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고등학생 딸의 시험이 끝났다.
"엄마, 주말엔 아무것도 안 할래."
딸이 진즉부터 선언을 했다.
'주토피아 2'를 보러 가자 해도, 싫다.
올리브영에 쇼핑 가자 해도, 싫단다.
어제도 종일 침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밥 먹을 때, 화장실 갈 때 말고는.
"주니님, 남편님도 새벽 기상하시나요?"
가끔 물어보시는 분들 있다.
아니다. 전혀.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돈다.
난 새벽 4시에 일어난다.
그분은 아마 새벽 2시에 잠드실 거다.
주말엔 더욱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낸다.
나는 4시에 깨고,
그분의 주말은 정오가 지나야 시작된다.
우린 서로의 시간을 인정하고
각자의 시간을 살아간다.
덕분에 난 밤 10시면 편안히 잠든다.
그분이 늦게 들어오는 아들을 맞이하고,
시험 끝났다고 잠들기를 거부하는 딸을
그저 기다려준다.
일요일 아침 9시.
다들 잔다.
나만 깨어있고, 나만 움직였다.
9시가 넘어도 우리 집은 여전히 한밤중.
숨소리도 내지 않았다.
발소리 들릴까 조심조심.
현관문을 살포시 닫고 나만 나왔다.
혼자 도서관에 왔다.
도서관도 고요했다.
아무도 없다.
오늘 아침, 도서관은 내 세상인가.
오호.
집에서도 나만 깨어 있었고,
도서관에서도 나만 움직였다.
조용하다.
히터 돌아가는 소리만 간간이 들린다.
타닥타닥. 노트북을 두드리는 나.
이렇게 조용한 도서관이었나.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