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ech Talk

'ChatGPT First' 시대가 올까

최근 출시되고 있는 ChatGPT 플러그인에 대한 생각들

by 누구의 엄마

ChatGPT는 언어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기본적인 검색 능력이 뛰어난 인턴 수준의 답변을 깔끔하게 내놓기는 한다. 당장은 언어 학습과 학생들이 숙제할 때 참 유용한 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부디 학생들이 악용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숙제하는 시간을 줄이고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투자하기를 바랄 뿐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어느 정도 실력 있는 직원 느낌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아직 내가 그 실력이 부족한지 내가 목표한 Task에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느낌은 많이 들지 않았다. 내가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 물어보면 조금 도움이 되는 느낌도 있지만 내가 잘 아는 영역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어가고 싶은 경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모든 사항에 대해 주요 메시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나 대신 일반적인 몇 문장을 대신 써주는 툴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뭔가 부족하다고는 언급했지만, 그래도 매우 훌륭한 기술이다. 현재의 ChatGPT의 기술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 이런저런 초개인화 서비스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는 시기이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현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다보니,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진지한 고민빠른 액션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 어떤 데이터를 ChatGPT에게 학습하도록 할 것인가.

현재는 기존 API를 ChatGPT API와 연동해서 빠르게 Plugin화 하는 추세로 확산되고 있다. ChatGPT를 이용해서 기존 검색, 기존 서비스를 뛰어넘는 서비스 가치를 주기 위해서는 단순한 데이터 Integration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 Prompt Engineering으로 어느 정도 극복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조차 조금 번거로운 부분이 있고, 쥐어짜는 느낌이 있다. 내가 아직 Prompt Engineering 실력이 부족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각 산업 영역에서 ChatGPT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잘 정리된 전문적인 DB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빅데이터도 데이터가 좋을 때 더 유용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데이터 분석에서도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이 있는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기술에 해당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둘째,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가.

1대 1 대화 인터페이스가 만능은 아니다. 결국은 ChatGPT가 툭툭 내뱉는 말을 다시 한번 더 편리한 서비스 UI로 덮어서 서비스를 만들어야 진짜 성공적인 ChatGPT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 Expedia Group, Instacart 등에서 ChatGPT Plugin을 출시했다. 이러한 시도를 먼저 한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은 하지만, 개인적으로 서비스 Demo 화면을 보고 아직은 ChatGPT 기반 서비스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pedia의 경우에는 여행 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는 ChatGPT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e.g. "신혼 여행지 추천해 줄 수 있을까?", "신혼여행 가기에 좋은 호텔 추천해 줄 수 있을까?") 검색 결과를 자사 서비스로 넘겨주기 (Redirecting)를 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런칭한 플러그인 기능은 검색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을 조금 재미있게 풀어낸 정도라는 생각이다. ChatGPT의 제안 결과는 수많은 검색 결과 중 인기도 등을 기준으로 상위 결과 값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결국은 Expedia의 호텔 검색 서비스를 하나하나 훑어보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아직 직접 사용해 보지 않아서 기능을 과소 평가한 것일 수 있겠지만, 첫인상은 쿼리 검색을 자연어 화해서 서비스에 재미 요소만 추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쨌든 이 기능을 초기에 런칭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서비스 유입 고객을 순간적으로 증가시킬 수는 있겠지만, ChatGPT와의 결합을 통해 서비스 관점에서 엄청난 시너지가 느껴지지는 않는 느낌이다.


Expedia Plugin for ChatGPT (Source : Expedia Group Homepage > News & Events)



Instacart의 경우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ChatGPT 플러그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레시피를 추천받고 해당 레시피에 있는 식재료들을 Instacart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Expedia 보다는 조금 유용한 방식의 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정 조건에 맞는 호텔 추천은 추천할 때 주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관점과 추천 리스트의 길이 등의 측면에서 더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추천 결과를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취향과 선호가 다양하기 때문에 ChatGPT에서 Text로 추천된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보장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반해 음식 레시피의 경우에는 음식 이름을 한정하면 레시피 간 사용하는 재료에 있어 큰 차이가 없고, 필요한 식재료의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은 더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다. 이것도 여러 세부 시나리오가 존재할 수 있지만, 여행과 관련된 검색에 비해 ChatGPT로 조율이 좀 더 쉬워 보이는 영역이라 생각된다.


Instacart Plugin for ChatGPT (Source : https://www.instacart.com/company/updates/instacart-chatgpt/)


그리고 Instacart의 경우, 현재 다른 Plugin과 결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지고 있다. Wolfram Alpha 플러그인을 통해 칼로리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사를 하고 있는 경우에는 ChatGPT를 이용해 레시피를 추천받고, 칼로리를 계산하고, 적당하다고 판단될 때 Instacart를 통해 해당 재료를 주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마 ChatGTP에 플러그인이 많아지면 이런 식으로 서비스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높아질 것이다. 다만 이것은 적극적인 사용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이지 않을까 싶다. 이를 위해서는 플러그인이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자가 정확히 인식하고 설치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ChatGPT가 지닐 수 있는 파워풀한 시너지 영역이 될 수 있으면서도 과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생각보다 사용자들은 게으르기 때문이다. 사실 서비스 내에서도 Seamless 한 연결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구현된 기능이 다른 기능에 묻혀서 활용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서비스를 연결 지어서 사용하는 것은 Advanced User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닐까 싶다.


레시피의 칼로리를 계산해서 식재료를 주문하는 프로세스가 여러 채널을 통해 회자되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연결고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사용자가 자기 입맛에 맞게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것 또한 사용들에게는 피로감으로 다가와서 활용이 많이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저런 관점에서 ChatGPT를 활용한 서비스는 결국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고민이 되고 풀어나갈 때 서비스 자체가 빛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Mobile First'를 외치면서 이런저런 서비스를 모두 새롭게 기획, 개발하던 시기처럼 말이다.




서비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그에 적합한 DB를 고도화할 수 있는 역량, 고객과의 접점을 최적화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ChatGPT를 활용해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 기획을 시작해보기에 좋은 시기이다. 단순 플러스인을 뛰어넘는 ChatGPT 기반 서비스의 성공적인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면 "ChatGPT First“ 시기가 올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조금이라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서비스 영역에 ChatGPT를 적용해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사실 이미 고민은 많이 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실행이 쉽지 않다. 혹시 이 쪽으로 관심 있으신 분은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세요. 아이디어는 이것저것 샘솟으려고 하는데, 실행이 안 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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