크게 한~통 담았다.

한국처럼

쪽파를 살 수 있었다면

파전을 만들 었겠지만

쪽파의 사촌쯤 되는

실파와 쪽파의 중간 정도

되는

어중된 파를 사러 아시아 식품점

까지 다녀 올 시간은 없고

여기 파 들은

길고 얇게 쭉쭉 깔아 

 파전에 넣기 에는

식감이나 비주얼이

그다지 맞지 않는다.

그래서

허브 중에 한 종류인

실파 보더 더 얇은

 잘라 놓은

겨울파 Winterlauch를 넣었다.

그런데

 의외로 향이 진하지 않은

이 파를 넣었더니

근사한 해물전이 되었고

초고추장 양념과

찰떡궁합을 이루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해물전

한~통을 들고

간장 양념장 한통

초고추장 한통 씩을 담아

양손에 가득 들고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파티가 시작되는 곳으로

스며들어갔다.

시선 집중

나이스 타이밍~! 

강사 들은 

샴페인, 와인

또는

샴페인에 오렌지 주스 넣은 것

등을 예쁜 잔에 담아

잔을 높이 들고

둘러 서서는

츔볼~!(건배)을

외치고

돌아가며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아까부터 궁금했던

내가 들고 온 한국 음식을

보기 위해 모두들

 저녁 뷔페가 차려 있는

곳으로 우르르 들어갔다. 


사실

해물전을 부치 면서도

독일 사람들 모두가

해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어서

 채소전

이나 고기전이 무난 한데

싶었지만

 새로운 한국 음식을

소개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얇고 얇은 겨울 파와

작게 잘라 넣은

채소들이 해물 사이사이에서

해물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 주고

무리 없이 어우러 지게 해 주어

평소에 해물을 잘 먹지

않는다는 동료들까지

허겁지겁 먹게 해 주었고

특히나

이번에 빅 히트를 친

초고추장 소스~!

요번 에는 우리가 먹는

그대로의 초고추장이라

제법 매웠다.

그런데도 안 맵단다!

이 독일 친구가 퍽퍽 찍어 먹고

있는 요 빨간 것이

요고이 케첩이 아니다.

식초, 설탕, 파, 고추장,

탄산수 들어간 사과 주스

넣고 버무린

제대로 된 초고추장이다.

동료 강사 중 한 명은

초고추장을 독일식 수프에도  넣어

먹으며

다른 강사들 에게

강추하고 돌아다니고 있다.

내 너를 초고추장

홍보대사로 임명 하마~

내 생각에 매운맛을

제대로 아는 이 친구는

김치찌개도 잘 먹을 듯싶다. 

강사들 중에는

저렇게 해물전 에다

간장 양념장 한번

초고추장 한번

골고루

발라 드시는 사람들도 많았다.



중간중간에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수다 떨며

나는

매의 눈으로 유심히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새로운 메뉴를 선 보이며

반응을 지켜보는 것은

내게 공부도 많이 되고

참 재미난 작업 중에 하나다. 

저 뒷 쪽으로 가면

레스토랑 못지

않게 꾸며 놓은

파티룸 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경쟁률 박터 지고 계신 이곳...

해물전 하나 라도

더 먹기 위해

가서 앉지도 않고

줄곧 서서

꾸준히 먹고 계신 사람들이

많았다.

흐뭇한 그 광경을 지켜보며 나는

시간만 더 있었으면

더 해다 주는 건데..

라는 마음이 들어서

내가 다음번에

더 맛난 한국음식 많이

해다 줄게

했더니

거기 서있던 사람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방금 전 네가 한 말

안 잊어버린다.

라며

"아예 내년 에는 네가 한국음식으로

파티음식 해 보면 어때?"

라는 거다. 


그런 마음이 들던 

내가 나도 모르게" 다음번에

더 맛난 한국음식 많이

해다 줄게"

라고 했더니

거기 서있던 동료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방금 전 네가 한 말

안 잊어버린다.

라며

"아예 내년 에는 네가 한국음식으로

파티음식 해 보면 어때?"

라는 거다. 

나는 웃으며 

"그럴까~?"

라고 대답했더니

원장 인 스테판부터

사무실 식구들이

열렬히 환호한다.

이론~띠

한국 음식에 열광하는 

사람 들 분위기에 취해?

내년 에는 파티

독박으로 준비하게 생겼다.

ㅋㅋㅋ

그러나 어떤가

준비하느라 힘은 들겠지만

그래도 덕분에

백 명 넘는 독일 사람들 에게

한 번에 한국음식을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는 것이니

해 볼만 하다.

빈 통 보며 입 맛을 다시는

독일 동료 들과

바닥이 난 해물전과

초고추장을 보며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파이팅을 다졌다.

독일의 모든 사람들이

한국음식을 먹어 보는

그날까지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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