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정동암
미디어아트 디지털의 유혹 /정동암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소재/ 2007.9.7일 초판인쇄
- "예술사에서 특정 장르의 가장 뛰어난 작품을 창조해 내는 예술가는 그 장르를 발명해 낸 세대가 아니라 그 장르와 함께 성장한 첫 세대에서 나온다."
앨런 케이(A. Kay)
[책서문]
- 오늘날 컴퓨터가 양산하여 넘치는 지식과 정보는 어떤가? 전파의 과정을 보면 속도와 물리적 경계와 거리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수용의 과정을 보면 디지털 미디어는 인류가 접하지 못한 감각적 능동적 경험을 하게 한다. 혁명적인 수단과 새로운 경험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에 근본적인 변혁이 되었다.[35p]
- 디지털 이미지는 전원의 on/off 스위치에 의해 어느 순간 모두 사라질 수 있는 일시적인 빛의 자극이다.
21세기 디지털처럼 조직화된 찰나와 같은 우리의 삶은 디지털 픽셀과 같이 짧은 생명력의 존재로 보이지 않는가? 도시인의 삶은 감각적이고 불안정해 보인다. 지나치게 화려해서 현실 같지 않은 연극이나 유행하는 게임의 시뮬레이션과 같다는 상상을 현대인들은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전자적 이미지는 색의 자극을 담은 일루전의 정보일 뿐 물리적으로 어떠한 실체도 아니다. 그래서 픽셀의 흐르는 전기적 정보 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이미지의 허상, 그 진실을 우리 삶의 의미 위에 중첩시키는 것이 지나친 비약일까?
그는 디지털 픽셀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매우 짧은 순간의 전자 이미지의 일생을 장례식의 죽음으로 치환하려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의 메세지는 그냥 가볍게 스쳐 지나가지 않는데, 현대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면서 컴퓨터의 전자적 의미에 대한 일화처럼 보인다.
" 이것이 어떠한 한 세계의 탄생인가 아니면 종말인가? 이것은 우리의 온전한 주체성이 될 수 있는가, 아니면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반영일 뿐인가?"[66~67p]
- 3차원 스캐닝
3차원 스캐너는 물체를 입체적으로 촬영한다. 촬영한 이미지는 가상의 3차원 물체의 입체적인 데이터로 저장된다. 컴퓨터는 이것을 이미지화하기 위해 평면적으로 재구성하게 된다. 3차원 스캐너는 사진처럼 물체를 촬영하여 공간상의 3차원 형상을 컴퓨터로 얻는다. 스캐너는 카메라(CCD), 광원(레이저), 기타 하드웨어를 사용해 촬영하는데 촬영하는 모든 색은 빛에 대한 반사율이 다르게 발생하는 것을 활용하게 된다. 반사된 빛의 양을 가지고 정보를 분석하여 물체의 3차원 포인트(X,Y,Z)와 컬러(Red,Green,Blue) 정보를 측정해 낸다. 이 과정을 거쳐 얻어낸 정보는 포인터와 메시(mesh)로 3ㅊ파원 모델을 구성하여 컴퓨터에서 모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76p]
-프랙털(fractal)과 그래픽 알고리즘
-중량 - 한마디로 유한한 면적 내에 무한한 길이가 포함돼 있는 것이다. 여기서 프랙털 차원의 흥미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다. 면적은 2차원이고 길이는 1차원이랄 수 있다.무한한 길이(매번 3분의 4배씩 증가)이기 때문에 1차원은 넘어선 것이고 유한한 공간이기 때문에 2차원을 넘어서지는 못하는 1,2618이란 차원이 가능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즉 가장 작은 부분은 전체를 닮는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의 수학적 이론이 프랙털이라 할 수 있다. 프랙털 그래픽은 수학적 소수 단위 차원의 형상을 자기 유사성의 형상으로 표현한다.[97p]
- 액션페인팅은 완성된 작품보다 예술행위와 그 제작 과정이 작품 구성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행위를 통해 작품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였다.[100p]
- '우든 미러(Wooden mirror)'는 물질로 이루어진 오리지널이다. 복제될 수 없고 정교한 기계장치를 왜곡하는 변종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전자 미디어 시대, 복제 이미지들에 의해 실물은 위협을 받았다. 우리가 접하는 원래의 이미지는 이미 원본의 변종이며 복사된 것이라 할 때 이 작품은 얼마나 견고한 오브제인가. 그러나 작가는 거울을 통해 우리 시대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거울은 세계를 대변하기 위해 움직이는 이미지를 반영하는 미디어다. 그 앞에 존재하는 대상에 따라 이미지는 다르고, 거울은 그것을 대변한다. 결정된 메세지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우든 미러(Wooden mirror)'는 그래서 전자적 미디엄처럼 정보는 전달하는 충실한 매개체가 된다.[127p]
- 나무는 실루엣의 단색 이미지만을 그린다. 명암을 통해 입체적인 물체를 묘사하는 일반적이고 사실적인 그림은 물체의 두께와 공간적 깊이를 그리므로 공간이 구체적이다. 실루엣은 평면적으로 깊이를 표현하지 않아 물체의 두께와 깊이를 알 수 없다. 두께와 깊을를 볼 수 없는 실루엣으로 그린 이 숲은 그래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146~147p]
- 몽타주 편집은 영상 흐름 전후의 두 개의 영상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이 아니고 두가지 이미지가 만나는 과정에서의 충돌과 전환을 통해 촬영된 그림에 나타나지 않은 새로운 것을 지각하게 한다.[163p]
- 본질적으로 문자는 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어느 특정한 캐릭터에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다. 일테면'개'라고 하면 일반적인 개를 지칭하지 특정한 색이나 크기의 개를 지칭하지 않는다. 즉 본질적인 개의 속성을 표시하는 기호(sign)로서 그 문자 모음은 어떤 대상의 본질과 속성을 나타낼 뿐이다.
그러나 중공업의 문자는 애니메이션 영화와 만화 그림이 움직여 한 편의 드라마를 펼치는 것처럼 문자(sign)는 캐릭터가 되었다.[174p]
- 즉 예술은 대상을 지시하는 것이지 그것 자체를 추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간접적인 감상의 방법으로 예술을 경험하였다.
가상현실은 그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고 현실은 이 감각으로 대체한다. 미디어의 가상성과 쌍방향성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미디어의 가상성은 인간을 재현된 가상세계 내의 존재가 되도록 하였다. 재현 대상이 나의 밖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재현 안에 존재하는 나를 만듦으로써 감상의 거리를 두지 않게 된 것이다.[224p]
- 게임은 본질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를 만지고 사용하는 것이다. 게임이 '테트리스'나 '슈퍼마리오'같이 단순한 그래픽과 내용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강하게 몰입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랙티브는 콘텐츠의 흡인력이다. 그 흡인력은 기술적으로 시각적인 환경이나 청각적인 환경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과 함께 진행된다.[228p]
- "북이 있고 채가 있으면 누구나 두드리겠죠. 본능적으로."[237p]
- 플레이어가 이 게임을 그만두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게임의 중간에 플레이를 멈추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생사고락을 같이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레온을 적지에 남겨두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게임은 문학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게임은 더 주관적이고 더 경험적일 뿐이다. 플레이어는 작품안에 직접 뛰어 들어가 실질적으로 그것을 체험하는 것이다.[25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