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았고,
매일 스스로를 의심하면서도
한 문장씩을 보태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자리에 다시 앉으면서,
길이 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출처] 오늘로 초고를 마무리 합니다. 가제 '흔들려도 길이 됩니다'|작성자 글터지기
'흔들려도 길이 됩니다.'
글터지기님과 함께한 책쓰기의 시간.
어떤 원고는
말이 아니라 걸음으로 완성된다.
글터지기님의 초고가 그랬다.
"저도 책을 쓸 수 있을까요?"
9월의 어느 날, 첫 메시지를 받았다.
그 물음 안에는
이미 결심이 담겨 있었다.
시작은 늘 그렇게 조심스럽다.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첫 몇 마디에서 알아챘다.
그 마음을 붙잡은 사람만이
책쓰기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기획서를 함께 펼치던 밤,
'이건 꼭 쓰고 싶어요.'라고 말하던
눈빛이 생생하다.
비슷한 책을 함께 넘기던 그땐
가슴의 떨림이 가득했다.
쉬운 길은 아니었다.
글터지기님은
배송노동의 시간을 살고 있었다.
고단한 날이 많았을 것이다.
쓰고 싶은 말이 떠오르지 않는 밤도
있었을 것이다.
매일 언덕을 밀고 오르는 시지프스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반복 속에서도
잠들기 전 자투리 시간을 모아
한 꼭지씩, 글을 써내셨다.
매주, 그렇게 글 한 칸 한 칸을
차근차근 채워나갔다.
"이게 책이 될까요? 부끄럽습니다."
매번 조심스레 건네는 원고에는
살아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사연이 있었다.
보여주기 위해 다듬어진 글은 아니었지만,
그 솔직함이 오히려 더 깊게 다가왔다.
글에 다 표현되지 못한 시간들,
포기하고 싶은 밤 마다
다시 앉았던 선택들이
문장 사이사이에 녹아 있었다.
그 진심이야말로 이 원고를
원고답게 만든 힘이었다.
총 50꼭지.
처음 짠 목차에서 벗어난 부분도 있었고,
흐름이 겹치거나 흐려지는 지점도 있었다.
그것은 쓰는 사람만이 겪는
자연스러운 진통이었다.
그 속에서 오히려 책의 결이 드러났다.
처음엔 계획에 없던 진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흔들리는 걸음도 길이 됩니다.'
이 가제를 들었을 때,
이 책의 방향을 단숨에 이해했다.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은 기록.
그 시간들은 글터지기님만의 언어가 되어,
한 줄 한 줄에 스며들었다.
아직은 초고이게에
이 원고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건,
'책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본 시간'
그 자체다.
자리를 지킨 사람만이 완주할 수 있다는 걸,
글터지기님은 증명해 보였다.
쓰고 싶은 책을 끝내 쓰기 위해
자리에 앉았던 날들.
바로 그 날들이 이 원고의 심장이 되었다.
이제 퇴고와 다듬기의 시간이 남아 있다
지우고, 덜어내고, 다시 써야 한다.
이번주큼은 글터지기님 자신을
자신을 안아줄 자격이 충분하다
초고가 완성된 지금,
멈추지 않았던 날들이
이미 하나의 길이 되어 있다.
이제 그 길은 책이라는 이름으로,
흔들리는 어느 독자에게 닿을 것이다.
<글터지기 님의 글>