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ech Talk

ChatGPT 두 달 정도 써본 후기

by 누구의 엄마

ChatGPT가 대답은 그럴싸하게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고, 그림책 창작을 같이 해보기도 하고, 코드도 같이 짜보고, 마케팅 메시지도 뽑아보고, 간단한 질문도 해보고, 블로그 포스팅 시도도 해보고, 키워드 뽑아주는 것을 부탁하기도 해 보고, 영작에 대한 첨삭을 부탁해 보기도 하고, 이미지 프롬프트도 같이 만들어보고. 꽤 많은 시도들을 해봤다. 언제나 자연스럽고 긴 답변을 술술 내뱉어서 신기하기는 하지만, 결과물을 일로 연결 지으려고 하면 무언가 부족하다. 이 정도까지 부드럽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만도 엄청난 발전이지만 실질적으로 유의미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고객센터 운영 효율성 향상 등과 같은 분야에 있어서는 단기적으로도 엄청난 성과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미 그런 분야는 어느 정도 자동화가 된 상태이기도 하고.




질문을 하면 무엇이든지 열심히 대답하는 대답할 수당찬 인턴사원 느낌이다. 그러다가 대답할 수 없는 것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대답 안 하기도 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잘하고. 추궁하면 갑자기 답변을 바꾸기도 하고. 인턴이라고 생각하면 어떨 때는 귀엽기도 하다. 질문과 답을 주고받을 때 왠지 고맙다고 해줘야 인간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 것 같아서 중간중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곤 한다.




두 달 정도 열심히 써보고 나니, 이래저래 좀 흥미가 떨어져 간다. 자꾸 쓰다 보면 점점 나아지겠지 싶은 기대도 있었는데, 내 기대치가 높은 것인지. 생각보다 퀄리티가 안 올라온다. 유료 사용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가끔 'SVB 사태를 예측한 ChatGPT'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신기하기도 한데, 막 엄청 도움 되는 느낌은 아니기도 하다.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녀석이다.'라고 자랑을 하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자꾸 쓰다 보니, 현재의 ChatGPT는 매력이 떨어져 가고 있다. 내가 당장 업무 자동화 같은 것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고, ChatGPT로 생성하기에 적합한 글을 양산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ChatGPT 기반으로 투자에 대한 영어 블로그를 하나 개설해서 50개 정도의 글을 써봤는데, 어떤 글은 적은 노력으로 썼고, 어떤 글은 꽤 많은 노력을 들여서 썼지만, 딱히 반응도 좋지 않다. 나름 ChatGPT와 함께 공들여 쓴 글도 반응이 없어서 나에게 매력도가 떨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냥 나 혼자 처음부터 써 내려가는 것이 아직은 편하다.


매우 매력적인 친구인데, 진짜 쓸모 있게 만들려면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한 친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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