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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g Nov 26. 2017

나와 사물들

성수동

2017년 11월 26일


후배 K가 독일에서 잠시 한국에서 돌아와 선물로 준 키엘 핸드크림. 로션과 스킨도 8년째 바르지 않는 내가 약간의 의무감으로 열심히 사용중이다. 그마저도 잊어버리기 일쑤-



브랜드를 알 수 없는, 사은품 연필깎이. 합정 교보문고에서 일어공부를 위해 산 책의 사은품으로 연필과 연필깎이 셋트를 받았다. 생긴건 내 취향이 아니지만, 아직은 날이 쌩쌩해서 재료깨기 프로젝트에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 아이템. 속안에 가득히 쌓은 연필껍질들을 버릴 때 결코 깔끔하게 버리기 어렵다. (정작 같이 들어있는 연필은 어딘가에 둔 채, 이 녀석만 잘 쓰고 있음.)



중학교부터 절절한 친구인 L군이 성수동 집들이 선물로 준 크리넥스. 내가 이런걸 써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감촉이 부드럽지만, 꽃무늬는 역시 곁에만 두어도 눈이 간지러워지는 기분이다. 어째서 크리넥스는 꼭 꽃무늬가 들어가야 하는 걸까. 무인양품이나 노브랜드에서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는 좀 다른 용도로 쓰라고 준걸지도 - 훗.



NHN NEXT 선배 D형이 추천해서 구매한 27인치 대형 모니터. 4K사양임에도 얇은 두께를 자랑해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다만 본체와 맥북에어가 따라주질 못해서 가끔 싱크가 엇나가거나, 버벅거리는 현상이 발생... 꽤 심플해서 좋긴 하지만 볼 때마다 가운데 다리가 살짝 불안하다. 



이케아 캔들홀더. 생각없이 후배 J군과 이케아 매장을 돌던중 과슈물감을 색색별로 담아둘 그릇을 사고 싶어 찾아 헤매이다가 발견하였다. 5개 정도가 셋트로 들어있으며, 가격에 비해 무게감이 느껴지는 덕분에 아주 흡족하지만 물감만 짜두고 그림은 아직 못그림-



교토에서 산 인조털 붓. 알 수 없는 철물점 같은 가게에서 인조털이지만 가격과 형태가 괜찮아서 구매했다.(130엔쯤 했던 것으로 기억 -) 판매하는 주인이 '도대체에 외국인이 무슨 용도로 이걸 살까'라는 표정을 지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의례있는 붓뒤쪽의 생산자 정보도 없어서 정말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 같지만 편하게 막쓰기 좋아 필기나 연습용으로 쓰다보니 가장 친해졌다. (인조털이라 그런지 털도 잘 빠지지 않음-) 얏바리 재팬.



로마에서 가지고 다니던 칼을 잊어버려 색연필을 쓸 수 없자, 급하게 산 커터칼. 커터칼만 사기에 화방이 굉장히 크고 좋았던 기억이 난다. 한국은 이런 사무용품 컬러감이 총천연색인데(심지어 알 수 없는 분홍 메탈 느낌은 ...), 이 칼은 블랙에 노랑 꽁무늬로 되어있어서 좋다. 디자인은 평화사 제품과 비슷한데도 감은 좀 더 무거운 기분. 



올해 초에 돌아가신 조부님이 몸이 안좋아지셔서 대소변을 갈 수 없게 되자, 친척어른들이 모시기 위해 구매했던 물티슈.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 남은 일종의 유품이지만, 잘 쓰고 있다. 이런건 잘 써서 보내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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