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 된다고.
살다 보면 왜 문득
어느 날의 어느 순간이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지 않은가.
충격적이거나 기쁘거나 서럽거나 슬프고 억울했던 기억.
당시에 나이가 적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고등학교 때였나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었고 앞에는 엄마가 앉아 있었고
할머니가 거실에 앉아 계셨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할머니가 나에게 매우 강하게 뭐라 말씀을 하셨고
나는 그게 너무 억울해서 울컥했고
밥을 먹는 와중에 눈물이 났던 것 같다.
그 앞에서 지켜보던 엄마는 나에게
'참지 마라. 울어도 된다. 울면서 밥 먹음 체한다'라고
이야기해준 것 같다.
늘 그랬던 것 같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
열심히 배우던 피아노도 하시 싫다면 안 해도 되고
내일이 기말고사여도 공부가 안되면 안 해도 되고
아침에 학교를 가야 하지만 힘들면 늦게 가도 되고
남들이 선망하던 대학에 갔지만 쉬고 싶은 휴학 해도 되고.
덕분에 좀 못되어 보이긴 해도
나름 자립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고
스스로는 믿고 있는데,
가끔 친구들이 본인의 자식들을 교육하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하지 마' 가 많은지.
하지 말라고 지시해서 일단
귀찮거나 어려운 것을 회피하고 싶어 거야
누구나의 본능이겠다만.
그리고 내가 아이가 없어서 함부로 육아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지만
'하지마 육아법'이 맞는 아이들은 소수일 것 같은 것이 직감인데,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그냥...
아이든 어른이든 좀
하고 싶은 거 하며 살면 안 되는 건가?
남자라고 못 울고
여자라서 이런 색 옷 입고
어린이라 이거 못하고
어른이라 이거 꼭 해야 하고.
뭐 꼭 그래야 되나 싶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