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품평질을 시작하게 되었나-
처음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은 약 2년 전의 일이다. NHN NEXT 재학 당시, 학교가 재단으로부터 여러가지 압박을 받고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게 되자 스스로 가지고 있던 학업에 대한 인텐스가 좀 무너졌다. 어떻게 보면 도저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회상한다. 재단의 일방적인 판단 기준으로 일반사용자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달려왔던 학교가 망가지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나, 다른 한편으로 학내 구성원들이 진정한 '일반 사용자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고민해야할 필요를 느꼈다.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학내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들도 거부감 없이 사용해야할 이유를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미스 포인트 지점은 도대체 어디쯤이였을까? 물론, 기획-디자인-개발이라는 세 축으로 이루어진 IT서비스업종에서 '디자인'을 완전히 제외해버리고 출발한 학교 커리큘럼의 영향도 컸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현상은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그걸 현실의 가게들로부터 찾으려고 노력했다. 시작점은 '디저트'가게들로 부터였는데, '디저트'란 말 그대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잉여의 사치에 대한 소비를 뜻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에서 영업중인 가게들 중에, 소위 유명하다고 하는 가게들을 찾아가서 직접 먹어보고 경험해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거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시간축에 따라 서비스는 변화무쌍하게 움직였으며, 장소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였다. 원칙이 있고, 변용이 있는 각자 나름의 사정과 전략속에서 하루 하루 다들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때 당시의 글들은 몇 번의 기록을 옮기는 과정에서 소실되어버렸지만, 꽤 재미있는 리서치였다. 어떤 빵집은 단지 동네의 '큰 교회'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성업이였고, 또 다른 디저트가게는 한국의 전통 식문화와 퓨전시켜 만들어 가는 곳도 있었다. 젊은 부부가 하는 빵집에선 아주 오랜간만에 원형 그대로의 '동네 슈크림빵'을 찾을 수 있어서 기뻤고, 메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부다 수준이상으로 잘하는 성동구의 한 동네 빵집에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당시의 경험을 살려, 매일은 못하더라도 꾸준히 내가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을 나름의 생각점을 찾아 남겨두면 좋을 것 같아 시작한 것이 일상품평의 시작이였다. 그 이유외에 매일 매일 새로운 웹페이지를 만들어 연습삼아 개발력을 증진시키기 위함도 있었지만, 다른 쓰나미 같은 넥스트 일정이 뒷전이 되어 겨우 겨우 넥스트포스트의 한켠에 붙이는 것이 개인의 한계였다. 나름 관리자 도구와 모바일 웹, 서체와 텍스트 편집기, 파일시스템관리 등등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였으나 브런치에 작가가 되고부터는 구독자의 접근성과 텍스트 및 사진 편집의 용이성, 모바일 기기와 PC와의 연계성때문에 완전히 이쪽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그 당시 만들었던 사이트는 http://www.nextpost.co.kr/dailyJudge 에 남아있다. (현재는 사진 이미지가 날아가 버렸다. 2016 09 17)
나름 수치적으로 분석하거나 좀 더 좋은 사진을 써서 정성들여 하나씩 품평해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호흡이 깨지고, 전체적인 인상이나 직관은 날라가게 된다. 이건 분석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일부분 그런 요소가 섞여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좀 더 너른 의미의 주관적인 평가에 가깝다. 흑백논리도 아니고, 수치로 이야기하는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보다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조심스럽게 엮어보고, 좀 더 인간적인 경험들에 대한 감상을 여과 없이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퇴고는 하지 않는다- 대부분 한 호흡에 써서 퇴고 없이 그대로 발행한다.)
전문적이고 어려워 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쉬운 일이다. 그보다는 조금 모호하지만 쉽고, 어떤 기분이 당신이 들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기분을 경험하고 쓰는 글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