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홍대 근처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여러가지의 문화혜택의 버프를 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땡스북스도 그러한 혜택중의 하나인데, 도서 컬렉션이 나쁘지 않아 종종 새로 뭐가 들어왔나 기대하며 가게된다. 물론 대부분의 책들이 가벼운 것들이여서, 좀 심도 있다거나 무게감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의 내 입장에서는 어쨋거나 지친 영혼, 이렇게라도 채워주는 것이 어디냐라고 지갑을 열게된다.
로산진이라는 아저씨는 꽤 오래전 사람으로 (아마도 지금은 별세?) 1900년대 초에 태어나 일제시대때 젊은 날을 보내고, 일본의 오르막과 내리막, 다시 오르막을 경험한 유일 무이한 세대의 사람이다. 요리에 관련된 책이라서 요리사인줄로만 알았는데, 사실은 화가였다는 사실에 매우 깜짝놀랐고, 타케우치 세이보를 젊어서 동경하여 결국엔 지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요리에 관한 글들을 보면 굉장히 엄격한 사람으로, ㅇㅇ은 이렇게 먹어야만 한다는 다소- 무례한 감이 있지만, 자기색에 대해 그만큼 확신이 있다면 자만감이라기 보다는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지는 느낌이다. (닮고 싶으면서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요새는 이런 어른이 잘 없다. 그저 기회주의에 쩔어서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해서 흥한 사람들만 살아남은 느낌이다. 입바른 소리했던 사람들은 결국 지하 단칸방 월세로 전락해서 발언권을 잃어버렸고, 펜대는 꺾여 버린지 오래다.
자기 꿈을 막연히 쫓으라고 하는 달콤한 문구나,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개소리보다는 자신이 쓰는 재료에 대한 엄격하고 일관된 철학을 유지하고 실제 요리점을 운영해내어, 병로할 때까지 지켜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된 것 아닌가 싶다. 패기있는 젊은이를 그리워하는 노인층을 보며, 패기있는 어르신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