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지난해, 안정적인 회사를 떠나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 선택을 두고,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때, 어떻게 그 결정을 할 수 있었어요?"
대단한 용기나 결단 같은 걸로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그때는 그 방법만 보였어요.
저는 아예 안 하거나, 하면 앞뒤 안 가리는 사람이거든요.
그때도 그랬어요.
불안했지만요.
그것 말고는 길이 안 보였거든요.
도전이라기보다는요.
보이는 길을 향해 걸어간 것뿐이랄까요.
어두웠고, 안개 자욱했지만요.
제 눈에는 다른 길이 없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그래서 그걸 대단한 결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분야로 이직할 수도 있었죠.
그 일은 다시 하고 싶진 않았어요.
어쩌면 그 일에 회의감이 자라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멈춰야 한다는 걸 알게 된 건요.
몸과 마음이 그 일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말했을 때였어요.
그제야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었어요.
직장에서는 제가 일을 열심히 한다며 좋아했지요.
저는 제 자신을 갉아먹으면서도 그게 맞다고 믿었고요.
지금 생각하면, 무작정 달렸던 것 같아요.
성실했지만, 그 방향이 나를 향한 건 아니었죠.
그러니까, 도전이라기보다는요.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지쳐 있었어요.
"불확실한 천국과 확실한 지옥."
오늘 하루 종일 그 문장을 되뇌었어요.
과거에 나는 어땠는지,
그때 나는 왜 그렇게 했을까,
그리고 지금 나는 어떤지를요.
확실하다고 믿었던 그곳이
돌이켜보면 그곳이 오히려 더 불안한 지옥이었어요.
절감하게 된 건 그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모험이라고 말하는데요.
저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요.
그냥 합니다.
이 길이 맞는 길인지는 3년쯤 지나야 알 수 있겠죠.
그날을 조용히 기다려보려고요.
그런 상황을 한 번 겪고 나니까요.
지금의 길에 대해 대단한 확신도, 큰 의심도 들지 않아요.
지금 할 수 있는 걸 할 뿐이에요.
그건 아마도요.
이제는 알게 되었기 때문일 거예요.
열심히 하는 것과 결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걸.
성실하게 노력하되,
결과 앞에서는 겸허하게.
그런 삶을 살아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