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품평 / 산동교자

Place

by Joong

명동 화교거리에 위치하는 중식당이다.


명동은 오래된 근대적 거리로, 명청교체기를 상징적으로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근처에 중국대사관(최근에 명동으로 명실상부히 증축된 것으로 추측)이 위치하고 있으며 화교학교와 각종 중국산 식품을 파는 매장도 있다. 최근 명동에 일본인 대신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는 소리들이 많지만, 뭐랄까- 일본인을 따라해서 이를 대신에 중국인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좀 더 일찍 이미 화교 거리가 존재했고 그 환차와 중국의 경제적 부상으로 자연스럽게 중국의 세가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맞지 싶다. 요컨대 큰 흐름으로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였고, 그것이 밀물 썰물 처럼 그저 현상화되었을 뿐인 것이다.


그걸 가지고 요란하게 중국어로 호객행위를 하는 (잡)상인들이나, 이제는 흐름이 바뀌었다며 호들갑을 떠는 (잡)기자들을 보면서 씁쓸한 웃음이 핀다.


가게는 다소 좁은 편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복층으로 되어있다. 2층은 단체석으로 일반 2-4명 팟으로는 앉을 수 없다.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볼 요량으로 5명정도 단체를 만들어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으나, 단칼에 잘렸다. 몇 번 관찰해본 결과로는 주로 주당 아저씨 팟만이(술꾼) 올라갈(그들의 매출만큼이나) 자격이 있는 것 같다. 술이 약한 나로서는 애석하지만 한 번도 그래서 앉아본 적이 없다.


주로 요리보다는 식사류를 잘하는 가게로, 특히 짜장과 짬뽕맛이 맛있다. 이제껏 이런 급의 중식당에서 제대로된 군만두를 만드는 집은 이 집이 2번째 집이다. 하나는 옛 중대 안성캠퍼스 근처의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이였으나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 이 가게가 유일하다. 물론 이 집 주방장도 여럿 바뀌였던 것 같고, 주인 아주머니도 내가 기억하는 얼굴만 2명이라 인사이동이 꽤 있었던 것 같으나 특유의 맛을 잃지 않았다. 아무래도 재료를 공급받는 공급책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겠으나, 그보다는 이 정도 거리에 걸맞는 인사가 들어와서 인것도 같다.


한 번은 주문을 주인아주머니가 잘못받은 이유로 주방장 아저씨와 크게 싸운 날도 있었는데, (엄청나게 큰 소리로 중국말을 하며 싸웠다- 대륙의 문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꽤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대의 서비스 업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서비스' 자체에만 집중되어 실제 물건 혹은 어떤 결과물로서의 thing(음식, 가구, 음료 등등)보다는 억지로 웃는다든지, 그것도 안된다면 감정이 없는 기계처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경험하게 하는 것보다 솔직한 인간의 감정을 지닌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그저 '일'을 할 뿐인 업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쉐프로서 요리를 해본 경험은 없지만, 죽을똥 살똥 아그립빠를 어떻게든 시간안에 그려내야 했던 나로서는 그 느낌이 결코 유쾌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고있다. 매일 매일 같은 음식을 수백그릇씩 만들면서 어떻게 '허허실실' 웃기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웃을 수 있는건 타고난 인품이 그렇거나 아니면 제대로 안하고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제대로 무언가를 하루에 8시간동안 쉬지 않고, 찍어낸다는 것은 결코 범인에게 유쾌할 수만은 없다. 그걸 그대로 삭히면- 그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만드는 '품'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이 돈주고 사먹는 나에게 좋을 수만은 없다.


오전, 약간 이른 시간에 가면 가끔 배낭여행을 하는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2번정도 마주친 그들은 중국어로 주문을 하는데, 중식이지만 중국의 음식과는 또 달라서 '짜장면'을 시키는 테이블만 2번 보았다. 한식이지만 한국에서는 먹을 수 없어서 해외에 가서 주문을 해야하는 일이 생기려면 얼마나 한식이 널리 퍼져야 할까. 오히려 작금의 시대는 사라진 한식을 찾아 프랑스 뒷골목 쉐프가 재현한 퓨전 요리에서 그 맛을 찾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


회사 상사가 괴롭히거나, 연애가 애먹을 때- 남자들끼리 왁자지껄하게 가게 전세낸 기분으로 떠들면서 옛 홍콩 영화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생각나는 곳이다. 싸지만 - 제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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