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한남동 소재의 바겸 까페이다. 최근에 까페나 맥주펍이 급증하면서 겸업을 하는 가게들이 크게 늘었다. 대부분은 그래도 여전히 까페이거나 여전히 펍이여서 죽도밥도 안되는 애매모호한 정책에 실패하고 마는데, 제 3의 방향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한다.
물론 아직은 초기인지라 분위기가 어수선한 면도 있고,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장기적으로는 다른 연령층이나 남성 고객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사진작가 로타(료타인지 아무튼-) 작업 느낌이 났다. 개인적으로 로리타 성적 취향의 무저항적 소녀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런 것들이 현재 사람들의 어떤 마음을 자극하고 실제 이익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현상을 부정할 마음은 없다. 다만 료타(로타이거나-) 의 작업은 일본 서점 사진코너에서 살펴본 school
girl complex의 대부분을 차용하여 가져온 것으로 그 이상의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예술 논란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우습달까. 사람들은 자신들이 키치를 좋아하는 것을 인정하기보다 어떻게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high art로 격상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 꼭 명품이어야만 좋아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냥 자신이 좋아하고 잘 향유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걸 남들이 뭐라고 분류하든지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닌 것 같다.
가게에는 젊은 남자 알바생들이 대부분인데, 같이 동행한 여성인 친구에 의하면 자신이 지나치게 잘생겼다는 것을 어필하며 여지를 그윽하게 남긴다니 참고하길-
테이블간 간격이 다소 좁지만 동남아 호텔 로비에서 한잔 하는 것 같아 맥주 한두명 하기엔 좋다. 다만 남성끼리 가는 것은 어떨지 잘 모르겠다. 적어도 인스타용 사진은 아름답게 나올 것 같으니 그걸로 된걸까.
날씨 좋은 날에 한정해서 다시 가고 싶은 가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