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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분위기의(가격은 결코 편하지 만은 아닐 수도 있다-) 생선요리집이다. 한국 밥집들은 묘하게 유통구조에 종속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체로 메뉴를 보면 도매업자의 영향력이 많이 느껴지는 경우가 그런데, 복-아구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조리법이 비슷해서 이긴 하지만 두 생선은 완전 다른 맛이고, 심지어 잡히는 곳도 너무 다르다. 사담이지만 이런 구조가 새로운 조리법으로 나아가는데 발목을 잡는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오래된 조리법, 메뉴들은 점진적인 개선과 함께 최적화되고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기에 살아남은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그 나름대로 좋다. 특히 나는 찜이나 탕, 지리 요리에 미나리를 넣어주는 집을 좋아하는데, 시각적으로도 콩나물 일색이거나 고추장 범벆인 상황에서 포인터 칼라가 되주기 때문도 있지만 향이 좋다. 많이 다름에도 요즘 많은 집들에서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메뉴자체에 명시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으니까 이겠다. 넣어도, 안넣어도 딱히 거기에 불만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도 없고 매출이 떨어지지도 않으니 슬쩍 빼는 것이다. (비슷하게 요새는 미더덕도 상태들이 좋지 않다. ) 알아주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책임이 있으나 자신이 하는 요리의 품질을 고의적으로 낮추는 것은 자존감에 문제가 있는 짓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역사는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남은 역사이지만, 대부분의 그렇게 바꾸어 나에게로 돌아온 것들이 좀 더 세련된 광고포스터나 인테리어 따위라면 어딘지 주객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지우기 쉽지 않다.
장황했지만 찜에 미나리를 넣어주는 집이고, 복집이지만 아구요리도 잘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기본 가격대가 조금 높은 대신 복껍질 무침 같은 밑반찬을 기본으로 깔아주고 어묵도 그때그때 새로 볶아주는 정성도 좋다.
쌀도 괜찮은 것을 쓰는지 씹는 맛이 적당하고 (특유의 중국찐쌀 느낌이 나지 않는다 그 이상은 나로서는 구별불가) 직원분들도 친절한 편. 물론 전체 가게 인테리어나 공간활용은 도대체 왜 그런식으로 하는지 잘 모르겠는 수준이지만 수준급이다. 시원한 맛으로는 일전에 먹어본 오사카식 복탕보다 배는 좋다. (물론 그런 소스를 따로 만드는 느낌이지만 어쨋건 중요한 건 사용자 경험)
양념이 강한 한국요리 내의 수수한 조리법 형식의 복요리가 가지는 미묘한 균형감이 좋다. 돈 많이 벌어서 가게를 내 나이 환갑까지는 지켜드리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