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교토역 소재의 가는 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한국에서 잔치국수라고 표현하기는 하는데, 면만 같을뿐 전혀 다른 국물 베이스의 면요리로, 정갈한 조리법이 특징이다.
정갈하다는 말의 뜻이 묘해서, 사실 맛과는 직접관련이 없는 어떤 분위기를 말한다. 그것은 음식 자체보다도 그 주변의 공기를 타고 흐른다. 서빙하는 사람들의 자세, 요리하는 사람들의 눈빛- 가게를 찾아온 사람들의 행색.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건 손님들 측이였다. 임쉐프로부터 소개받은 후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시는 덕에 이번 방문민 벌써 5번째가 넘어가는데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손님들이 모두 (거의) 정갈한 일정 나이 이상의 사람들이다.
물론 가격대가 일반 길거리 우동에 비하여 높은 이유도 있긴 하겠지만 다른 고급식당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람들의 연속된 등장은 아무래도 무언가 다름이 있는 것 같다.
표면적인 특징들만 살펴보면
01. 일정연령대 이상의 고객이 많다. (특히 40-50대)
02. 여성고객이 남성고객보다 많다.
03. 표준체형이거나 마른 사람들이 많다.
04. 대부분 말을 조용조용히 한다
05. 혼자 온 손님들이 많다.
06. 인상이 좋다(혹은 젊었을때 미인이거나 미남이였을 것 같다).
07. 옷을 잘입는다.(그냥 잘입는게 아니라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불러오는 가치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알 듯하고, 그에 걸맞는 정성스럽게 조리된 요리, 깔끔한 맛은 조용하지만 강한 시너지를 내고 있었다.
이미 나에게는 교토역 하면 하시타테가 떠오르고, 거기엔 계절의 향기가 난다. 보이지 않는 분위기에 대하여 많이 배웠음을 느낀다. 다시 한 번 임쉐프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