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바빠 보여도 시간을 데리고 걷는다

by 사랑주니


오늘 제주 날씨 참 좋다.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길고 따사로웠다.


청소기를 돌리고 집 안을 치우고

시작한 김에 다른 곳도 정리를 하려는데

11시쯤, 정오는 지나야 부스럭대는

아들 방문이 열렸다.


"뭐야? 왜 이리 일찍 일어났어?"


"오늘 낮에 알바 있잖아요."


"아! 그렇네. 이제 밥 먹어야 하는구나.

뭐 먹을래?

해장국, 매운탕, 콩국, 미역국, 콩나물국..."


"해장국이요."


"다른 것도 있어.

엊그제 먹은 해장국 말고..."


"해장국 먹을래요."


"아... 네."



아들과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자동차 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진하게 느껴졌다.


운전을 하면 할수록 나른하고, 몽롱하고

금방이라도 잠이 쏟아질 것 같았다.


아들을 내려주고 근처 카페에 자리 잡았다.

노트북을 열고

여지없이 글을 쓰러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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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글을 쓸까?


하품이 계속 나온다.

카페 창으로 들어오는 한 낮의 햇살.

더 따사롭다.


마음이 여유롭다.

지금이 참 좋다.

이러다 이 상태로 잠들 것만 같았다.

오늘 계획에 오후 낮잠은 없다.


카페서 잠깐 글을 쓰고,

고등학생 딸에게서 연락 오면 픽업,

귀가해서 저녁에 올리는 글을 쓰고,

코칭 자료 준비하고,

저녁 차리고,

미라클 주니 체크하고,

백일기적 글쓰기 팁 올리고,

밤에 발행하는 글을 쓰고,

책을 읽다가 잠든다.


겉으로 보면 일정이 빽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서

충분히 쉬어가며 움직인다.


이 일정이 나를 괴롭히지 않는 건

모두 내가 선택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난 바쁘지 않고 충만하다.


이건 누가 짜준 게 아니다.

내가 만든 리듬이다.

하루가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루를 이끌고 있다.


나는 시간을 쫓는 사람이 아니다.

시간을 데리고 걷는 사람이다.


카페 창으로 길게 들어오는 햇살 한 줄기에

마음이 스르르 풀리고

따뜻한 나른함이 온몸을 감싸며

이렇게 또 오후를 연다.


오늘도, 그렇게

내가 원하는 호흡으로

하루를 채워간다.


오늘 당신의 리듬은 어떤가요?


하루가 당신을 끌고 가기 전에,

당신만의 리듬을 한 번 만들어보세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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