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도전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BMW 로고가 박힌 키홀더 지갑을 가져다주셨던 적이 있었다. 그것이 필자가 처음으로 BMW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됐었던 그 날이었으며 그때는 초등학교 저학년이었기 때문에 그게 사실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꽤 오랫동안 배 혹은 선박에 관련된 심볼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딱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사실 지금 봐도 마린 스타일의 심볼 같긴 하다. (디자인에 대해 문외한이라 그럴 수도..)
1974년 로고를 제외하곤 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 듯하다. 세련돼가는 정도만 다를 뿐 로고 자체의 변화는 없는 것 같다. 그게 브랜드의 전통과 정통성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브랜드 자체를 하나의 큰 유산으로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요즘 한국 기업들도 디자인에 약간의 변화만 주며 브랜드 자체로써의 가치를 높이고자 브랜드 심볼 자체의 변화를 주진 않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아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Bayerische Flugzeugwerke의 시작
제임스 본드 골든아이 영화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인 피어스 브로스넌은 BMW사의 Z3를 운전한다. 이 Z3의 광고를 아직도 기억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인상적이었다.
“Happiness isn’t around the corner” — “Happiness is the corner”.
1997년에 실시된 블랙 & 화이트의 Z3 광고는 지금 광고들과 비교해도 전혀 촌스럽거나 하지 않다. BMW는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뮌헨에서 가졌는데 원래 1차 세계대전 때 비행기 엔진을 만드는 회사에서 시작했다.
1년 4개월 후 회사 명칭은 Bayerische Flugzeugwerke에서 Bayerische Motoren Werke으로 변경되었으며 현재 세계에서 사랑받는 차 브랜드이자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BMW 현재 심볼로 변경하였다.
자동차 시장은 예전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근래에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다. 제조업의 상징에서 현재는 글로벌 IT기업들도 미래의 먹거리를 찾고자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모바일 시장에서 볼 수 있듯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의심치 않을 것이다. 일례로 독일의 완성차 업체들이 북유럽의 내비게이션 or 지도 데이터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제의했었다. 또한 환경에 대한 (탄소 배출) 적극적인 정부 규제 등의 이유와 소비자들의 인식의 전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선두 업체로써 이러한 변화를 리드하기 위해 자신의 차량을 볼 수 있는 app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i3, 스포츠카이면서도 하이브리드인 i8 등 혁신적인 변화를 적용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자신들의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 BMW 프리미엄 브랜드로써 연간 약 2백만 대의 차를 생산하며 거의 모든 차급에 자신들의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내 판매는 완만한 상승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 레벨에는 못 미치고 있으며 Auto industry 애널리스트들은 많은 영업이익의 황금기는 끝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5년 유럽 내 판매는 13.7백만로 2007년 15.5백만 대 보다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부침을 겪고 있는듯하게 보이는 BMW이지만 BMW의 긴 역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비상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1923년에 출시한 클래식 카, 그리고 5년 후 Eisenach Vehicle Factory를 인수 후 three-horsepower “Dixi”를 출시하였다. 1936년까지 국제 레이싱 경기에서 BMW 328은 세계에 적수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 후 Eisenach 공장은 소련 통치하에 놓이게 됐으며 BMW는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임러와 경쟁에서 실패 후 BMW회사는 거의 파산 직전에 놓이게 되었는데 1959년 Herbert Quandt라는 투자자로 인해 회생할 기회가 생겼다. Herbert Quandt는 회사의 절반 가까이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었으며 그의 후손들은 현재까지도 주요 주주이다.
BMW의 회생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BMW는 획기적인 것을 생산해내는 회사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었는데 panorama rear window (1955), front-wheel disc brakes (1959), advanced chassis technology (1966), electronic diesel injection system (1988)의 차량을 출시하였다.
BMW는 1994년 British Aerospace사 로부터 £800m (한화로 약 1조 6천억) 비용을 들여 Rover를 인수하였는데 6년 뒤 단 10파운드에 Longbridge plant에 넘기게 된다. 그 이후 BMW는 대형 인수합병을 꺼려하게 됐지만 성공적 기업 간 수직적 통합의 작업으로 2000년도 이후부터 판매량은 급성장하게 된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벤츠에 비해 그다지 큰 인상을 주지는 못하는 듯했으나 BMW는 미래의 자동차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자 시도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i3와 i8 모델이 대표적이며 신소재 및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차체 경량화를 통해 연비 효율성을 늘리고 있다. 또한 자동차 업계의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무인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존 자동차 업체와 구글, 애플과 같은 IT 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의 가시화로 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독일 완성차 업체의 행보를 보면 IT기업과 M&A를 통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혁신을 통해 벤츠와 더불어 최고의 업체로 자리매김한 BMW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BMW UK는 영국 내 자동차 업체 최초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옷과 같은 리테일 상품을 구매하듯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차량과 색상, 차량 옵션과 할부 옵션을 선택 후 모든 과정을 마치면 BMW 딜러들이 소비자에게 오퍼를 내고 소비자는 같은 차량 다른 가격의 모델을 보고 선택할 수 있다. 결제까지 마친 후 인도받을 차량 역시 집으로 배송을 해주니 이제는 자동차도 다른 카테고리의 상품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딜러들의 마진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딜러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될지 흥미롭게 볼 사항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