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미디어버스, 디자인 / 양지은
디자인이 태도가 될 때
초판 : 2017년 4월 15일
편집 : 미디어버스
디자인 : 양지은
프로파간다(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7길 61-6)
www.graphicmag.co.kr
<도구를 대하는 태도>
인터뷰 : 앤드루 블라우벨트
- 역사적으로 보면, 인터넷이 처음 생겼을 대 인터넷 사이트를 디자인하거나 제작하는 업무를 맡을 사람들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니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코드를 쓰고 있었지만, 얼마간 웹 디자이너라는 역할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너도나도 웹사이트를 필요로 하게 되자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웹 디자이너가 같은 직종들이 생겨났다.
웹 전문가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던 흥미로운 시기가 잠깐 있었다. 웹 디자이너도, 사운드 디자이너도, 애니메이터도, UX나 UI같은 개념도 없었던 때다. 한 사람이 다양한 직무를 모두 소화해야 했던 점에서 이때의 상황은 20세기 초의 디자인과 꼭 닮았다. 당시 디자이너는 어느 순간 식자공이 됐다가, 바로 다음에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곤 했다. 그 덕분에 많은 실험을 할 수 있었으며 큰 자유를 누렸다. 그러다 할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디자인 산업에 변화가 생기고, 효율이 우선시 되기 시작한다. 분업의 시작이다. 역사의 어떤 시기에는 여러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 요구되는 한편, 다른 시기에는 좁은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웹의 경우 이제 아키텍쳐 설계만 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인터렉션이나 UX, UI만 담당하는 사람들이 또 따로 생겼다. 그리고 그래픽 디자이너는 페이지 레이아웃 작업만 한다. 이런 식으로 여러 사람이 각기 다른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지만, 그게 사업상 더 효율적이라는 통념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19~20p]
- '혁신'을 대신해 '창의력'이 새로운 유행 키워드 또는 '성배'가 됐다는 말조차 이제는 식상해졌다. 그럼에도 청의력이 대체 뭘 의미하는지 규정하기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그 속에서 자체적으로 창의력을 끄집어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컴퓨테이션도 예외가 아닐 것이며, '크리에이티브 코딩'(프로그래밍 아트)이라는 것이 이미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 나는 엔지니어가 아니지만, 엔지니어링은 보통 과학의 영역 안에서 작동하는 인상을 준다. 다시 말해 법칙과 우너리를 따르고, 일정한 가정과 대합의가 존재한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코딩을 논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것은 애초에 일반적인 프로그래밍과 목적도 다르고, 결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코드 작성 방식 또한 효율을 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한 맥락에서는 오히려 흥미로울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가장 빠르게 찾아내는 방법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마 묘안이 되지 못할 것이다. [22p]
<종이책은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공간>
인터뷰 : 람 & 키르히
- 오늘날의 출판 환경에서는 책의 물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독자는 다른 방식, 다른 감각을 통해 책에 담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텍스트 안에 들어 있는 정보만 받아들이면 되는 책, 예컨대 소설은 전자책 단말기로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이미지의 가독성은 문제가 되는데, 디지털 기술의 한계 내에서 이미지가 가진 가치를 제대로 재현해 내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종이책의 물리적인 속성들, 가령 손 안에서 책이 움직이는 방식, 책의 소리, 책의 냄새, 페티시즘과도 결부되는 책이라는 오브젝트 자체 같은 것들은 디지털 출판이 지닌 가능성과는 전혀 무관하다. 방대한 양의 전자책을 소장하고 그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을 우리는 실제로 본 적이 없다. 전자책은 정보의 유통에 초점을 맞추며, 종이책과는 개념 자체가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 [43~46p]
- 디지털 출판은 아날로그 출판과는 작동의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출판 분야에도 고유의 특성이 존재한다. 휴대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무거운 짐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많은 책들을 한꺼번에 들고 다니며 어디서든 꺼내 볼 수 있다. 또한 바이너리 코드로 이루어진 이 '사물'은 종이책과 본질적으로 다른 무언가로 이해돼야만 한다. [50p]
<책 외형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뷰 : 앤디 프레스먼
- Q. 각 권의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은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
디자인을 하기 전에 책을 다 읽진 않는다. 그럴 시간이 없다. 한꺼번에 12권의 표지를 내놓아야 하는데, 어떤 텍스트는 밀도가 매우 높아서 빠른 시간 내에 읽기가 힘들다. 그래서 보통은 일부만 읽거나, 해당 책에 관한 기사나 서평 정도만 읽는다. 그런 식으로 책의 내용과 맥락에 대해 대략 파악한 다음 펜을 들고 종이에 스케치를 한다.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이 곧바로 나오 ㄹ때도 있다. 그러면 그걸로 결정하면 되지만, 때로는 한참을 끙끙대기도 한다. -중략-
대개는 상징적인 낙서 같은 그림들로 스케치북 두세 장 정도를 채우고 나면 답이 나온다. 또 하나의 비결이라면 스케치를 아주 작게 하는 것이다. 비교적 단순한 아이디어로 이루어지는 그림들이라 되도록 조그맣게 그려 보는 게 효과적인 때가 많다. 그렇게 해서 마음에 드는 스케치가 나오고 나면, 인디자인으로 다시 그린다.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디자인을 쓰는 이유는 조금씩 수정해서 다양한 버전을 만들어 보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57~59p]
- 또 한 가지 흥미로운 변화는, 예전에는 책이 서점에 진열되는 것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온라인에서 어떻게 보일지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즉, 작게 축소된 섬네일 이미지로 봤을 때 어떨지를 염두에 두면서 표지를 디자인한다. 오늘날 온라인은 엄연히 책이 존재하는 공간이며, 따라서 책을 디자인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맨 처음 우리가 디자인한 래디컬 싱커스의 표지들은 선이 너무 가늘어서 섬네일 이미지를 만들어 온라인에 올리면 알아보기가 힘들었고, 이것은 문제가 됐다. 그래서 화면을 통해 작은 크기로 봐도 잘 보이게끔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글자를 좀 더 키웠고, 이제 막 작업이 끝난 최신 세트에서는 일러스트의 선도 좀 더 굵게 바꾸었다. [61p]
- 책은 읽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디자인이 그 과정에 끼어드는 한 순간이 있으니 바로 표지를 마주하는 순간이다. 지금 내가 말하는 건 디자인이나 예술 도석 아니라 텍스트 위주의 전통적인 책이다. 그런 책의 표지는 당신이 독서를 하는 동안 내내 곁에 머무른다. 책을 읽다가 덮었을 때 마주하게 되는 건 표지다. 따라서 당신은 책을다 읽을 때까지 몇 번이고 표지를 다시 보게 된다. 좋은 표지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디자인된다. [75p]
<뉘앙스를 위하여>
인터뷰 : 잉고 오퍼만스
- Q. 오늘날의 북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
'새로운 진지함'이 아마 내가 최근 한동안 북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관찰한 흐름을 설명하기에 좋은 표현일 것이다. 21세기 전환기를 전후로 수년 동안은 쾌락적이고 반어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장난기 넘치는 온갖 스타일이 난무했다. 디지털 미디어와 제작물의 유동성에 대한 탈기계적 열망이 디자이너들을 사로잡았던 그 시기가 지나가자, 간명함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이제 디자이너들은 의심을 깔고 그래픽적 수단을 다룬다. 그러나 결과물의 형식적 측면에 관해서라면 무엇이 대세라고 말하기 어려운데, 오늘날의 북디자인은 역동적일 수도 있고 복잡할 수도, 거칠 수도, 단순할 수도 있으며 우아할 수도 있다. 또한 기성의 잡지나 책 디자인에 영향을 받은 것들도 있다. 모더니즘에서 영감을 얻을 수도 있고, 고전적인 아이디어를 참고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요컨대 동시대 스타일이라 할 만한 어떤 뚜렷한 경향을 최근의 북 디자인에선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디자인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은 있다. 바로 그래픽 커뮤니케이션이 지닌 불완전성, 충돌, 왜곡, 모호성을 포용하고 적시하는 자기반성적인 태도다. 협업과 겸손의 미덕이 중시되는 경향도 이 같은 회의적 접근 방식에 근거하는 현상이다. 이를 시각적 실례를 통해 입증하기는 다소 어렵겠지만, 최근의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모더니즘적) '개념'이 힘을 얻고 있으며, 내용과 형식 모두 비범한 독창성에서 나온다기보다 맥락적 상호 작용에 밀접히 결부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개념적이고 생성적인 접근법, 즉 디자인 과정에만 치중해 완성도 있고 정교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는 신경을 쓰지 않는 작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다. 일부러 택한 전략이겠지만 어떤 경우는 너무 이론적이라는 느낌이 들고, 어떤 경우는 아무런 공감도 이끌어 내지 못하는 듯하다. 물론 상대성과 애매성으로 점철되는 과도기에는 형식의 정밀함을 추구하는 것이 순진해 보일 수도 있는데, 확실성에 저항하고자 하는 태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공들여 만들어 내려는 노력은 곧 집중의 과정으로 이어지고, 그런 집중의 과정이야말로 시적인 힘을 쌓기 위한 토대가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83~86p]
- 책은 점점 일종의 의식과 관련된 오브젝트가 돼 가고 있는데, 이 오브젝트는 기능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상징적 효과도 발휘하기 때문에 자신감 충족에 기여한다. 이는 곧 책을 만드는 일이 원래의 역할로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교하게 작성된 가치있는 정보를 보존하고 알리는 역할, 꼼꼼하고 반복적인 독서의 경험을 이끌어 내는 역할로.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이 추상적이고 유동적이며 경계와 형체가 없는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 종이책처럼 인간의 사고를 압축해 담고 있는 물리적 사물은 반대편에서 균형을 잡아주며 우리의 일상적 소통 문화를 윤택하게 해 주는 수단이 된다. [86~87p]
- Q. 오늘날의 북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
여느 디자인 분야와 마찬가지로 북 디자인에서도 촉각적 특질과 만듦새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향이 보인다. 세상이 점점 디지털화되면서 물리적인 책은 욕망의 대상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꼭 가지고 싶은 책이 되려면 촉감과 소재, 제본 방식 따위가 독특해야 하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일러스트레이션이 급부상한 것도 주목할 만한데, 이 역시 그런 트렌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96p]
- 읽는다는 행위는 민주적인 가치로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전자책은 아직 개발자들이 주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가독성이 크게 떨어진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달하면 그때는 전자책 분야에서도 북 디자이너들이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98p]
<이합집산: 그래픽 모듈로서의 엑스트라 스몰(XS) 스튜디오 2015>
글 : 전가경(디자인 저술가)
- 90년대까지 가상화된 세계화 속에서 디자이너들에게 국가라는 테두리는 디자인을 보호해 주는 장치였다.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한들, 국내에서만 통하면 문제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문화 그리고 다국어 타이포그래피의 시대이다.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독창성을 내세워 디자인 한류를 어젠다로 상정한다면 전력은 실패한다. 몇 안되는 앞으로의 기술적 디자인 전략이라면 다국어 타이포그래피이다. 하나의 언어가 아닌, 다국어에 능통해야 한다. 이것이 딜레마이다. 기회가 있는 만큼 헤쳐 나가야 할 겹겹의 충들은 더 두터워졌다. 게다가 시장이 좁아지는 구미 디자이너들에게 아시아는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그들은 앞으로 더 세게 이곳의 디자인 문을 두드릴 것이다. 무대는 넓어졌지만 치열해졌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엑스스몰 스튜디오는 1990년대, 더 정확하게는 1988년 이후 한국의 신세대 문화와 동전의 양면 관계를 이룬다. 당시 한국의 청년들은 멀리서 오는 거친 파도를 기다렸다는 듯이 서핑했다. 파도가 한창 절정에 달했을 때 그곳에서 서핑을 하고, 미국의 문물을 적극 받아들이며 대서양 너머의 지구촌 세계를 전망하거나 수용했다. 그래픽 디자인도 예외일 순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춘기적 전망을 하기엔 현실이 메마르다. 서핑을 흥겹게 탔던 1990년대는 저물었고, 파도가 지나간 해변가엔 온갖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다. 파도 아래 현실이 지금 마주한 현실의 2015가 되었다.
엑스스몰 스튜디오들은 한국 현 그래픽 커뮤니티의 최소단위 모듈이다. 한 명 혹은 많아야 4-5명에 불과하다. 이 모듈들은 현재 한국 그래픽 디자인 커뮤니티의 질감과 형태를 구성해 나간다. 이들이 어떻게 이합집산을 하는가에 다라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질감과 형태는 다양한 변조를 해 나갈 것이다. 그 안에서 디자인 행위 또한 그간 통용되어 왔던 '그래픽 디자인' 혹은 '시각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탈주하거나 인접 분야의 행위모델을 그래픽 분과로 끌어들인다. 하나로 수렴될 수 없는 다종다양한 운동들은 궁극엔 오늘의 그래픽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조립 부품들이다. 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인 조립 부품들이 많을수록 변주는 다양해진다. 그것은 레고 블록처럼 평등한 모듈의 세계이다. 필요한 것은 이 모듈의 내공이다. 레고블록만큼이나 그 자체로서 단단한 체력과 매력이 필요하다. 내공은, 근력을 바탕으로 한 체력이자 공허한 미래를 앞에 두고 버틸 수 있는 인내이다. [109~111p]
<예술 출판의 경제는 밝다>
인터뷰 : 캐롤라인 슈나이더(스틴버그 프레스, 베를린)
- 개인적으로 나는 종이책에 대한 애착이 크다. 책장을 넘기는 행위, 책의 냄새와 무게, 종이의 촉감 등 전자책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물리적 책의 면면을 좋아한다. 그러나 텍스트 위주의 책은 전자책이 미래를 지배하리라는 데도 동의한다. 우리도 곧 전자책을 출시할 계획인데, 절판됐거나 찾는 사람이 많은 책 가운데 이미지가 적고 텍스트가 많은 책이 주로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전자책은 보다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는 동시에 다량의 귀중한 자료를 보관할 수 있는 멋진 수단임에 틀림없다. [166p]
<핵심 드러내기>
인터뷰 : 한스 흐레먼(Fw:Books, 암스테르담)
- 그러나 이건 공식적인 답변이고, 나는 돈 문제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돈이란 건 얼마가 있어도 충분하지 않은 법이다. 가령 예산이 5000유로이면, 1000유로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금액이 커질수록 욕심도 더 커진다. 적은 예산으로 만든 출판물들이 가장 효율적이고 아름답다. 예산이 극히 제한돼 있으면 꼭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다 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심만을 드러내기가 오히려 더 수월하다. [174~178p]
- 이제는 누구나 책을 만들지만 정작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만 해도 그렇다. 예전에는 친구가 책을 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당연하게 구입을 했으나, 더 이상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요즘은 누군가 책을 만들고 있다는 내용의 메일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온다. 그 책들을 다 사려면 투잡을 뛰어야 할 판이다. 우리가 규모를 비교적 작게 유지하면서 처천히 책을 내기로 한 이유도 그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유행을 타지 않는 책, 어느 정도 꾸준히 팔릴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한다. 훌륭한 책을 위한 자리와 훌륭한 책을 찾는 독자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178p]
<우리는 외부를 향해야 한다>
대담 : 실라 르브랑 드 브레트빌, 마이클 록
- 찰리는 "기능과 퍼포먼스는 같은 것인가?"라고 물었고 렘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다. 기능은 따분하다. 반면 퍼포먼스는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 어떤 종류의 장면을 촉발하는가, 무엇을 창조하는가, 무엇을 후원하는가, 무엇을 자극하는가에 관한 것이다"라고. 이와 같은 퍼포먼스의 개념은 방법론의 문제라기보다 디자인을 특정한 방식으로 위치 짓는 것이라 생각한다. [221p]
<닷닷닷은 죽었다(...)>
인터뷰 : 스튜어트 베일리
- 웹 독자는 자신만의 경로를 조립할 수 있는데,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웹 독자는 작가나 에디터 또는 디자이너가 의도적으로 부여하려 시도하는 구조의 토대를 명백히 침식시킨다는 얘기가 된다. [236p]
<키오스크 : 오늘의 독립 예술 출판>
인터뷰 : 크리스토프 켈러
- 독일은 서서히 가난한 나라가 돼 가고 있다. 아니, 분열된 나라라고 말하는 게 더 좋겠다. 서구의 많은 지역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말하자면, 부유층과 극빈층으로 나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