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질문들
우연은 정말 우연일까요.
아니면 이미 흐르고 있었던 필연일까요.
그 우연들이 서로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책상에 펼쳐 둔 책 페이지를 찍어요.
미라클 주니 단톡방에 올릴 인증이자
하루를 여는 첫 인사죠.
늘 그렇듯 타임스탬프 어플로 찍고,
갤러리에 들어가 보니
사진이 하나 더 있더군요.
배경은 새까맣고, 시간만 선명하게 박힌.
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보니
무슨 차이가 느껴지나요?
책이 배경인 사진을 올리려 했죠.
그게 익숙했고,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잠깐,
'어? 까만 게 시간과 날짜가 더 잘 보여'
순간 다른 사진이 더 눈에 들어왔네요.
까만 배경의 사진이 더 또렷했어요.
인증으로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건
기상 시간이었어요.
그 숫자만 유독 살아 있더라고요.
"오전 3 : 58"
이 우연이 내게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요.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
"잘 모르겠어. 머릿속이 깜깜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는 기분이야."
삶에 폭풍우가 몰아칠 때면
이런 말을 종종하곤 합니다.
까만색은 늘 불행의 얼굴처럼 느껴져요.
정말 그럴까요?
예기치 않은 순간에 고난은 찾아오고,
마음은 순식간에 얼어붙어요.
당혹감은 이룰 말 할 수 없습니다.
온 세상이 어둡게 느껴지고,
혼자 남겨진 듯 막막해지죠.
길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지죠.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우연히 찍힌 저 사진처럼요.
삶이 나를 어둠으로 넣었다면
그 안에서 더 선명해지면 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얗게.
빛을 내는 것까지는 어려울 거예요.
지쳐있는 하루에 기운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완전히 꺼져 있을 필요는 없죠.
기꺼이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어둠이 짙을수록
나는 나를 더 뚜렷하게 느껴야 해요.
세상의 어둠에 물들어 나까지
흐려지면 안 되니까요.
그럴수록 나를 지키고, 나를 되찾아야죠.
사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정답은 언제나 내 안에 숨어 있어요.
내가 외면했기에 보이지 않았던 것뿐.
모른다고 좌절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해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이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건네다 보면
어둠은 조금씩 걷히고
나는 점점 또렷해집니다.
비로소 나 자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죠.
어느 순간,
내가 서 있는 이 자리 자체가
하나의 길이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
조명이 없어도,
앞서 끌어주지 않아도
나는 내 방식대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우연이라 여겼던 순간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걸 알게 되면
어둠은 더 이상 두려움의 얼굴이 아니에요.
나를 더 깊이 바라보게 해주는 배경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
무대가 되니까요.
우리는 계속 묻고,
계속 바라보고,
계속 존재해야 합니다.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으로.
그렇게 다시 모습을 찾은 우리는
앞을 더 멀리, 더 깊이 볼 수 있어요.
그 길 어딘가에서
비슷한 밤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어요.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요.
당신을 멈춰 세운 장면이 있었다면
그 순간이 무슨 말을 건네고 있었는지
살짝 적어보세요.
당신의 하루에 숨어 있던 신호가
모습을 드러낼지 모릅니다.
당신의 그 찰나를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나만의 시간 쌓아가기.
미라클 모닝 614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