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붙여놨는데 안 보일 때가 있다
요즘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를
잊어버립니다.
노트북이 놓여 있는 책상 앞 벽에
오래된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어요.
미라클 모닝을 처음 시작하던 때,
어설프게 적어 내려간 다짐들이에요.
종이는 조금 빛이 바랬고,
글씨도 그때의 마음처럼 투박합니다.
2년 전의 목표입니다.
이상하게도
그 문장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그렇게 하고 싶고,
그렇게 되고 싶어요.
아니, 그건 꼭 이룰 겁니다.
종이 아래에
이런 문장을 하나 더 적어 두었어요.
"3년 후, 다 이루었다."
이미 끝난 일처럼 써 두고 나니
마음이 조금 달라지더군요.
불안보다는 방향이 또렷해졌고,
조급함보다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종이를 매일 보는 건 아니에요.
가끔은 잊어버립니다.
어느 날은
눈앞에 붙어 있는데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어요.
사람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일상을 살다 보면
해야 할 일에 쫓기고,
당장 급한 것들에 빠지다 보면
정작 중요한 건 쉽게 뒤로 밀려납니다.
그렇죠.
분명 그 다짐 때문에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데,
어느 순간엔 왜 여기까지 왔는지가
희미해질 때가 있어요.
3년 후의 그날도 가끔은 흐릿해집니다.
그럴 때 신기하게
그 종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의식해서 찾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약해질수록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갑니다.
목표를 다시 확인하려는 게 아니라,
그때의 간절함을 떠올리려는
몸의 본능 같은 거겠지요.
얼마나 절박했는지,
얼마나 벼랑 끝 같았는지,
왜 시작했는지를
몸이 먼저 기억해 내는 순간이지요.
목표는 잘 변하지 않아요.
변하는 건 늘 마음입니다.
컨디션이고, 상황이고, 핑계일 거예요.
목표를 자주 고쳐쓰기보다
그 목표를 적던 날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의지가 강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예요.
마음이 얼마나 쉽게 흐려지는지 잘 아니까.
오늘도 그 종이를 다시 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문장인데도
굳이 한 번 더 읽어봅니다.
이룰 수 있을까,보다는
왜 그걸 원했는지를 다시 새기기 위해서요.
오늘은
조금 더 깊게 새겨봐야겠습니다.
지금의 마음이 흐려지지 않도록.
3년 후에 이미 이루었을 수도 있고,
아직 가는 중일 수도 있겠지요.
분명한 건 하나입니다.
오늘도 나는
그때의 나를 배신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
그걸로,
오늘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