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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길은 있다.

트리에스테의 두 얼굴

by 김중희


운명의 금요일 밤

이탈리아 땅에서

이탈리아 피자 하나 먹어 보겠다고

갑작스레

머물고 있던

크로아티아 숙소에 짐 다 놔두고

배낭 하나 달랑 매고

가방 하나 손에 걸고

동네에서 장 보러 가듯

그렇게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로 향했던

번개 여행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은

자동차 교통사고를 만나게 되고

차에 이상이 생겨 오도 가도

못 한 체

이탈리아 동네 식당 인

동시에

방 다섯 개 가 전부인 호텔로

들어오게 된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탈리아 식당 겸

말만 호텔인 그곳에서

그렇게

우리는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운 체

날이 밝아 오기 만을 기다렸다.


식구대로 몸을 뉘일 침대만

줄지어 들어 있던 호텔 방에서

남편과 나는

누운 채로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뭐 하려고 그 동네 (우리가 머물던 크로아티아)

에서 놀지 여까지 왔을꼬~

부터 시작해서

트리에스테 오자 마자 이 동네의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않았던가

이 동네는 자동차 운전을 할 곳이

못 되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때 차를 돌려

바로 크로아티아로 돌아갔어야 했는데..

아까

그 이탈리아 경찰 들과 사고 처리 서류

함께 작성할 때 좀 더 자세히

사고 정황을 설명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 이탈리아 아낙네의 차를 보니

앞뒤로 사고의 흔적이 가득

하던데

혹시 우리 같이 자동차 번호판이 외국인

사람들을 노려서 일부러

사고 내는 그런 사람인가?

등의

해 보아야 달라질 것 없는

영양가 없는 생각들로 밤을 지새웠다.


동시에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어떻게든 차를 고쳐서 크로아티아 숙소로

돌아가고

월요일에 독일 집으로 가야 할 텐데..

그래야 화요일에 베를린으로

가야 하는 큰아들 일정에 차질이

없을 텐데...

등의 꼬리를 무는 걱정 들은

우리의

피곤한 몸을 깨우기에 충분한 것들 이였다.



그렇게 이 밤을 헤매며 기다리던

토요일 아침이 되었고

우리는 부리나케 금요일 밤에

미리 위치를 확인해 두었던

카센터로

또 한 번의 모험 넘치는 차 운행을 했다.

끼익~소리를 음악 삼아 말이다.

무사히 도착한 카센터 앞에서

30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려니

사무실 안으로

직원 몇 명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득달 같이 달려가

우리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금요일 저녁에 이야기를 나누던

이탈리아 경찰관 들의 영어보다는

훨씬 소통이 가능하던 카센터

직원들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친절한 설명에 의하면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의 카센터

어느 곳에서 도 토요일 일요일 주말 에는

기술자 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고 했다.

바꿔 말해

차의 고장 수리는커녕

지금의 차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방법도 없다는 이야기다.

차를 판매하는 영업부 직원 들만

오전 9시부터 12시 30분 근무라는데...

앞서 이야기되었듯

우리의 모든 여행 짐이 크로아티아

숙소에 있고

우리는

월요일에 독일로 다시 돌아가려던

여행 계획이었고

큰아들은 화요일 점심때까지는

베를린 에 가 있어야 하고

차는 위험한 상태고

지금 당장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말 이지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 그 차제였다.


우리의 안타까운 사정 이야기를

듣고

마치 자기 일인 양 팔을 걷어 부치고

도와주려는 친절하고 고마운 이탈리아

카센터 직원들 의 도움으로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다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차를 이곳에 두고

차를 렌트해서 크로아티아 숙소로 돌아가야 하나?

우리가 차를 이곳에 둔다 하더라도

차를 렌트할 렌터 카 사무실 들도

모두 토요일 오전 근무이며

바캉스 철이어서

가장 중요한 차를 구할 수가

없다는 거다.

그럼 다른 곳에 카센터는 없나?

트리에스테 안에서는 여기와 다를 봐 없고

국경 넘어 가까운? 곳에 있는 슬로베니아

에도 카센터는 있지만 우리가

위험을 감수하고 이 차를 가지고

30킬로를 운전해 가게 된다 해도

시간 맞춰 도착한다는 보장이

없고 그곳에도 기술자 들은 없을

가능성이 컸다.

그럼에도 우린

어떻게든 크로아티아 숙소로

돌아가야 했고

큰아들은 화요일까지 베를린으로

보내야 했으며

차도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다.

그 심란한 와중에

친절한 직원 한 명이

반가운 목소리로

지금 엔지니어 사무실 쪽에 누가

나와 있는데 가서 만나 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빠르게

그곳을 향해 갔다.

그 사무실에서 만난 사람은

우리가 월요일에 만나야 할

카센터 엔지니어 쪽 직원이었다.

기술자는 아니시고

사무직 직원 이였지만

우리가 차를 맡기고 하는 모든

과정을 같이 해야 할 직원이었는데

그분이

남편과 차를 한번 확인하고는

단호히 이야기했다.

지금 상태로는 이곳에

차를 두고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며

월요일에 다시 올 필요 없이 모든 서류

처리를 미리 해 주겠다는 것이다.

일 하는 시간 도 아니 건만

이렇게 미리 처리해 주시는

이탈리아 아저씨의 친절과 융통성에

감동하고 있는 사이

그분은

모든 서류 처리를 일사천리로

끝내 주시고

우리 손에 트리에스테 시내버스표를

건네며

트리에스테 버스터미널에서

크로아티아 풀라로 가는 버스

시간표까지 알아봐 주셨다.

할렐루야~!

어느 곳 에서나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진심은 통하며

극한 상황 속에서도

길은 있는 것이다.

그 순간이

우리에게

트리에스테라는 낯선 도시의

절망 적인 이미지가 바뀌는 시점 이자

우리의 진짜배기 여행

출발 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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