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너가 정말 궁금해

by 핵추남


즐겨 보는 예능의 첫 장면.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 낯선 공간에서 만난다.


딱히 할 말도 없고 무얼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버텨야 하는 시간, 침묵을 버티기보단 무슨 말이라도 던져볼 때,


'MBTI가 뭐예요?'




어디 사세요? 나이가 몇이에요? 보다 훨씬 부드러운 질문이다.

동시에 맹신하는 사람들에겐 단박에 상대에 대한 어느 정도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수십억 명의 사람을 고작 16가지로 나누어 구분한다는 것에 예전부터 반감이 있었다. 교육을 가면 조직관리를 위해 사람을 이해해야 하고 그중 하나의 tool이라며 종종 mbti 시험을 하곤 했다.

내겐 혈액형이나 별자리를 보고 사람을 추측하는 것과 50보 100 보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달리 보니, 2*2*2*2의 구분이 도리어 관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늘 모두가 다양성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이분법 이상의 잣대를 가지는 것을 보기가 어렵지 않은가?


너와 나. 절음과 늙음, 남과 여, 정상 아니면 비정상...


중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무지개는 7개의 색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사이엔 셀 수 없는 수많은 색의 연속이다.

빨강과 노랑 사이에 실선처럼 단절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끊임없는 연속이란 말이다. 오늘과 내일, 20살과 21살, 편의상 구분하지만 그 사이는 촘촘하게 채워져있듯이 말이다.


사람도 그런 무지개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삶을 살다 보면 이상과 같이행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상대를 섣불리 단정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모른 채로 둘 수도 없다.


이 사람은 나와 맞는가 아닌가, 어떤 사람일까?

시간은 없고 판단은 재촉된다.


그렇고 나면 쉽게 이분법으로 이거 아니면 저거로 나누기 쉽다.

말 그대로 정말 쉽다.

그렇게 나누고 나면 참으로 편해진다.



이런 이분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16가지나 되는 성격 유형을 제공하는 mbti는 도리어 사람의 여러 면을 보게 한다는 장점이 있어 보인다.


잘만 이용하면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상대에게 조심할 수 있다.


반대로 나에 대해 이해받고 피해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엄마는 바깥에서 죽어도 놀기 싫다는 아이에게 나가 놀라고 하지 않을 수 있다.

남편은 매번 감정적이라고 생각되던 아내가 왜 그런지 이해할 수도 있다.


나를 둘러쌓은 삶은 계속 불안하고 타자는 두렵고 나조차도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불확실의 사회가 MBTI의 인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그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비판적 수용을 지지한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사상체질도 더하면 더할 나위 없어 보인다.



'저는 ENTJ 에 태음인입니다. '



다른 건 잘 모르겠고 T vs F 는 꽤 믿는 편





기억해 보면 어릴 때 심리테스트도 참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그런게 좀 더 세련되어진 거 아닌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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