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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g Oct 13. 2016

이 그림은 왜 비쌀까

지은이 / 파로시카 도시 | 옮긴이 / 김정근, 조이한

이 그림은 왜 비쌀까, 피로시카 도시 지음/김정근, 조이한 옮김 , (주)웅진씽크빅 2007년12월 28일초판발행 주소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 소크라토스에게는 명예가 걸린 일이지만, 미를리플로르에게는 단지 가격과 상대방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즐거움만이 문제가 되는 단시간의 입찰가 경쟁이 끝난 다음<모나리자>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한 소크라토스에게 낙찰되었다. 나중에 무일푼의 미를리플로르는 자신이 숭배하는 여인의 가족들에게 포도주를 대접하기 위해 소크라토스에게서 그 그림을 훔쳐다가 고물상에게 가져다준다. 고물상 주인은 그 작은 그림을 경멸적으로 쳐다본 후, 생색 내듯 그림 값으로 그의 손에 몇 프랑을 쥐여준다. 미를리플로르는 행복해하고, 그 동전으로 술값을 계산한다. 이 영화에 모든 것이 다 등장한다. 고집스럽게 독자적 가치를 주장하는 미술, 미술품 구입이 사회적 지위에 관한 문제가 되는 미술품 수집가, 미술이 아니라 가격 구조의 조작 문제에만 관심을 지닌 미술품 투기꾼 그리고 미술품의 가격을 물질적 가치에 따라서만 평가하는 속물 등등[9~10p]


- 미술은 밥벌이가 아닌 소명으로 간주되며, 화랑 운영자는 사업가가 아닌 후원자로, 수집가는 구매자가 아닌 애호가로 간주 된다.[27p]


- 상품의 가격 형성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일곱 개의 봉인이 찍힌 책과 같다. 여덟 살짜리 아이들은 물건 값이 가게 주인에 의해서 결정되며, 그 값이 물건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한다고 믿는다. 열한 살에서 열 네살짜리 아이들은 대상의 고유한 가치가 가격을 결정한다고 믿지만, 이미 여러 가지 형태의 시장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여덟 살짜리 아이들은 이익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제를 서로 분리된 여러 과정으로 이해한다. 열한 살에서 열네 살짜리 아이들은 경제가 서로 연관을 맺고 있는 체계라는 것에 대해서 나름의 생각을 발전시킨다. 대부분의 어른들도 이 체계를 단편적으로만 이해한다.[28~29p]


- 미술 시장에서는 수요 공급의 법칙과 같은 근본적 법칙들이 효력을 상실한 듯이 보인다. 어느 화랑에 걸린 어떤 그림을 구매할 사람이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아도, 가격은 모든 경제적 진단과는 반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시장 균형 법칙도 미술 시장에서는 작용되지 않는다. 주요 시장과 부차적 시장의 가격 차이는 유지되지만, 가격 차이는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는 매매차액을 얻기 위한 거래를 통해서도 해소되지 않는다.[29p]


- 다단계 방식은 도처에 있다. 속이려는 의도를 지닌 관리인과 목표를 정해놓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퍼트리는 조작자들이 없는 다단계 방식도 도처에 있다. 왜냐하면 그럴듯한 이야기는 모든 시장에서 유통되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갖가지 이야기에 의해서 움직이는 미술 시장도 마찬가지다. 화랑 운영자들은 어떻게 수집가가 미술 작품들을 사고팔아서 10년 새에 투자액을 10배로 늘렸는지를 이야기한다. 신문 문예 담당 기자는 경매 신기록에 대해 보도하고, 미술 잡지는 미술 시장에 처음 뛰어든 사람에게 중요한 정보를 주며, 온라인 정보 제공 회사들은 예술 투자에 관련된 12개의 황금률을 선언하며, 미술 지표는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가격 동향을 알린다. [50p]


- 하지만 제작비가 많이 들 경우에 미술이 더 나아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미술이 더 비싸지리라는 데 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57p]


- 예쁘게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완벽한 코만으로는 예뻐 보이지 않으며 그만큼 더 가혹하게 얼굴의 나머지 부분이 지닌 불완전함으로 시선이 향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성형외과의 단골 고객이 된다. 온전하던 기존의 것에 일단 개입하게 되면 계속 개입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사고는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소비와 마찬가지로 수집도 끝이 없는 이야기다. 충족된 욕망은 새로운 소망을 불어일으키기 때문이다. 완전함을 바라는 충동을 결코 끝나지 않으며, 그것을 충족시키는 행동이란 결국에는 허구로 남는다.[80p]


- 미술은 손에 넣기 위해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영토이다. 그 안에서 단지 개인적 선호나 사회적 지위 문제, 그리고 재정적 이익만이 서로 충돌하는 것만은 아니다. 예술은 일종의 정치적 행위이다. 왜냐하면 예술에서는 항상 동일한 질문이 핵심적 주제가 되기 때문이다. 누가 예술에 돈을 대는가? 누가 예술을 정의하는가? 누가 예술에서 이득을 얻는가? 바로 이런 문제들이 그것이다. 이 질문은 권력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예술은 종종 권력자라는 늑대 떼가 자기 정체를 감추기 위해서 뒤집어쓰는 양가죽이다. [122-123p]


- 파리의 화랑 운영자 에마뉘엘 페로탱Emmanuel Perrotin이 지금까지 가장 일관되게 이 같은 발전을 마지막 단계까지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돌보고 있는 일본 미술가 아오시마 치호, 다카노 아야와 미스터는 물론, 역시 그가 돌보고 있는 초박막 재료 미술가 Superflat Kunstler 무라카미 다카시의 제자들이 완성한 전시회의 재정부담을 떠맡으면서 리옹의 현대 미술관에 제공했으며 미술관을 자기 화랑의 전시실로 만들어버렸다. 전시회를 알리는 미술관의 웹사이트에는 그 화랑의 주소가 연결되어 있었다. 미술관은 전시된 납작한 물건에 '박물관에 전시될 만한 작품'이라는 품질 보증 표시를 찍어주었다. 그와 같은 미술관이 아직도 미술에 대한 독자적 시각을 매개해주는 것일까, 아니면 이 미술관들은 이미 부유한 개인 수집가와 영향력이 큰 화상, 다국적 회사의 목표와 풀 수 없을 정도로 엉켜 있는 것일까?[126~127p]


-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미술의 작품의 가치는 환금성이 보장되어야만 비로소 인정된다. [133p]


- 비평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더 확실한 방법은 모든 새로운 것을 팔 벌려 환영하는 것이다. 미술에서 구속력이 있는 가치 척도의 해체 - 이는 역사적으로 보면 그 수백 년간 계속된 해방 과정의 결과였다 - 와 더불어 미술 비평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더 이상 확고한 가치 판단이 아니다. 그보다 비평은 오히려 동맹을 맺은 큐레이터, 비평가와 수집가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하나의 예술 방향을 성공시키려는 화랑 운영자들과 화상들의 노력에 반대하는 다소 위험한 내기가 되었다. 예술에 대한 정의를 둘러싸고 벌어진 싸움에서 화랑 운영자들과 화상들이 승리했다. 작품의 질을 묻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더 그들의 손에 놓이게 되었다.[136~137p]


- 독일 미술은 국내 시장이 아니라 국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마르틴 에더Martin Eder는 라이프치히에서가 아닌 마이애미에서 작품을 팔았다. 전 세계적인 시장이 지닌 의미가 확대되었으며 그와 더불어 정보 매체인 인터넷을 전 세계적으로 이용하게 된 것이 그런 현상의 원인이 되었다. 인터넷의 유효 거리가 거대화랑의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그로써 소수의 승자에 대한 집중화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수요를 촉진시킨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미술품은 많아야 생산되는 미술품의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축소되는 국내 수요라는, 침몰 중인 배에 남아 있다.[152p]


- 유행 상품의 상표가 비싼 고급품이 아닌 티셔츠나 선글라스와 같은 값싼 대량 상품으로 주요 매출을 올리는 것과 비슷하게, 국제적으로 유명한 미술가들은 매출액의 대부분을 값싼 보금품으로 달성한다. 이들은 원본의 아우라를 엷게 타서 시장에 내놓고, 예술의 위대함이라는 신화에 참여하려는 광범위한 고객층의 소망을 채워준다. [155p]


- 같은 작품이 어떻게 화랑과 경매장에서 서로 다른 가격으로 팔리게 되는 걸까? 수요가 증가할 때에도 왜 화랑에서는 가격이 오르지 안을까? 작품을 사려는 구매자가 없는데도 왜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것일까? 달리 질문해보자면, 화랑 운영자가 두 작품의 질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데도 왜 한 미술가의 같은 크기의 그림은 동일한 가격일까? 어떤 미술 작품의 가격이 공급과 수요의 표현도 아니고 그 질의 표현도 아니라면, 가격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중략- 화랑과 경매 회사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차이점은 화랑이 예술가들을 대변하는 반면에, 경매 회사는 미술 작품을 상품화 한다는 사실에서부터 시작된다. 화랑은 한 미술가의 작품을 문화적 자산으로 다루며, 그 자산의 지위는 장기간에 걸친 가치 창조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반대로 경매 회사는 작품을 수요와 공급의 순간적 총합에 굴복하는 상품으로 판매한다. 화랑은 특정한 미술가들을 위해서 애를 쓰지만, 경매 회사는 미술 작품의 요동치는 질과 구입자의 변화하는 특별한 관심에 부응한다. 그 결과 화랑에서 정한 가격은 한 예술가가 지닌 위치의 가치를 반영하지만, 반대로 경매가는 미술 작품이 시장에서 수용되는 정도를 반영한다. 화랑에서 늘어난 수요가 대기자 명단에 기록되고, 작품은 중요한 수집가에게 전달된다. 경매에서는 가격구조가 결정을 한다.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화랑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이 중요하지만, 경매장에서는 재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화랑과 경매 회사는 이중적인 경쟁, 즉 구입자의 돈을 얻기 위한 경쟁과 어떤 것이 예술품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를 결정할 수 잇는 결정권을 얻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왜냐하면 미술 시장은 분배 구조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술 시장은 어떻게 미술이 관찰되어야 하고 평가되어야만 하는가를 두고 싸움이 벌어지는 결투장이기도 하다.[157~158p]


- 신문 머릿 기사를 만들고 성공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미술의 내용이 아니라, 가격이기 때문이다.[163p]


- 한 미술 작품의 가격이 얼마가 될지를 결정하는 건 최다의 투표용지가 아니라, 가장 높은 금액이다. 그리고 이것은 종종 가장 개인적인 결정이다. 잠재적인 구매자는 종종 몇 사람에 불과하다. 게다가 경매장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로 간주된다. 작품가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은 엄청나게 넓다. 경매 회사가 이 회색 지대를 이용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177p]


- 영웅의 모습은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한다. 그 모습은 중세에는 순교자와 성인의 형상 속에서 기독교적 특성을 취하게 되었고, 르네상스 시기에는 미술가의 형상 속에서 인무주의적으로 영감을 받은 삶으로 깨어났다. 르네상스 이후로 보편적 지식인이라는 미술가의 모습은 낭만주의의 타고난 천재를 거쳐서 현재의 대중 매체에 적합한 팝스타로 변해왔다. 거기서 변하지 않은 핵심은 창조적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창조적 인물은 서구 문화의 중심이 되는 이상을 구현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그의 생산물이 서구 문화권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상품에 속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202p]


- 역사학자들은 후원에서 시장으로의 이행을 종종 해방으로 묘사했다. 예술이 봉건적인 후원에서 해방된 것이 자본주의적인 시장의 발전과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맞는 말이다. 시장을 통해서 미술가는 자신의 창조적 업적을 정신적인 재산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게 되었다. 미술가이자 수공업자인 사람이 후원자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았고 후원자의 소원에 굴복해야만 했다는 사실도 맞는 말이다. 
시장에서 미술가와 구매자는 같은 눈높이에서 만난다. 후원 제도나 아카데미 제도와는 대조적으로 시장은 미술가들에게 지배적인 예술의 관습에 어긋나는 생각으로 고객에게 호소하는 것을 허용했다. 하지만 시장 체계가 지닌 자유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술가가 자신의 예술로 밥벌이를 하려면, 적어도 관객과 비평가의 일부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작업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18세기 이후에 예술에서 주요한 동기가 된 독립성을 미술가가 고수하려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새롭게 시장에 의존하게 된 상태에 대한 반작용이다. [211p]


- 그는 미술가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정도가 더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부분의 미술가들에게 중요한 것은 금전적인 이익이 아니라, 그들이 예술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끄집어내는 심리적 이익이다. 창조를 하는 인물들의 개인사를 조사했던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미하이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이러한 경험을 나타내기 위해서 '몰입flow'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몰입'은 대부분의 미술가들을 창조적이지만 이익이 생겨나지 않는 데로 이끈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의 생존의 곡예사의 행위와 같다. 그들의 재주는 적어도 4개의 공 가운데 3개를 공중에 띄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때에만 성공할 수 있다.[219p]


- 미술가가 되겠다는 결정에서 여러 가지 신화들이 한 가지 역할을 한다. 모든 신화들은 미술 시장의 진정한 선택 체계에 대해서 속이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 신화는 미술에서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재능이라는 것이다. 이 신화는 다른 요소들이 오히려 더 결정적이며, 모자라는 재능을 보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두 번째 신화는 모든 사람이 미술에서는 동일한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 신화는 경제적 혹은 문화적 자본, 금전적 혹은 사회적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미술에서도 유리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성공한 미술가들이 좋은 환경 출신이며 소수만이 가난한 계층 출신이라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는 선생님의 아들이고, 존 암리더John Armleder는 호텔 경영자 가문 출신이다. 장 미셸 바스키아처럼 하층의 영웅으로 추정되는 화가들도 중산층 가정 출신이다. 
세 번째, 재능은 미술가의 직업 활동에서 늦게라도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신화는 가장 가망이 없는 경우에도 위대한 성공이 가능하고 그것으로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비현실적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 보인다. 오늘날 한 미술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7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뮌헨 미술관 관장인 크리스 데르콘Chris Dercon이 말한다. 미술 시장에서 작품 제공자는 늘어났고, 경쟁은 심화되었으며, 상품의 주기는 더 짧아졌다. 한 미술가가 미술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의 창은 한정되어 있다. 명백한 진입 통제, 선별 절차, 학위와 인적 연결망을 지는 다른 직업 분야에서라면 그 같은 잘못된 평가는 즉시 시정될 것이다. 그러나 미술 체계의 비공식적인 장벽은 즉각적으로 눈에 띠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미술가는 미술 시장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경우에도 여전히 미술가 일 수 있다.
미술가들의 범람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미술로 들어가는 진입장벽은 낮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이상화된 그 직업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래서 어떤 미술가는 공모에서 그림 그리는 이사회 임원의 여자 친구 혹은 아마추어 솜씨를 지닌 미술관 관장의 부인과 경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다른 직업에서라면 이런 만남은 생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사회적 지위를 얻고 돈을 벌 수 있는 좀 더 좁은 시장은 엄격하게 감시되고 고도로 전문적으로 운영된다. [222~223p]


- 제공자가 수입의 가장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시장을 표시하기 위해서 '승자 독식 시장'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런 시장에 해당하는 것이 프로 스포츠, 영화 산업과 음악 분야다. 보통 시장에서 수입은 절대적으로 능력에 의존하는 반면에, 승자 독식 시장에서는 수입이 상대적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프랭크와 쿡은 슈테피 그라프를 예로 들어 언급한다. 세계 1위인 모니카 셀레스가 테니스에서 은퇴하고 슈테피 그라프가 일인자가 되었을 때, 그녀의 수입은 수개월 만에 두배가 되었다. 그녀의 능력은 완전히 똑같은 상태였다.그녀가 이전보다 더 휼륭하게 경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자면 그녀의 능력은 나아졌다. 그녀는 2위 선수에서 가장 훌륭한 테니스 선수가 되었다. 작은 능력차이가 큰 수입 차이로 이어졌다. 경쟁자보다 100분의 1초 더 빨리 달린 육상 선수는 경기에서 이기고 상금을 타고 광고 계약을 한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패자는 놀라운 능력에도 불구하고 빈손으로 돌아간다.[226p]


- 다른 원인은 적은 추가 비용으로 재능의 산물을 복제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일단 원고가 작성되고 음악회가 녹음되거나 영화가 촬영되면, 그것들은 큰 투자 없이도 원할 때마다 복제될 수 있게 되었다. 작가, 음악가, 혹은 배우들은 관객이 20명이든 백만 명이든 상관없이 쓰고, 연주하고, 연기하는 데 동일한 수고를 들인다. 재능 면에서 약간의 우세함이 매체의 조정기를 거쳐서 엄청난 수입의 이익으로 강화된다.[227p]


- 한 미술가가 미술 시장에서 자리를 잡도록 투자를 하고 그의 작품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화랑 운영자는 새로운 금전적 위험(초기 비용)을 의미하는 무명의 미술가보다는 그에게 우선권을 줄 것이다. 초기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화랑 운영자는 같은 미술가를 돌보는 다른 화랑 운영자들과 협력을 할 것이다.(협력 효과) 그의 시각적 언어를 배운 비평가, 큐레이터와 수집가는 앞으로 성공할지의 여부가 불확실한 다른 미술가의 암호 기호를 배우는 대신에 계속 그 미술가에게 관심을 쏟을 것이다(학습 효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미술가의 성공은 계속 가치가 증가하고 더 높은 지위를 획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연결되어 있는 또 다른 상승에 대한 수집가의 믿음을 강화시켜준다(기대에 대한 적응). 게대가 현대 미술가들의 질에 대한 확실함이 존재하지 않고 거래 비용이 높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한번 내려진 선택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228p]
- 실제로 그 그림의 이력은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성공한 역사이다. 바사리는<모나리자>를 칭송했고, 라파엘은 그 그림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는 그것을 샀다.<모나리자>는 19세기 후반에 와서야 진짜 명성을 얻게 되었다. 1750년 10월 뤽상부르 궁전에 있던 왕의 수집품 중에서 가장 좋은 110점이 특권을 가진 소수에게 공개되었을 때<모나리자>는 그 선별품에 포함되지 않았다. 백 년 후에도<모나리자>는 르네상스의 위대한 걸작품들 중에서 비중이 떨어지는 작품에 속했다. 루브르 미술관 공식 카탈로그에서 당시 재고 번호 300번이었던 그 그림의 시장 가격은 9만 프랑이었다. 그것은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 파리의 좋은 위치에 있던 중간 정도의 건물이 당시에 5만프랑이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의 다른 그림 (<동굴의 마돈나>15만 프랑), 티치아노의 그림(<에마우스의 제자들>15만 프랑)과 라파엘의 그림(<아름다운 정원사 아가씨>40만 프랑,<성가족>60만 프랑)과 비교하면 적은 금액이었다. [267~268p]


- 가장 비싼 이유를 나타내는 말은 '세상에서 유일하다unique au monde'라는 말이다. 진정한 미술은 유일하고 되풀이 될 수 없다. 그것이 다른 욕망의 대상에 비해서 상품으로서의 미술이 더 높은 가격을 이루는 이유이다.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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