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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Jun 29. 2020

아름다운 로도스섬 에서의  특별한 첫날

사진으로 떠나 보는 그리스 섬 여행


그리스 섬의 매력은...


새벽에 뉘른베르크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출발해서 동이 트고 있는 아침 시간에 그리스 로도스 섬에 도착했다.

로도스 공항 안에서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니 아, 그리스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제대로 들기 시작했다.

더운 정도는 그때 독일도 만만찮게 더워서 몸이 연습? 이 되어 있던 터라 조금 더 덥다는 것 이 다였지만,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 사이로 비집고 들려오는 칼리메라 !그리스 인사는 목청 좋고 밝은 그리스 사람들 만큼이나 활기차다.

나는 대체적으로 조용하다 못해 가라앉아 있는 것 같은 평상시 독일의 분위기에 비해 펄떡거리고 있는 것 같은, 날것 그대로의 생명감 넘치는 그리스의 분위기가 더 좋다.

그래서, 그리스 크레타 섬을 두 번 다녀오고부터 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그리스 섬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아마도 시끌벅적하고 정스런 느낌이 우리네와 똑 닮아 있어서 인지 모르겠다.

누군가 코로나 끝나고 유럽에서 어디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그리스의 어느 섬이라 이야기할 것 같다.



도착해서 짐 찾고
가정 먼저 해야 할 일

독일 사람들은 그리스나 스페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날 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또는 여행사를 통해서 비행기 예약과 호텔 또는 리조트 등의 숙소 예약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예약 안에는 여행지에 도착하는 날 공항에서 숙소로 데려다주고 다시 독일로 돌아가는 날 숙소에서 공항까지 바래다주는 차량 서비스까지 모두 들어 있다.

그래서 여행지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예약한 여행사를 찾는 것이다.

그 여행사 이름의 작은 창구로 가면 언제 어디서 누가 오늘 도착하는지에 대한 리스트가 나와 있고

독일 여행사 직원이던 연결 되어 있는 현지 여행사 직원이던 직원들의 안내로 각각 호텔 또는 리조트 등의 숙소로 데려다 줄 차를 배정받는다.

그래서 공항 밖 주차장에는 이렇게 호텔 또는 리조트 별로 배정되어 있는 관광버스 들과 봉고 차량들이 가득하다.


마중 나온 차들 중에...


워낙 비슷한 이름의 동네와 호텔들도 많고 운전기사님 들이 그리스 말만 하시는 분들이 많아 정신 바짝 차리고 본인 이름과 가야 할 호텔 이름을 정확히 확인하고 움직여야 엉뚱한 버스 타고 다른 호텔에 내려 망연자실할 일을 막을 수 있다.

예전에 크레타에서도 다른 호텔에 내려 더운 날 핸드 커리어 끌고 땡볕에 이동하던 가족들도 보았고 우리도 한 번은 이름 비슷한 다른 호텔에서 내릴 뻔했었다.

어쨌든 이번에는 제대로 차를 찾았는데... 진짜 쪼끄만 미니 봉고가 우리가 여행을 예약했던 여행사 이름을 창문에 커다랗게 붙인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분명,리조트급의 큰?호텔 이랬는데....


오래전 스페인 섬을 갔을 때 저런 봉고차를 타고 두 시간 도 넘게 돌고 돌아서 호텔에 도착했는데

호텔이 생각보다 방도 너무 작고 시설도 그리 쾌적하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거 이번에도 여행사에서 보았던 화보 같던 사진의 호텔 모습은 다분히 사기캐?

하며 불안했는데 막상 호텔에 도착 해 보니 방도 4인 가족이 지내기 넓은 편이었고 수영장부터 부대시설도 잘 되어 있었다.

그런데....


호텔 에서의 첫날


우리는 도착한 당일은 짐을 풀고 호텔에서 머물며 여독을 풀기로 했다.

문제는...

호텔에 도착은 아침 10시에 했는데 지금 방청소 중이라 체크인을 13시에 할 수 있다는 거다.

즉 호텔 방에 올라가서 짐 풀려면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시즌이라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고 나고 하다 보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미리 청소해 둘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하루를 꼴딱 새워 잠도 부족하고 좀 씻고 폭신한 침대에 잠깐이라도 눕고 싶은데.. 더운 날 짐 들고 갈 곳도 하릴도 없이 호텔 로비에서 3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것에 살짝 짜증이 일었다.

그러나...

사람은 작은 것에 마음이 풀리는 걸까? 아니면 내가 단순한 걸까? 객실 담당 일을 하시는 것으로 보이는 직원 아주머니께서 부지런히 오가며 로비에서 죽치고 앉아 있는 같은 시간대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얼음처럼 차갑게 해 놓은 일회용 물수건들을 가져다주셨다. 그 정스런 인사 칼리메라와 손부채를 하며 무지 더운 날이라는 것을 바디랭귀지로 전하며...

별것 아니지만 그 시원한 물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마음이 말랑 해 졌다.



그런데..

호텔 로비에서 바로 나오면 보이는 수영장을 보고는 막내는 빨리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어 안달을 했다.

그러려면 수영복으로 갈아입어야 하고 선크림도 발라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이 여행가방 안에 차곡차곡 들어 있었다.

사람들 오가는 로비가 아무리 넓어도 거기서 짐보따리를 풀어 재낄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의 막내는 체격은 청소년이었으나 나이는 어린이에 속해 있어 그 3시간을 구경만 할 수는 없었다. 왜 아니겠는가 어른인 우리도 물을 보니 놀고 싶어 졌는데...

그래서 우리는 호텔 직원분에게 가방을 잠깐 열 수 있는 공간을 부탁했다.

그렇게 우리는 호텔 로비 한구석에 있는 작은 방에서 가방을 풀어헤쳤다. 덕분에 막내는 신나게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곧장 수영장으로 달려갔고 우리는 다시 닫은 가방을 호텔에 맡겨 두고는 주변 산책을 나갔다.



그렇게  방으로 올라가기 전 3시간을 호텔 앞 바닷가도 가보고, 테니스장과 호텔 부대시설도 확인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호텔 식당의 위치도 확인하며 시간을 떼웠다.

독일에서 호텔을 예약할 때 여러 가지 서비스 옵션들을 여행경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가장 흔한 세 가지로 크게 나누어 보자면 이렇다. 1.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점심 또는 아침, 저녁을 먹는 것, Halbpension할프펜지온,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풀로 먹는 Vollpension 폴 펜지온, 그리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점심, 저녁 이외에 수영장에 달린 풀바 등에서 먹는 것과 음료수, 술, 간식, 등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된 All inclusive 올 인크루시브 이렇게 세 가지 되겠다. 그래서 각기 세 가지 색의 용도별 팔찌를 나누어 주는데 식사하러 가면 직원들이 그 팔찌로 호텔 서비스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한 투숙객 인지 확인한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여기 저기 다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침 먹고 놀러 갔다 저녁때 들어오면 차려진 밥 호텔에서 먹는 할프펜지온을 선호한다.

한 번은 스페인 말라가에서 올 인크루시브로 했다가 본전 뽑으려 어디 갔다 밥때 되면 시간 맞춰 헐레벌떡 호텔로 와야 해서 다니는데 시간 제약이 많았다.

물론,호텔에 이야기하면 점심 대신 도시락을 싸 주기도 하는데 호텔 음식이 아닌 그 동네 전통 음식도 먹어 보려면 도시락은 패스하게 된다.


그래서 보통 폴 펜지온 과 올 인크루시브는 주로 휴가 내내 대부분 호텔과 그 근처에서만 머물 사람들이 선택한다. 독일 친구들 중에는 익숙한 곳으로 매번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그중에 늘 스페인 마요르카 섬으로 휴가를 떠나는 부부가 있다. 그 친구들은 언제나 올 인크루시브를 선택한다. 호텔과 그 주변에서 놀면서 하루 종일 먹고 마시면서 그들만의 힐링을 만끽하기 때문이다. 그 힐링 이번 여름에는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못하지만 분명 코로나 끝나면 또 같은 곳 같은 방법으로 놀러를 갈 것이다.


그리스 로도스섬에서 우리의 첫날 저녁은 그리스식 음식들과 로도스 해물들이 듬뿍 들어간 뷔페가 기다리고 있었다.

남이 차려준 밥상은 무엇이든 맛나다. 그것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파아란 바다 위로 퍼지는 붉은 노을을 감상하며 먹는 것이 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게...

파란 바다에 하얀 파도가 말갛게 부서지며

와인 한잔에 빨갛게 물든 볼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로도스 에서의 아름다운 첫날이 저물어 갔다...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해야 하는 코로나 시대의 여름은 이전의 여름보다 더 덥고 쉬 지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답답한 일상으로 인한 심리적인 것도 한몫하겠지요.

베란다에서 빨래 널다 문득 떠올라 꺼내 든 해묵은 지난 사진들과 추억들이 저에겐 기대치 않은 한줄기 바람처럼 작은 위로가 되네요,.

제 글을 읽어 주시는 여러분께도 그 작은 위로와 소소한 즐거움이 잠시라도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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