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라는 단어랑
감동이라는 단어가 다르더라.
감사하다는 건,
익숙하지만 여전히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 같아.
내가 알고 있고, 인정하고,
말로 다시 붙잡는 감정.
감동은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건드려줄 때
오는 줄 알았어.
예상 밖의 한마디, 뜻밖의 행동,
의외성, 놀람, 예상치 못한 다정함 같은 거.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것처럼
느껴졌지.
내가 만드는 감정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어.
"감사해."
"감동했어."
늘 그렇게 말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 걸렸어.
왜 감동은 항상
누군가에게서 받아야만 하는 걸까.
생각을 바꿨어.
이제는 감동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감동을 하는 사람이 되기로.
오늘은 진짜 딱 그랬거든.
눈을 뜨자마자
한 단어가 먼저 떠올랐거든.
하하, 이유도 없이.
'감동.'
보통은 알람 끄기 바쁘고,
몸 무겁다, 피곤하다,
어젯밤 왜 그랬지 같은
뒤엉킨 생각들이 먼저 떠오르거든.
오늘은 이상하게도 그 단어가 먼저였어.
그냥 정했지.
오늘은 순간마다 감동을 넣고
하루를 살아보자고.
대단한 일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야.
거창한 성취나 멋진 하루를
계획한 것도 아니고.
내가 지나치는 순간들 사이에
이 단어를 한 번 더 떠올려볼까 해.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걸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내.
아침에 눈을 뜬 것도,
따뜻한 물로 세수한 것도,
가족의 안부 한마디도.
당연하다는 이유로.
매일 있다는 이유로.
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 하나도 없어.
어제와 똑같이
오늘이 올 거라는 보장도 없고,
이 순간 숨 쉬고 있다는 것도
사실은 기적이 아닐까.
오늘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아, 이건 감동이다.' 하는 거야.
예를 들면 이런 순간들.
차 한 모금이 유난히 따뜻할 때.
창밖 하늘이 생각보다 맑을 때.
누군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여줄 때.
그 순간들을 스쳐 보내지 않기.
마음속에서 한 번 멈추기로 한 거야.
살다 보면
감동은 특별한 날에만 오는 줄 알게 돼.
기념일이나, 성과가 있거나,
타인이 인정하는 큰 말을 해줄 때만.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
감동은 기다리는 게 아니야.
선택하는 거야.
그렇게 보니까 좀 자유로웠어.
오늘을 어떤 마음으로 볼지,
지금을 어떤 단어로 부를지,
그걸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물론 매일 이렇게 살 수는 없겠지.
어떤 날은 아무 단어도 떠오르지 않을 거고.
감동은커녕 버티기도 힘든 날도 있을 거야.
그래도 괜찮아.
오늘은 오늘이니까.
오늘 아침,
잠 깨면서 떠올랐던 그 단어 하나 덕분에
나는 하루를 조금 다른 눈으로 보게 됐어.
고마워.
오늘도 감동이야.
지금 이 순간 그걸로 충분해.
이 글을 읽는 너도,
오늘 하루가 꼭 특별하지 않더라도
감동 한 번쯤은 만나게 되면 좋겠어.
아주 작게라도.
스쳐 지나갈 만큼만이라도.
그걸로 오늘은 감동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