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에로티시즘

지은이 / 김덕자

by Joong

광고와 에로티시즘
1989년 1월 15일 초판발행
1995년 11월 10일 중판발행
편저자 김 덕 자
발행처 미 진 사(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27~10)


- 특히, 현대 산업사회는 생산력의 비약적 성장에 따르는 물질생활의 향상과 쾌락문화의 대두, 성의 표면화 등의 현상을 가져왔다. 성의 해방과 자유화에는 성애의 실질적인 개방이나 고양보다는 성의 상품화와 그에 대한 과도한 노출 즉 성의 시각화, 영상화, 왜곡된 지식의 과잉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인간의 진정한 성본능의 표출인 에로티시즘 본래의 의미는 왜곡되고 남용되어 범람하는 육체주의의 한 방편으로 전락하고 만 듯하다. [1p]


제 1장 광고와 심리
1. 광고에 있어서의 심리학
- 이러한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형식으로서 사회의 대량정보전달 시스템을 경제적 목적 하에 활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광고는 우선적으로 상업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 광고주의 의도대로 소비자행동에 영향을 주기 위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설득하는 것을 그 기능으로 한다. 따라서 광고는 다른 메시지보다 명백히 더 설득적이고 목표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광고의 궁극적 목적은 구매자를 설득하여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도록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42p]


- 광고이론에 있어서 심리학의 주류를 이루는 것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행동주의(Behaviourism)와 게슈탈트 심리학(Gestalt Psychology),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Freudian Psychology)을 들 수 있다.
존 B. 워트슨의 행동주의는 미국적인 소산이며, 광고계에서 그 타당성이 인정되어왔다. 이 견해에 의하면, 아동들은 거의 예외없이 인상을 받아들이며, 태도를 발전시키는 능력과 연장자들로부터 물려받은 습관을 가지고 사회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시장에 몰려드는 소비자의 마음상태는 백지상태와 같아서 광고하는 사람은 여기에다 자의로 여하한 인상의 스탬프라도 찍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1910년 베를린 대학의 베르트하이머(Max Werheimer : 1880~1944), 퀼러(Wolfgnag Kohler : 1887~1976), 코프카(Kurt Koftka : 1886~1941)등에 의해서 발표된 이후, 실질적으로는 미국에서 발전되었다. 이것은 목표가 확실한 행동을 연구하고, 의식층의 범위 내에서 목표달성에 필요한 환경물의 합리적 이용이라는 각도에서 동기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끝으로 프로이드를 시조로 하는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본능과 무의식계와 의식계를 중심으로 하는 동기로써 행동의 문제를 풀려는 시도였다. 이 이론에 의하면 소비자는 상품의 상징적 의미, 즉 대상물의 속성으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고, 자기의 억압된 욕구에 통로를 열어주는 수단으로 상품을 이용하려 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정확하게 본능이라고 부르는 것은 생리적인 충동으로서 감각에 의해서 지각되는 동시에 환상 속에 표현되며 오직 상징적인 이미지에 의해서 흔히 그 존재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1950년대부터 동기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하자 디히터(Ernst Dichter)와 같은 이 방면의 선구자는 인간의 마음의 심층을 분석해냈다. 1957년에는 피캐리(J,M,.Picary)에 의해 의식되지 않는 자극, 즉 역하자극(Subliminal Stimulus)의 연구에서 S.P. 광고가 발생하였고, 이러한 광고들은 필름 광고 등에서 시도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광고의 '숨은 설득자'(hidden persuader)로서의 기능을 우려하는 소리, 예컨대 바로 이 제목으로 된 팩카아드(Vance Packard)의 저서 [The Hidden Persuaders](N.Y. 1957)를 낳게 하고 매스미디어를 통한 대량설득이 개인의 생활을 장악한다는 혐의를 불어일으키기도 했다. 이상과 같이 1950년대는 광고계가 초기의 육감성으로 다시 복귀하는 느낌을 주고 디자인과 카피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였다. 이시기에 오길비(David Ogilvy), 베른바흐(William Bernbach)같은 광고인이 두각을 나타냈으며, 보이지 않는 가시가 경쟁의 양상 속에서 번득이는 가운데 유우머와 성(sex)이 광고의 기본요소가 되어갔다. [43~44p]


- 그러나, 디히터 박사의 심리적 계산에는 좀 더 깊은 것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불의 성적 심볼리즘'은 결코 새로운 발견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시인의 경우 불을 보면, 그것을 오줌누기로 꺼버림으로써 불에 대한 일종의 소아적 쾌감을 충족시키기가 예사였다고 한다. 활활 치솟는 불길을 원래는 페니스로 해석하고 있었음은 현존하는 전설들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오줌누기에 의하여 '불 끄기'는 남성 상대의 성행위, 동성끼리의 경쟁에 있어서의 남성의 성적 능력을 과시하는 하나의 행위라고 볼 수 있다. [45p]


2. 프로이드와 광고
- 프로이드가 발견한 커다란 업적은 심층심리의 구조를 우리에게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의식면과 의식면이라는 두 가지의 심리작용이 존재하고 있음을 밝혀냈던 것이다. [48p]


3. 의식계와 무의식계
- 융(Carl Gustav Jung)은 자아를 의식의 주체라고 불렀다. 또한 그는 자아와 심리적인 내용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능이나 활동을 '의식'이라고 규정하였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의식'을 종종 '사고'로 혼동한다. 이것은 묵인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감정, 의지, 공포 및 기타 생명의 다른 표현에 대해서도 의식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의식에는 여러 가지 다른 단계가 있다. 즉, 한편으로 의식은 세련되지 못한 지각행위를 나타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해하고 평가하기 힘든 세련되고 정교한 행위를 수행할 수도 있다. 외면세계와 내면세계에 대한 우리들의 모든 경험은 우리들의 자아를 통해서 지각되며 이들 경험들이 자아에 의해서 지각되지 않는 한, 자아와의 상관관계는 다시 무의식적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50p]


4, 무의식의 시
-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한계 너머의 것이 무수히 많으므로 우리가 정의할 수 없거나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을 표시하기 위해 우리는 항상 상징적 언어를 사용한다. 모든 종교가 상징적인 언어나 상을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상징을 의식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중요한 여러 사실 가운데 단지 한 측면적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은 꿈이라는 형태로 무의식적이며 자연발생적으로 자신의 상징을 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53p]


- 꿈의 일반적인 기능은 꿈의 소재를 생성함으로써 심리적 균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데 있다. 꿈은 미묘한 방법으로 정신의 전체적인 평형을 이루게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심리적 구성에서 꿈의 보완적 역할이라 부르는 것이다. [54p]


- 꿈이나 거기에 나타난 심볼에 관한 뜻과 의미를 알려고 할 때에는 교양이나 습관, 유행 등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그것이 포스터라든가, 잡지광고라든가, 광고사진일 경우 즉, 생생한 현실성을 가진 대상에 관하여 논하려 할 때에는 특히 이러한 새로운 눈이 필요하게 된다. [54p]


5. 꿈의 시각언어
제2장 광고와 에로스의 유혹
1. 에로티시즘의 개념
- 성행위 그 자체는 에로틱한 것이 아니며, 성행위의 이미지를 환기시키거나 암시하거나 또는 표현하는 것이 에로틱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에로티시즘이란 생물로서의 인간의 본능적 욕망과 생식행위와는 무관한, 본질적으로 심리적인 기반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인간의 문화적 전통, 신화, 습속, 종교, 예술 등의 내부 깊숙이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다른 표현을 빌자면, 에로티시즘은 에로스로서의 사랑의 실천뿐만 아니라 그것을 의식화하는 것이며, 때로는 그것을 하나의 가치로서 적극적인 것이 아니라 소극적으로 주장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것이다. 순수하게 정신적인 에로티시즘도 있을 수 있겠으나 성이 감정적 측면인 데 반하여 에로티시즘은 성의 객관적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성이 사랑의 모든 것이 아니듯이 에로티시즘 또한 성의 모든 것이 아니다. 따라서 에로티시즘이 없는 성관계는 단순히 동물적인 차원에 머물고 말 것이다. [60p]


2. 에로스란 무엇인가?
3. 에로스와 상충하는 섹스
- 한편 섹스는 에로스와는 상당히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불교에서 섹스 즉 5욕 가운데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섹스에의 욕망은 인간의 모든 욕망 중에서 가장 강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을 개체보존의 욕망과 종족보존의 욕망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개체보존의 욕망이라는 것은 음식을 먹고 마시며 잠자는 등 인간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욕망이다. 종족보존의 욕망이란 자신의 육체가 영원히 살 수 없는 것이기에 그대신 자신을 닮은 후손을 낳아 인류라는 종족을 멸종되지 않게끔 유지하려는 욕망, 즉 성욕을 가리키는 것이다. [64p]


4. 광고와 에로스의 유혹
- 광고에 나타난 에로티시즘 표현에 뒤따르는 모든 것은 상식적인 사고로는 통용되지 않는 것이 많다. 광고와 섹스의 관계를 말하는 경우에 이것이 크게 작용한다. 그것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잠재되어 있는 성애의 에너지는 항상 소비되도록 되어 있으며, 항상 독창적이고, 진보적이며, 성장과 생식의 배후에 잠재되어 있으면서 인간활동에 다이나믹한 원동력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66p]


- 어느 학자의 말대로라면 인간의 모든 문제는 섹스와 연결시켜 이해될 수 있다고 한다.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모든 행위의 밑바탕에는 성적인 동기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광고제작자들이 인간의 가장 큰 본능 중의 하나인 섹스에 커뮤니케이션의 고리를 걸려고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의 성격이나 이미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단순히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자 섹스어필 수법을 쓴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67p]


- 최근 오히오대학에서 마케팅을 강의하는 두 교수의 연구발표에 의하면 1 주의를 집중시키는 제작, 2 상품의 기능을 보여주는 것, 3 환상적인 이미지 또는 상징적인 방법에 성적 요소를 더한 광고의 회상율을 비교했다. 여기서의 결론은 단순히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 성적인 주제와 성적인 요소를 사용한 광고는 상표를 기억하는 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성적 주제를 환상적인 분위기를 통해 표현한 광고는 훨씬 나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보다 더 높은 상기율을 기록한 것은 바로 상품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살려 성적 주제와 연결시킨 경우였다. 그러나 성적인 요소를 담은 광고 중에서 가장 높은 상기율을 보인 것은 바로 섹스를 극도로 상징화시켜서 표현한 광고들이었다. [67~68p]


5. 사랑과 성적 환상
- 남녀 사이에는 섹시한 광고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그 강도도 퍽 다르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남자들은 비교적 노출이 많이 되었을 때 '섹시한 광고'라고 부르는 데 비해 여성들은 '로맨틱한 분위기'의 여부에 따라 그 광고가 섹시한지 아닌지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들은 극히 강한 섹스 어필 광고를 보면서도 관대해질 수 있으며 제품명에 대한 상기율도 높은 데 비해 남자들은 성적 자극이 강한 광고를 보면 오히려 전혀 기억을 못하며 보통 남자들은 광고가 어떻게 생겼었는지도 설명하지 못하고 또 그 제품명은 더더욱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70p]


6. 광고에 나타난 성적 도착
- 성도착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어린아이 또는 동물과의 성행위도 도착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첫번째 단계의 거친 상태로 머물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어린아이나 동물은 성적 자기 인식을 충분히 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성의 상호인식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두번째 단계의 혼란에서 야기되는 새디스트나 매저키스트는 자기를 대상으로 이식하기는 하나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므로 도착이라고 할 수 있따. 공격과 고통으로부터의 만족은 성적 만족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75~76p]


제3장 에로틱 광고의 상징적 표현
1. 신화의 응용
2. 코카콜라 광고와 심층심리
3. 립스틱과 섹스심볼
4. 연상의 심리
- 연상(association)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관념연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예로 붉은 색을 볼 때 붉다고 하는 말의 의미 내용에 따른 이해가 있고 나서, 불이 연상되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은 내연합(internal association)이라고 불리며, 이와는 반대로 표시된 말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와는 관계없이 발음상의 유사성에 따라 나타나는 연합은 외연합(external association) 또는 음유연상(clang association)이라고 불린다. [91p]


5. 언어의 최면술
- 인간을 최면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그 사람의 감정상태를 진정시켜주는 일이 필요하다. 이어서 주의를 한군데로 집중시키고, 그리고 단조로운 자극을 준다. 메트로놈의 규칙적임 음, 숫자를 단순하게 세게 하는 일, 시계의 추를 똑바로 보게 하는 일 등의 방법으로써 서서히 최면상태로 들어가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마음은 영향받기가 아주 쉽게 된다. 요컨대 암시를 받기 쉽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표의 이름이든, 유행되고 있는 화장품이든, 진바지든, 어떤 것이든 강한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99~100p]


- 원래 광고란, 만들어진 상품에 관한 지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것에 의해 소비자는 가격을 알고, 신제품의 특성이라든가 바겐세일의 정보에 관하여 알 수가 있었다. 다시 말하면, 이런 경우의 광고는 정보이며, 소비자는 그것에 의해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광고는 상품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소비자를 광고에 의해 행동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어떤 일일까? 하야가와는 말하기를 "광고주의 이익은 우리가 소다 파운틴(소다수 등 각종 청량음료를 파는 가게)에 들어갔을 때에는, 언제나 자동적으로 코카콜라를 주문하며, 담배가 피우고 싶어지면 언제나 체스터필드를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100p]


6. 카피에 감추어진 섹스
-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광고캠페인은 그 자체가 일종의 사회심리학의 실험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광고를 만들어내는 광고인 즉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카메라맨 등에게는, 소비자보다 항상 한발 앞서가는 것이 요구되어지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이나 에로틱한 몽상에 따라 소비자의 마음은 자유자재로 조종되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104p]


제4장 시각언어와 에로티시즘
1. 회화와 꿈의 시각언어
- 그러나 때로는 졸작이라고 생각했던 광고가 의외의 좋은 반응을 얻어, 그 상품의 판매량을 갑자기 늘어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이유로 히트했는가에 관해서는 그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수 없다. 왜 그럴까? 이런 경우의 광고는 노이로제 환자가 정신분석 의사를 상대로 말한 꿈의 이야기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러한 상징을 광고에 적용하거나 또한 광고에 나타난 상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꿈의 시각언어의 대입이 불가피하게 되는 것이다. [109p]


2. 복숭아의 피부
3. 아담과 이브
- 이와 같이 상징화된 시각언어를 광고에 응용한다는 것은 퍽 의미있고 효과적인 일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에로티시즘 광고는 상징적 단계에 머물러 있어야지 너무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보는 이에게 불쾌감을 주게 되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 또한 없지 않기 때문이다. 섹스를 상징화하는 일이란 되도록 상징한 것 같이 보이지 않게 하는 일이다. 프로이드는 아마 이것을 복잡화의 원칙(principle of complication)의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다. 여기서 '복잡화의 원칙'이란 진정한 동기가 감추어지면 질수록 그 예술작품은 더 좋은 것이되고 더 쉽고, 더 편안하게 사람들은 그것에 반응한다는 이론이다. [116p]


4. 시각언어로서의 에로티시즘의 의의
- 광고가 고지의 수단으로서 사용된 것은 아주 오랜 고대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광고가 성립할 수 있었던 획기적인 여대는 1450년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해에 구텐베르크(Johan Gutenberg)가 서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활자를 사용하여 성서를 인쇄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인쇄술의 발명은 종래의 원시적인 전달방식과는 달리 시간과 공간을 넘어 광범위하게 정보전달을 할 수 있게 하였다. [116p]


- 섹스라고 하는 것 역시 국적이나 정치형태나 문화인류학적인 차이를 초월한 극히 일반적인 것으로서, 인간 존재의 기본형태 속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어서, 인간이면 누구나 감지할 수 있으며 쉽게 파악되기 때문에 시각언어로서의 효과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광고가 전언어적 형식을 갖춘 시각언어로서, 인간의 원천적인 욕망과 욕구인 에로티시즘을 표현한다면 소비자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환기시켜 강하게 정서면에 직접적으로 호소하여 행동하게 하는 강력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리라 여겨진다. [118p]


제5장 여성과 섹스 이미지
1. 누드
- 마이애미 대학의 조사에 의하면 나체광고는 남성보다도 여성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결과와 부합되는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잡지인 [Vogue]나 [COSMOPOLITAN] 등에 실리는 광고가 [PLAYBOY]나 [PENTHOUSE]에 실리는 광고보다 훨씬 섹시하고 누드가 많다는 점이다. 이것은 여성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자 할 때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성적 연상의 광고가 의외로 호소력 있고 자극을 주는 광고로서 입증된 예라 하겠다. 이는 인간본능에 작용하는 나르시시즘적인 요소가 남성보다는 여성쪽에서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125p]


2. 바디페인팅과 향수광고
3. 팔리고 있는 여성의 매력
-광고주들은 여자의 몸은 모든 것을 파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결국 여자는 그 때문에 가치가 떨어지고 팔릴 수 있는 또 다른 상품으로 전락하고 만 셈이다. 남자의 성도 역시 광고를 통해 미디어 속에서 착취당하고 있다. 여성잡지나 주간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남성용 팬티 광고나 여성용 속옷 종류, 또는 생리대 광고 등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눈살을찌푸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그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감소시키는 역할까지 한 셈이다.
한편 광고는 수용자들로 하여금 30세 이전의 여자들의 주요관심은 오직 그녀의 외모에 있다고 믿게 하고 있다. 그대신 30세 이후의 여자들은 집에서 애보는 일, 세탁이나 요리, 기타 취미생활의 일로 밀려나고 있다. 따라서 30세 이후의 여자들은 화장할 가치도 없는 한물간 인생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그예로서 화장품 광고에 나오는 여자 모델은 전부 20대이고 표적시장도 20대 여자들에게 두고 있는 듯하다. 화장품 광고에도 시장 세분화가 이루어져 30대와 40대 여자 모델을 통해 광고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10대를 위한 화장품 광고 또는 중년을 위한 화장품등의 등장으로 다소 발전해가고 있는 추세이다.[129~130p]


- 어쨌든 광고는 남자가 나이먹는 것은 괜찮고 여자에게는 금기라는 식으로 나이에 대해 이중표준(double standard)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여자를 위한 궁극적인 기준인 것이다. 광고의 속성 내지는 제약을 통해 여자의 모든 것이 외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여자의 능력이 그녀의 외모에 근거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130p]


- 한편 바겐세일을 알리는 동서가구의 바람 씨리즈 광고는 주목율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바람 때문에 치마가 위로 올라가는 바람에 아름다운 여성의 각선미가 드러난다. 이것은 마치 영화 '버스 정류장'에서 마릴린 몬로가 지하철이 지나가는 바람에 스커트가 완전히 공중으로 올라가 그 늘씬하고 매혹적인 하반신이 드러나는 장면과 마릴린 몬로의 선정적인 표정이 연상되어 그와 유사한 느낌을 갖게 한다. [136p]


- 사실 우리가 소비자의 입자에서 보아도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적 요소를 보여주ㅠ는 광고를 보면, 그런 광고들을 보고 즐기기는 하지만 그 광고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나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146p]


제6장 현대인의 섹스어필
1, 유행을 창출하기 위하여
- 자동차의 모델형도, 구두의 모양도, 스커트의 길이도 모두 유행에 의해서 결정된다. 광고는 이 유행현상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그러면 유행이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유행현상을 일으키는 여러가지의 특성을 연구해보면 재미있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유행이 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필요가 있다. 그 지배적이었던 유행현상을 차례 차례로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채택하고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모방이라는 심리작용도 또한 유행에 있어서 필요한 조건이다. [148p]


- 흥미있는 사실로서는, 유행현상은 미개사회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오지에 살고 있는 피그미족 및 오스트렐리아 원주민인 부시맨들의 생활에는 유행이 없다. 이러한 문화인류학적인 관찰에서 알 수 있듯이, 유행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도의 발달을 이룩한 사회형태가 필요하게 된다. 이와 같은 각종의 구비조건이 갖추어진 다음에 처음으로 유행이라고 하는 사회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148p]


- 여기서 볼 수 있는 분명한 경향은, 상품을 유행에 뒤떨어진 것으로 인식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상품을 계속해서 시장에 내놓아야만 패션감각에서의 신형과 구형의 차별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철칙이다. [148p]


- 이때 모델체인지가 소비자 측면에서 실용적으로 유리한 것인가 불리한 것인가라는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능적으로는 불편한 형태의 자동차라 할지라도 그것이 올해의 유행이라면, 사람들은 그것을 살 것이다. 그러한 이유는 상품의 특성 이전에 정보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심어진 이미지 그 자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떄문이다. 따라서 자동차의 모델은 지구의 궤도를 돌게 하기 위하여 설계된 로케트의 모델과는 전연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모델체인지, 즉 뒤늦은 유행감각은 원래 무의식면에 호소하는 비이성적 어필이라는 점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149p]


- 유행은 언뜻 쓸모없는 것 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감정은 이러한 불필요한 것도 필요로 하고 있다. 일부러 전구를 가려서 간접조명을 하는 것은 전력의 낭비일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부드럽고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어느날인가, 인공위성 안에서 가족생활을 영위하게 되는 날이 와도 그 방은 우주여행에는 필요하지 않은 예술적인 장식품으로 장식되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심리에는 두 가지 면, 곧 이성과 감성이 각각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유행은 우리의 감성면에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명료해진다. [149p]


- 광고란 우리사회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꿈을 창조해나가는 가능성을 시사해준다. 따라서 광고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곳곳에 희망이나 만족감, 혹은 즐거움의 가능성도 제시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56p]


2. 현대인의 섹스어필
- 현대인의 행복은 상품진열장을 바라보는 것에 의한 정신적 충족감이 주는 '드릴'과 자기 형편 닿는 대로 물건을 사는 물질적 충족감에 의한 재미에 있다. 사랑도 이와 같은 태도로 대한다. 나아가 남자에겐 매력적인 여자가. 여자에겐 매력적인 남자가 그들이 희구하는 대상인 것이다. '매력적'이라는 말은 언제나 인품시장(personality market)에서 인기품목인 탐스런 품성을 뜻한다.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정신적이건 육체적인 그 시대의 유행에 좌우된다. [159p]


- 이 점을 좀 더 분명히 하기 위해 '매력'(glamour)이란 개념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매력이란 개념은 없었다. 우아함, 고상함, 권위 등의 개념들이 이와 유사한 듯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매력이란 사회 내에서 많은 사람들의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선망이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민주적인 사회로 발전해나가다가 그 중간쯤에 서 멈춰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현재의 산업사회가 이와 같은 대중적 감정을 생산하는 데 가장 적합한 형태의 사회인지도 모른다. [160p]


3. 쾌락주의와 광고
- 프로이드에 의하면 인간은 항상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식욕이나 성욕이라는 본능과 함께 나란히 견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심리작용으로서 쾌락추구의 본능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쾌락이 있는 꿈나라는 항상 우리에게 있어서 아름다운 동경의 땅이다. 그리고 미화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166p]


4. 포르노그래피(pornography)
- 다른 에로틱한 예술에는 성적 행위 위주이기 보다는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사랑의 개념이 표현되는 데 반하여, 포르노그래피에 있어서는 사랑이란 극히 작은 부분일 뿐이며, 오히려 그러한 개념이나 정신적인 연상을 중요시하기 보다는 성적 충동의 편향으로서 커다란 비중이 주어지게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주제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의도와 다루는 방식이다. 이 정의에서 분명한 것은 포르노그래피는 에로티시즘보다는 오히려 외설과 더욱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양자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173p]


- 쾌락적인 의미로서의 성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모되어왔으며 이러한 내용은 예술, 특히 순수회화에서 다분히 표현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현대는 정신성이 상실된 채로 순전히 말초적인 감각을 자그가여 흥분을 일으키고자 하는 의도로 성에 대한 관심과 행위를 묘사하는 시청각물들이 범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기계문명의 발달과 급격히 변화해가는 사회체제 속에서, 인간성에 대한 상실과 인간 본연의 기본적인 욕구에서 야기되는 성의 접근보다는 오히려 즉각적이고 단세포적인 현대인들의 가치기준의 변화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이에 따라 광고에서도 공공연하게 에로티시즘을 표방한 광고물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에로티시즘 표현을 자구 강화해갈수록 포르노그래피적 요소는 짙어져가는 것이라 하겠다. [173~174p]


5. 에로티시즘표현의 한계와 지향점
- 사실상 광고내용이 기만적이고 허구적이거나 과장적이어서 소비자를 오도하거나, 또는 광고가 불공정한 경쟁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공중의 안정과 보건을 해치거나 사회적 도덕이 무시되어 미풍양속을 해치는 거소가 같은 광고에 대해서는 마땅히 법률이나 자율규제강령 등을 통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규제 때문에 우회적인 섹스표현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을 취하다보니 광고에 있어서 성적 주제와 성적이 요소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1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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